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국산차 판매…'국민차' 쏘나타가 돌아왔다!

8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작년 대비 0.9% 감소한 10만5679대를 판매했다. 급격한 물가 및 금리 상승과 더불어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한 판매 저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가 8월 초 일제히 여름휴가에 돌입했고, 일부는 시설 공사 및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까지 겪었다. 

현대차는 작년 8월보다 3.0% 증가한 4만7764대로 기아를 제압하고 한 달 만에 선두를 되찾았다. 차종별로도 쏘나타와 그랜저가 모처럼 힘을 내며 1·2위를 휩쓸었다.

지난달 현대차 실적을 이끈 차종은 쏘나타다. 쏘나타는 작년 8월(3001대)보다 110.5% 급증한 6317대를 기록하며 순위표 맨 위에 올랐다. 쏘나타가 최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19년 10월 이후 무려 58개월 만이다. 
현대차 쏘나타 택시

다만, 이는 중국에서 수입된 택시 모델의 효과다. 쏘나타 택시 판매량은 3122대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온전히 '국산차' 1위라고 보기엔 어렵다. 

쏘나타의 뒤는 그랜저(6187대)가 이었다. 아반떼(3939대, 11위)까지 포함해 현대차는 세단 전 라인업이 기아를 압도하고 있다. 

SUV 중에서는 싼타페(5715대)의 선전이 돋보인다. 비록 스포티지(5988대)를 잡는 데는 실패했지만, 경쟁 모델인 쏘렌토(3502대)가 주춤한 사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기아 쏘렌토

기아는 작년보다 3.9% 줄어든 4만685대를 판매하며 한 달 만에 2위로 돌아왔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36만2944대로, 현대차(37만980대)와 더 멀어졌다. 

기아가 주춤한 것은 쏘렌토의 부진 때문이다. 6월을 제외하고 1위에서 내려오지 않던 쏘렌토는 지난달 3502대로 급감하며 14위에 그쳤다. 이는 쏘렌토를 생산하는 화성1공장이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신형 픽업트럭 '타스만' 생산을 위한 공사에 돌입하며 멈춰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SUV/RV가 현대차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쏘렌토의 빈자리는 스포티지(5988대)와 셀토스(5551대)가 채웠다. 특히, 셀토스는 사양을 강화한 2025년형 모델 출시 효과로 작년 8월 대비 58.1%나 판매가 급증했다. 
기아 EV3

여기에 새로 투입된 전기 SUV인 EV3는 4002대로 더 저렴한 가격대에 비슷한 시기 출시된 캐스퍼(1439대)를 큰 차이로 꺾으며 전기차 1위 자리에 올랐다. 

다만, 나머지 전기차들의 부진은 현대차보다 더욱 큰 편이다. EV6는 599대로 아이오닉5(1222대)보다 훨씬 낮았고, EV9 역시 92대로 출시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봉고EV(382대)도 포터EV(1208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브랜드는 1만323대로 10개월 연속 1만 대를 넘겼다. 

페이스리프트로 돌아온 GV70과 G80이 3879대, 3488대로 작년 이상의 실적을 보이며 실적을 이끌었다. 두 모델은 호평받던 기존의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페이스리프트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스포츠 세단인 G70(230대) 전기차 GV60(33대)은 끝없는 부진을 겪고 있고, 기함인 G90(532대) 역시 작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
KGM 액티언

KG모빌리티는 3943대로 주춤했지만 4위를 유지했다. 

KGM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토레스(915대)가 급감했지만, 렉스턴 스포츠(1049대)가 버텼고 새로 투입된 기대주 액티언이 780대로 뒷받침했다. 액티언은 디자인이 호평받으며 사전 예약 이후 본계약 대수가 1만 건을 넘은 만큼 당분간 좋은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티볼리와 코란도, 렉스턴 등 기존 판매 중이던 모델은 여전히 고민이다. 출시 초기 소형 SUV 시장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 티볼리는 573대로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코란도는 82대로 100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새로 투입된 코란도 기반 전기차, 코란도 EV는 택시 모델까지 판매 중임에도 1대에 그쳤다. 렉스턴 역시 최상위 리무진 모델, 써밋까지 투입했음에도 166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은 작년보다 51.0% 급감한 1614대에 그쳤다. 노조가 2024 임금 협상 결렬 이후 잔업을 거부하고 부분 파업에 돌입한 여파다. 

생산 차질 여파로 콜로라도를 제외한 모든 차종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한국GM의 실적을 이끄는 트랙스 크로스오버(1145대)의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해 8월(2129대)은 물론, 7월(1606대)과 비교해도 한참 모자란 수치다.

급기야 트레일블레이저(264대)는 300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2020년 출시 이후 사상 최저 판매량이다. 

그나마 위안은 3세대로 돌아온 콜로라도(85대)의 판매가 두 달 연속 늘어났다는 점이다. 가격 인상 폭이 상당히 큰데도 출시 첫날 초도물량 400대가 완판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GM의 수입차 고급화 전략이 통했음을 입증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르노코리아는 1350대로 두 달 연속 최하위다. 지난 6월 3개월 만에 2000대를 넘기며 회복세에 접어드나 싶었지만 다시금 두 달 연속 1500대를 밑돌고 있다. 작년 8월과 비교해도 10.1% 줄어든 수치다.

가장 큰 부진의 원인은 아르카나다. 아르카나는 엠블럼과 이름이 바뀐 부분변경 효과로 지난 6월 1150대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7월 680대, 8월 579대로 신차 효과가 끝난 모양새다. 그나마 실적을 이끌던 QM6 역시 후속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가 공개되며 672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기대주 그랑 콜레오스는 45대로 아직 시승차 정도만 집계된 상태다.

다만, 그랑 콜레오스가 이달부터 본격적인 출고되는 만큼 다음 달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출시 직전 불거진 영상 논란으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상품성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