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올영 대신 약국 간다"… ‘뷰티 약국’ 인기
스킨케어·기능성 제품 구매 발길
의약+화장품 ‘꿀조합’공유·확산
복약 지도 소홀 등 부작용 우려도

"여드름성 피부에 좋은 화장품 추천해주세요."
8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의 한 창고형 약국. 내부에는 카트를 끌고 매대를 둘러보거나 진열된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휴대전화 화면을 직원에게 보여주며 특정 제품을 찾는 손님도 눈에 띄었다. 인터넷에서 접한 제품이나 여러 의약품을 함께 사용하는 이른바 '약품 꿀조합'을 확인한 뒤 약국을 찾는 소비자들이다.
약국이 의약품 구매처를 넘어 피부 관리 제품과 건강 관련 상품을 찾는 소비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감기약이나 소화제 등 일반 의약품뿐 아니라 여드름 치료제와 흉터 연고, 피부 재생크림 등을 구매하려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약국을 찾는 목적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현재 광주에는 창고형 약국 5곳이 운영되고 있다. 넓은 매장에 다양한 의약품과 피부 관리 제품을 갖추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여드름 치료제와 흉터 연고부터 재생크림, 기능성 화장품까지 판매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약국도 여러 피부 관리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서구의 한 창고형 약국에서 여드름 흉터 치료제를 구매한 이지연(18)씨는 "병원에 가기는 부담스럽고 약국 약은 확실히 화장품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찾게 됐다"며 "주변 친구들도 올리브영(CJ올리브영이 운영하는 드러그스토어 체인) 대신 약국에서 화장품을 많이 구입한다"고 말했다.
약국 현장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제품 정보를 접한 뒤 방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단순히 필요한 약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인터넷에서 본 특정 제품을 직접 찾거나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약국 직원 황 모 씨는 "손님들이 인터넷에서 특정 약을 찾으며 문의하는 경우도 많아 다양한 상품을 들여놓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정 연령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찾는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약국 스킨케어 제품의 인기는 각종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스킨케어·헤어&바디케어 행태 및 트렌드 2026' 조사에 따르면 국내 15~56세 여성의 55.9%가 약국 스킨케어 제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청소년과 20대가 여드름·트러블 개선을 위해 약국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40~50대는 제품 성분과 전문가 추천을 중요하게 여기며 잡티와 색소 침착, 피부 탄력 등 노화 관리에 관심을 보였다. 피부 고민과 연령대에 따라 약국에서 찾는 제품도 다양해지는 셈이다.
K뷰티 열풍에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소비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96.1%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형성된 약국 쇼핑 수요가 국내 소비자들의 피부 관리 제품 구매와 맞물리면서 약국의 소비 공간으로서 역할도 넓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약국의 상업적 판매 확대가 의약품 판매와 복약 지도라는 본래 역할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양한 제품을 한곳에서 비교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이면에 소비자가 제품의 효능과 사용법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구매하거나, 필요 이상의 제품을 사들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은 수익성을 우선하는 경영 구조상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구분이 모호해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약국의 전문성과 소비자의 신뢰가 상업적 판매에 이용되지 않도록 제품의 성격과 실제 필요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유민 기자 cmy2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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