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근로소득이냐 복지혜택이냐 … 건강검진 지원금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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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건강검진비 지원금을 '근로소득'으로 판단하면서 사내 복지 혜택에 대한 과세 기준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국세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무료 국가건강검진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사측이 제공하는 검진비 지원액이 전액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세청은 건강검진비를 소득으로 간주하는 다른 삼성 계열사의 사례를 근거로 이번 과세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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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비싼 CT촬영 등 포함
건보검진 대체 가능"소득 간주
사측 "사용 자율성 없다" 반발
적정 검진 지원금 기준 모호
소득 인정땐 4대보험 부담↑

국세청이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건강검진비 지원금을 '근로소득'으로 판단하면서 사내 복지 혜택에 대한 과세 기준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행 소득세법상 근로를 제공하고 받는 대가는 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소득으로 본다. 비과세 항목은 하나하나 열거돼 있지만 건강검진비는 이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다. 법률 문구만 그대로 해석하면 근로소득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동안 통상적 범위에서 회사가 지원하던 건강검진비는 소득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는 게 세무업계 이야기다. 한 국내 대기업 재무팀 관계자는 "건강검진비 지원은 아무래도 직원의 '건강권'과 연계돼 있다 보니 과세당국도 일정 수준 내에서는 이를 소득으로 간주하지 않았는데, 이번 삼성의 사례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국세청도 건강검진비 지원을 소득으로 볼지에 대해 금액 기준 등 정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세무조사 현장에서 조사권자의 '해석'과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큰 구조인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세무 전문 회계사는 "건강검진비는 회사 내부 규정과 임직원 간 지원 수준의 차이 등에 따라 과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또 다른 세무사는 "사회 통념상 적정한 건강검진 지원 범위에 대한 판단에도 주관이 개입될 수 있어 해석상 이견이 생길 여지가 크다"고 했다.
이번 분쟁에서 가장 큰 논란은 국세청이 의무검진비 지원까지 과세 대상으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는 근로자의 건강 관리를 위해 건강검진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 기초적 검사에 해당하는 검진은 의무 사항인 만큼 소득이 아닌 경영상 필요에 의한 비용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삼성 계열사 측도 국세청 처분에 불복하는 핵심 이유로 건강검진비 지원이 '사업상 필요에 의한 지출'에 해당한다는 논거를 들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무료 국가건강검진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에 사측이 제공하는 검진비 지원액이 전액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다. 이 밖에도 검진에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고가 검진이 포함돼 있다는 점, 채용 공고에 복리후생으로 명시된 점 또한 근로소득으로 간주할 수 있는 근거라고 봤다.
국세청 관계자는 "회사가 제공하는 복지 혜택에 일정 통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복리후생의 탈을 쓰고 급여가 분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검진비가 병원에 직접 지급돼 직원이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근로소득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2024년 회사가 직원에게 제공한 복지포인트를 근로소득으로 간주하며 핵심 근거로 '정해진 사용 기간과 용도 내에서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검진 지원비는 이 같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이처럼 회사의 건강검진 지원에 대한 해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다 보니 기업마다 이를 처리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전체 임직원에 대한 건강검진 지원비를 근로소득으로 보고 원천징수하는 회사도 있고, 일부 임원에게 제공되는 고액 건강검진비만 소득으로 간주하는 곳도 있다. 아예 건강검진 비용을 근로소득으로 보지 않는 회사도 상당수다.
더욱이 삼성그룹 계열사 간에도 건강검진 과세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정책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세청은 건강검진비를 소득으로 간주하는 다른 삼성 계열사의 사례를 근거로 이번 과세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로 예정된 조세심판원의 심판 결과는 결국 '검진비 지원액이 통상의 범위를 벗어났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심판 결과는 회사가 제공하는 검진비 지원액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판 결과가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만약 심판원이 국세청의 손을 들어준다면 같은 방식으로 건강검진비를 지원해주는 기업들은 이 금액을 소득으로 처리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다른 기업에도 동일한 과세 논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직원의 세 부담이 늘고 기업이 세금을 대신 부담하거나 검진 지원 범위를 조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원천징수를 빠뜨린 과거분에 가산세를 물 수 있고 앞으로 4대 보험료 회사 부담분도 늘어난다. 그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지원금을 줄일 유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사측이 이기더라도 영향이 있다. 건강검진비 지원금에 대해 원천징수를 해온 기업들이 이미 낸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심판원의 결정은 해당 사건에만 효력이 있어 결국 재정경제부의 유권해석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유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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