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명가 하나은행]④ 100억 자산 VVIP의 집사, '패밀리오피스' 사업 루트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상위 0.1%(VVIP) 가문을 전담하는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센터'가 초고액자산가(UHNW)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22년 11월 출범 이후 3년여 만에 120여개 가문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급성장하면서다. 기존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개인 자산관리에 집중했다면 패밀리오피스는 가문 전체의 자산 배분, 가업 승계, 자녀 교육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케어까지 책임지는 이른바 현대판 집사 서비스인 셈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센터는 현재 126개 초고액자산가 가문을 관리하고 있다. 관리 자산 규모만 조 단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곳의 경쟁력은 '맨파워'에서 나온다. 세무사 출신 센터장을 필두로 투자, 법률, 부동산, 신탁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 60여 명이 팀 단위로 움직인다.

서비스의 핵심은 '토털 가업승계 솔루션'이다. 최근 창업 1세대 고령화로 상속·증여 이슈가 부상하면서 기업 지분 구조 정리와 경영권 승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가업상속공제, 증여세 과세특례 등 복잡한 세제 혜택을 정밀 분석해 최적의 승계 시나리오를 설계한다. 특히 신탁을 활용해 경영권 방어와 절세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은 하나은행만의 강점이다.

차별화 포인트는 '딜 소싱' 능력이다. 하나은행의 대규모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과 연계해 일반 개인 투자자는 접근조차 어려운 기관 전용 상품이나 글로벌 클럽딜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포트폴리오의 질적 차별화를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단순 자산 이전을 넘어 '사람'을 키우는 데도 집중한다. 하나은행이 운영하는 '패밀리오피스 리더스' 프로그램은 자녀 세대를 위한 맞춤형 후계자 교육 과정이다. 투자 이론부터 미술품 경매, 와인 매너, 인문학 강의까지 망라하며 차세대 리더들 간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2세 경영인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은행의 충성 고객으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하나은행 패밀리오피스 주요 내용 /그래픽=류수재 기자

VVIP 전용 공간인 '하나더넥스트 패밀리오피스'도 눈에 띈다. 아트 갤러리와 프라이빗 다이닝룸을 갖춘 이곳에서 고객들은 은행 업무는 물론 소규모 사교 모임이나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은행이 금융 거래 공간을 넘어 가문의 '살롱' 역할을 맡는 격이다.

이 같은 행보는 비이자이익 확대라는 은행권 생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초고액자산가 시장은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하고, 한번 신뢰 관계가 형성되면 세대를 이어 거래가 지속되는 '락인' 효과가 강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국내 패밀리오피스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은행은 향후 '패밀리오피스 리더스' 과정을 지방 거점으로 확대하고, 재단 설립 및 기부 컨설팅 등 사회적 가치 실현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센터는 앞으로도 차별화, 특화된 솔루션과 자녀세대에 대한 교육, 네트워킹 지원을 통해 가문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생애주기에 맞는 솔루션을 함께 만들어가며, 신뢰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패밀리오피스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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