주성엔지니어링, 커지는 '중국 리스크' 어쩌나

주성엔지니어링 용인R&D센터 전경 /사진=이진솔 기자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주성엔지니어링에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나날이 중국을 향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며 회사의 향후 실적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흐름이다. 중국 매출이 전체의 80% 이상으로 확대된 가운데 주성엔지니어링은 고객사 다변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중국 매출 비중은 올해 들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국내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투자 효율화를 이유로 생산능력 확대보다는 기존 공정의 전환 투자에 집중하며 실적 성장세가 완만한 반면 중국 고객사들이 대규모 증설을 지속한 탓이다.

올해 3분기까지 주성엔지니어링의 중국향 매출은 26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37억원 보다 두 배이상 증가했다. 중국 시장이 주성엔지니어링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6%로, 전년 동기 61%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해외 실적을 바탕으로 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3분기보다 71%, 744% 증가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전공정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증착용 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반도체 소자의 구조를 형성하고 전기적 특성을 제공하기 위한 얇은 막을 형성하는 장비다. 일반적으로 고객인 반도체 제조업체가 생산시설을 확충하거나 기존 설비를 첨단 공정으로 전환할 때 매출이 크게 증가한다.

주성엔지니어링 중국 매출 추이. /자료 제공=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최근 미국의 중국향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흐름이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2일 첨단 반도체와 제조장비에 대한 새로운 중국 수출 규제를 발표하며 첨단반도체 제조장비 24종과 중국 기업 140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이번 조치에서 BIS가 구체적인 장비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첨단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대부분의 주요 공정 장비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주요 D램 제조업체인 CXMT가 이번 수출 통제 대상에서 제외됐고, 규제가 중국 수요가 적은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라는 점에서 당장 주성엔지니어링의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은 적다. 다만 미국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 기업의 기술력도 점차 고도화되는 상황은 회사에 잠재적 위험 요소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 기조가 점차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반도체원판(웨이퍼)과 가스를 비롯한 반도체 재료의 공급을 현지화하는 동시에 미국 제재로부터 자유로운 베이팡화창(나우라) 등 자국 장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이팡화창이 이번 미국 수출 제재의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지만 중국 내 수요를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부터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중국 매출 비중이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의 국내 공장에 대한 전환 투자가 본격화되는 동시에 신규 고객향 장비 공급이 실적에 점차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높은 중국 의존도가 지속적인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주성엔지니어링은 고객사 다변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 신규 고객사인 마이크론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해외 고객사 확보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인텔과 유리관통전극(TGV) 증착 장비 개발에 밀접하게 협력해 왔고 공급을 앞둔 상황이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향 장비 공급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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