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문화 쉼표] 이천 ‘폴리매스’, 지역 작가 첫 전시부터 공연 제작까지 지원

이준도 2026. 11. 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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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신둔면의 복합문화공간 '폴리매스'는 지역 예술인들의 아지트다.

김 대표는 "폴리매스는 단순한 몇 가지 기능이 합해진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와서 쉬고, 영감을 얻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공간"이라며 "전시 공간이 필요한 작가를 더 발굴하고, 공연 제작 과정에서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에 대한 지원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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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음향 장비 등 기술 뒷바라지
지역 예술가 8명 생애 첫 전시 무료지원
도자기축제서 버스킹 등 협업 무대 확장

"대도시 안가도 예술 만나는 공간 되길"
이천 신둔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폴리매스'. 이준도기자

이천 신둔면의 복합문화공간 '폴리매스'는 지역 예술인들의 아지트다. 전시를 개최하는 작가부터 공연을 준비하는 지역 음악인, 사진과 독서를 사랑하는 이들 모두 이곳에 모여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꽃피운다.

김광호 폴리매스 대표가 이천에 정착한 계기는 물류자동화 설비 회사 근무 시절의 장기 출장이었다. 김 대표는 "이천 도자기 마을에 머물며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됐고, 퇴사 후에도 이천에 남았다.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하는 데는 사물을 균형 잡아 세우는 밸런싱 아티스트 변남석 작가의 영향이 컸다"며 "변 작가가 건넨 '세상의 균형을 잡자'는 말에서 지역 간 문화예술 격차를 줄이는 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공간을 운영하며 강조하는 주제는 '예술과 기술'이다. 김 대표는 이천 도예가들이 도자기의 형태를 빚고 그에 맞는 유약을 개발하는 데 예술과 기술이 함께 쓰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신은 회사에서 익힌 기술을 작가들의 제작 과정에 보태는 방식을 택했다.

한 회화 작가가 작품에 쓸 한글 자음과 모음 조각 수백 개를 필요로 했을 때는 3D프린터를 활용했다. 작가가 나무를 일일이 깎아 만들던 조각을 원하는 크기별로 출력해 제공했다. 공연 분야에서는 지역 패션쇼에 쓸 음원을 편집하고 영상·음향 장비를 지원했다. 공연자가 폴리매스 이외의 장소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다른 카페 운영자와 협의해 대관료 없이 공연할 수 있도록 했다.
폴리매스 내부 한 쪽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튜디오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준도기자

신둔면 다른 곳에서는 갤러리인 '폴리매스공간'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 역시 전시 공간이 필요한 지역 작가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곳이다.

갤러리의 주요 사업은 작가의 생애 첫 전시 지원이다.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현수막과 포스터, 리플렛 제작까지 맡는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이천에서 활동하는 작가 8명이 폴리매스에서 무료 초대전을 열었다"며 "작가들이 프로필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때 쓸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대관료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연 기획은 지역 축제와도 이어졌다.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이천 도자기축제에서 버스킹과 축하 패션쇼,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이천에서는 변남석 작가의 밸런싱 공연과 휘파람 세계 챔피언 황보서, 풀피리 연주가 김충식의 공연을 무료로 선보였다. 김 대표가 직접 기획·제작한 그림자무용극도 무료로 관객을 만났다.
 
지역 예술인들이 작은 공연을 열 수 있는 폴리매스 외부 공간. 이준도기자

최근에는 공간을 이용하는 모임들이 공동으로 작업할 기회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독서모임을 계기로 담다 출판사 작가들과 소리나무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함께 연 전시가 그 사례다.

김 대표는 "폴리매스는 단순한 몇 가지 기능이 합해진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와서 쉬고, 영감을 얻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공간"이라며 "전시 공간이 필요한 작가를 더 발굴하고, 공연 제작 과정에서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에 대한 지원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지역 예술가들이 모이는 아지트처럼 운영해 일반 관객과 예술가를 연결하는 '엮은이의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지역에서 예술이 주는 기쁨과 순기능을 알려나가고, 질 높은 콘텐츠를 기획해 대도시에 가지 않고도 좋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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