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부터 살았는데… 아직도 번식과정이 미스터리인 '국민 물고기'

과학자들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물고기 '장어'
뱀장어 자료 사진. / Kichigin-shutterstock

한여름 더위가 다가오면, 장어 이야기가 어김없이 나온다. 체력 보충용으로 인식되는 이 물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식감도 뛰어나 널리 사랑받는다. 하지만 장어가 어떤 생애를 살아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장어는 과학자들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수수께끼의 어류다. 알을 낳기 위해 먼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 번식 과정은 지금까지 아무도 목격하지 못했다.

장어는 민물에서 성장한 뒤, 산란 시기가 되면 바다로 나가 번식한다. 이후 생을 마감한다. 이처럼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류로는 연어도 있지만, 연어와 장어는 방향이 정반대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살다가 번식을 위해 다시 강으로 돌아온다. 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난 뒤, 민물로 올라와 살다가 다시 바다로 떠난다.

장어 미스터리,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장어 자료 사진. / Rostislav Stefanek-shutterstock

장어는 회유하는 어류 중에서도 특이한 편에 속한다. 민물에서 몇 년을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모든 개체가 동일한 방향으로 떠난다. 이때 도착하는 장소는 바다 깊숙한 곳,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근처다. 하지만 장어가 그곳에서 실제로 번식하는 장면은 단 한 번도 관찰된 적이 없다.

이유가 뭘까. 연어는 강으로 올라오기에 우리가 직접 관찰할 수 있지만, 장어는 심해에서 산란하기 때문에 접근이 어렵다. 바다 한가운데, 그것도 깊은 해구에서의 번식은 과학 장비로도 추적이 어렵다. 관찰이 어려운 만큼 구체적인 정보도 없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대부분 추정이다.

학계에서는 장어가 태어난 해역을 어떻게 다시 찾아가는지에 대해 해류, 지구 자기장, 페로몬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가설로 제시해 왔다. 장어는 태어날 때부터 바다의 흐름을 타고 이동하며, 지구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산란장 근처에서 발산되는 화학적 신호를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도 추정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과학자들의 합리적 가정일 뿐, 결정적인 증거는 여전히 없다. 일부는 별자리나 태양의 방향이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있다.

백악기부터 살아온 '장어'

장어가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렙토세팔루스 유생 덕분이다. 렙토세팔루스는 장어가 알에서 부화한 직후의 모습이다. 몸이 얇고 투명하며, 마치 버들잎처럼 생겼다. 이 투명한 유생은 해류를 따라 이동하기에 적합하고, 포식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 사진. / 위키푸디

이 유생은 수천 km를 이동한 뒤, 실뱀장어로 성장한다. 이후 노란색과 올리브색 사이의 몸 색을 지닌 장어로 성장한다. 완전히 자란 장어는 육지에서 에너지를 축적한 후, 다시 바다로 나간다. 산란은 이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나서야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은 백악기부터 이어져 온 진화의 결과다. 장어는 약 1억 년 전부터 긴 몸과 유연한 구조를 갖추며, 점차 민물과 바닷물을 넘나드는 회유성 어류로 진화했다. 그 결정적 순간이 렙토세팔루스 유생의 등장이다. 이 진화가 없었다면, 장어는 지금처럼 전 세계에 퍼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장어, 아직까지 인공 번식에 성공한 적 없어

흔히 자연산 장어와 양식 장어를 구분하지만, 실제로 모든 장어는 자연산에서 비롯된다. 이유는 명확하다. 아직 장어는 인공 번식에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알을 낳게 만드는 것도 어렵고, 알에서 부화시켜 유생까지 키우는 것도 불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먹는 양식 장어는 바다에서 실뱀장어를 잡아 와 인공 시설에서 기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실뱀장어는 매우 비싸다. 시세에 따라 kg당 수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만약 과학자들이 장어의 번식 과정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유생을 인공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면, 장어 가격은 지금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장어를 먹으면 정말 스태미나가 올라갈까?

장어 구이 자료 사진. / photohwan-shutterstock

장어는 고단백 식품이다. 100g당 18~20g의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체력 유지나 회복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다수 함유하고 있다. 오메가-3 지방산,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하다. 이들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B2와 아연도 많다. 이들은 성호르몬 분비와 생식 기능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장어를 먹으면 스태미나가 오른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스태미나’라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애매하지만, 실제로 일정한 생리 작용에 효과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장어는 칼로리가 높다. 100g당 약 250~300kcal 정도 된다. 지방 비율이 높아 다이어트를 고려하는 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게다가 가격도 비싸 자주 먹기는 어렵다. 따라서 장어는 시기, 용도에 맞게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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