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 공정에 AI 적용… 불량 원인 몇 시간이면 찾죠" [C리즈]

이주미 2026. 11. 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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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장의 웨이퍼 데이터에서 300만개 이상의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데 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했다면 몇 달이 걸렸을 것이다."

지태권 세미에이아이(SemiAI) 대표는 8일 반도체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불량 예측·원인 진단 소프트웨어 '스마일(SMILE)'의 경쟁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세미에이아이의 기술 경쟁력은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공정 지식과 AI를 결합한 데 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공정·장비·웨이퍼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 불량 원인에 대한 가설을 도출·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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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태권 세미에이아이(SemiAI) 대표
현장서 수율 분석 한계 직접 겪어
AI, 4시간만에 가설 300만개 검증
시리즈A 유치 계획… 사업화 속도
북미 고객 확보 위해 美법인 설립
지태권 세미에이아이 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불량 예측·원인 진단 소프트웨어 '스마일(SMILE)'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수천 장의 웨이퍼 데이터에서 300만개 이상의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데 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했다면 몇 달이 걸렸을 것이다."

지태권 세미에이아이(SemiAI) 대표는 8일 반도체 제조 공정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불량 예측·원인 진단 소프트웨어 '스마일(SMILE)'의 경쟁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불량 원인을 찾아내고 수율 개선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기존에 엔지니어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던 공정 분석을 AI로 자동화해 분석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지 대표는 인텔과 램리서치, ASML,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현장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반도체 수율 분석의 어려움을 직접 겪었다. 방대한 공정 데이터 속에서 불량 원인을 찾고 개선 조건을 검증하는 작업이 엔지니어 개인의 경험과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세미에이아이를 설립했다. 공정·장비·계측 데이터를 연결하고 엔지니어가 가설을 수립해 검증하는 과정을 AI로 자동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사업 초기 5명으로 출발한 세미에이아이는 2년도 채 되지 않아 직원 25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11월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내년에는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국내외 반도체 기업 7곳과 기술검증(PoC)을 진행하며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델라웨어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북미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기술검증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생산 현장 도입과 유료 계약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지 대표는 "미국을 중요한 성장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에서 쌓는 검증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 고객에게 적용 가능성을 입증하고, 공정별 PoC가 현장 도입과 반복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세미에이아이의 기술 경쟁력은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공정 지식과 AI를 결합한 데 있다. 반도체 제조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영업비밀이자 기술 경쟁력과 직결되는 정보다. 외부 기업이 실제 공정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AI 학습과 기술 검증에도 제약이 따른다.

세미에이아이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상 팹(Virtual Fab)' 기술을 활용한다. 지 대표가 축적한 반도체 공정 지식과 물리·수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실제 제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가상 데이터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실제 공정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AI가 여러 불량 발생 조건과 패턴을 학습하도록 한다.

여기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공정·장비·웨이퍼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 불량 원인에 대한 가설을 도출·검증한다. 단순히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불량을 유발한 원인까지 추론하는 것이 목표다.

지 대표는 "반도체 제조 AI의 신뢰성은 단순히 고객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며 "공정 지식을 반영한 가상 팹으로 다양한 조건을 학습하고 실제 팹 측정값과 비교해 합성 데이터가 놓치는 부분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에이아이는 장기적으로 AI가 엔지니어의 분석 역량을 넘어 복잡한 수율 문제를 스스로 발굴하는 반도체 초인공지능(AGI)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정별 예측과 원인 분석을 연결하고 엔지니어의 승인 아래 개선안을 시험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세미에이아이는 내년 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이후 2029년까지 연매출 최대 1000억원 규모로 사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생산시설과 공정별로 연간 구독 형태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공급해 안정적인 반복 매출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 대표는 "향후 3~5년 동안 검증된 공정별 예측과 원인 분석을 연결하고 엔지니어의 승인 아래 개선안을 시험하는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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