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북 전주시 아파트값은 5.93% 올랐지만 지역별 주택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공원과 학교, 상권을 갖춘 에코시티에서는 기존 주민들이 같은 생활권 안에서 새집이나 더 넓은 집으로 옮기는 수요가 이어졌다. 반면 북부 외곽에서는 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기대에도 신규 아파트의 무순위 청약 접수가 저조했다.
6일 찾은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2가 에코시티. 신도시 입구에 들어서자 고층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 은행에는 ‘에코시티 입주자 대출상담’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단지 사이로 학원과 상가가 자리했고, 중심부 세병공원에서는 평일 낮에도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전북 전주 에코시티 단지들 중심부에 위치한 세병공원 [사진=이은별 기자]
에코시티는 공원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들이 조성돼 있고 초·중학교와 학원가가 있어 자녀를 둔 젊은 가족들의 선호가 높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공원을 중심으로 단지들이 둘러서 있어 접근성이 좋고, 젊은층의 수요가 꾸준해 초등학교 인원도 많아지고 학구열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활시설도 확충됐다. 수영장과 주민공간을 갖춘 에코시티 복합커뮤니티센터에 지난해 3월 에코도서관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전용 84㎡대 아파트가 8억원대에 거래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포레나 전주에코시티’ 전용 84㎡대는 지난 9월 8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기존 주민들이 같은 생활권 안에서 더 넓은 집이나 선호 단지로 옮기는 갈아타기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이 공인중개사는 “에코시티 안에서 평수를 바꾸거나 단지를 옮기는 분들이 많다”며 “다른 단지에 거주하다가 포레나 전주에코시티로 옮겨오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오전에도 이 단지 매매계약을 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고랑동 '북전주 광신프로그레스'가 6일 공사 중이다. [사진=이은별 기자]
선호도가 높은 에코시티도 교육시설 보완은 과제다. 전북도의회의 지난달 현장 점검 자료에 따르면 에코시티에는 고등학교가 없어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라고 이전 신축사업은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된다.
에코시티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찾은 덕진구 고랑동 ‘북전주 광신프로그레스’ 일대는 분위기가 달랐다. 공사 중인 단지 주변에서는 에코시티처럼 밀집한 상권과 학원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맞은편에는 기존 아파트가, 뒤편에는 전북여자고등학교가 자리했다. 인근 전주조촌초등학교까지는 걸어서 약 15분이 걸렸다.
북전주 광신프로그레스는 지난 5월 298가구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접수는 12건에 그쳤다. 최초 모집공고상 전용 84A의 공급가격은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해 4억5980만~4억7480만원이었다.
전북 전주시 '골드클래스 시그니처' 아파트 [사진=이은별 기자]
북전주 일대에는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기대도 있다. 여의동·고랑동 일원에는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전주시의 지난 5일 발표에 따르면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산단의 공정률은 70%, 용지 분양률은 약 30%다. 기업 입주와 가동에 따른 추가 고용은 앞으로 실현돼야 할 부분이다.
교통과 주거환경을 보완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전주시는 탄소산단 진입도로인 팔과정로를 연내 준공하고, 산업단지와 주거지역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할 도시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존 도심에서는 생활시설을 갖춘 신규 아파트에 수요가 몰렸다. 이날 찾은 진북동 ‘골드클래스 시그니처’ 주변에는 전통시장과 기존 상권이 형성돼 있었다. 이 단지는 올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약 3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완산구에서는 전세를 구하다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도 나타났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진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며 “서신동 등 전통적인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