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만6000km 위에서 2분 간격 송곳 감시…위성 자료 하루 80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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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찾은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소재 국가기상위성센터의 위성운영실.
김정훈 기상청 위성운영과장은 위성운영실을 센터의 '심장부'라고 소개했다.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위성자료를 수신해 예보관과 국민, 그리고 전세계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만들고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위성방송과 기상청 누리집 등을 통해 해외 19개국과 국내 36개 기관에 위성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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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찾은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소재 국가기상위성센터의 위성운영실. 기상청에서 가장 큰 관제실이다. 대형 화면 속 지구 영상 위로 십자 표시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천리안위성 2A호가 현재 촬영하는 위치를 나타낸 것이다. 옆으로는 기상탑재체의 작동 상태와 위성 위치 등이 표시됐다.
김정훈 기상청 위성운영과장은 위성운영실을 센터의 '심장부'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상국의 시스템이 없으면 수천억원짜리 위성은 그냥 하늘의 별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상에서 자료를 수신하고 처리하는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적도 약 3만6000km에 위치한 한국 기상위성 '천리안위성 2A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를 기록하고 있다. 구름·태풍·산불을 끊임없이 관측하는 위성이다. 우주에서 촬영한 자료를 지상에서 받아 처리하고 전달하지 못하면 위성은 무용지물이다.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는 위성자료를 수신해 예보관과 국민, 그리고 전세계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만들고 제공하고 있다.
● 전지구 촬영과 한반도 촬영 동시에…2분마다 돌아오는 시선
2018년 12월 발사된 천리안위성 2A호는 동경 128도 적도 상공의 정지궤도에서 기상을 관측한다. 지구 자전과 같은 주기로 공전해 지상에서는 같은 곳에 머무는 것처럼 보인다. 365일 24시간 한반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운영실 화면에서는 지구를 촬영하는 과정이 확인된다. 기상탑재체는 지구 전체를 23개의 프레임으로 나눠 훑는다. 지구 전체를 촬영하는 주기는 10분이다.
그사이 동아시아와 한반도 주변으로도 시선을 돌려 특정 영역을 2분 간격으로 촬영한다. 넓은 영역을 살피면서도 한반도 주변의 변화도 틈틈이 확인하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영역을 오가며 촬영하려면 정밀한 제어가 필요하다. 김도형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은 "카메라가 촬영 시점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라며 "넓은 영역을 순서대로 촬영하는 것과 달리 중간에 다른 곳을 찍고 다시 돌아오려면 모터가 정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위성은 많지 않다. 유럽만 해도 한번 전지구 관측을 시작하면 순차촬영이 끝날 때까지 다른 곳을 촬영할 수 없다. 천리안 2A호는 태풍이나 산불 등으로 특정 지역을 집중적으로 살펴야 할 때는 관측 일정을 바꿔 특별관측도 가능하다.

위성 자료는 지상에 도착한 뒤에도 여러 과정을 거친다. 센터는 수신한 자료를 처리해 기본영상과 각종 분석 정보를 만든다. 김 위성운영과장은 "이렇게 생산하는 위성 관측 자료는 하루 약 80만장에 달한다"고 말했다.
위성운영실에서는 위성 상태 감시와 예보 지원이 함께 이뤄진다. 운영자는 위성과 지상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분석 담당자는 위성영상에 나타난 구름의 상태와 이동 등을 살펴 매일 전국 예보관들과 공유한다.
김 위성운영과장은 "매일 오후 2시에서 3시, 수치예보모델과 레이더 등 여러 자료를 검토하는 예보 브리핑에서 가장 먼저 제시되는 것은 위성 분석"이라고 말했다. 위성영상은 직관적이고 중국 지역의 기상 흐름을 레이더보다 먼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불 감시에는 여러 위성의 관측 자료를 함께 활용한다. 센터는 지난 9월 10일 천리안위성 2A호에 미국·유럽의 저궤도위성 7기 정보를 결합한 '다중위성 산불탐지 정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천리안위성 2A호는 한반도를 2분 간격으로 살필 수 있지만 산불 탐지에 쓰이는 적외선 채널의 해상도가 제한적이다. 저궤도위성은 한 기가 같은 지역을 하루 1~2회 관측하는 대신 최고 375m 해상도로 더 작은 산불을 포착한다. 안광득 위성분석과장은 "자주 관측하는 정지궤도위성과 세밀하게 보는 저궤도위성이 서로 보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센터가 산림청에서 제공받은 2025년 산불 205건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피해 면적 1헥타르(ha·1만제곱미터) 미만 산불 탐지율이 천리안위성 2A호만 활용했을 때 1.3%에서 다중위성을 함께 활용했을 때 9.8%로 높아졌다.
1~10㏊ 산불은 12.5%에서 31.2%로 향상됐다. 천리안위성 2A호가 놓쳤던 산불 21건을 추가로 탐지했으며 이 중 19건은 10㏊ 미만이었다.

● 관측을 요청하던 나라에서 요청받는 나라로
자체 기상위성을 갖추면서 달라진 것은 관측 성능만이 아니다. 필요한 지역의 관측 일정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주도권도 생겼다.
기상위성이 없던 시절에는 일본 기상위성 자료에 의존했다. 우진규 통보관은 과거 태풍을 분석하기 위해 일본에 관측을 요청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결국 위성은 자국 관측을 우선한다"며 "필요한 관측을 요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제는 해외에서 한국에 특별관측을 요청한다. 김 센터장은 "해외 자료 요청이 자주 들어온다"며 "최근에는 호주가 산불 관측, 대만이 태풍 관련해 자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국내 관측과 겹치지 않으면 최대한 요청에 응한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국내 관측 일정 때문에 요청을 수용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한국 관측 일정과 중복되지 않으면 무조건 제공한다"고 말했다.

● 천리안위성, 안테나 역할도…3분 이내 자료 수신·재송신·배포 끝낸다
운영실을 나와 언덕을 오르자 거대한 접시 모양 안테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직경 9m의 천리안위성 2A호용 안테나다. 운영실 화면에서 확인했던 관측 자료가 지상으로 들어오는 통로다.
오현종 위성개발팀장은 "천리안위성 2A호는 기상을 관측하는 동시에 자료를 전달하는 중계 안테나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상 안테나가 2A호에서 보낸 신호를 받으면 디지털 자료로 바꿔 센터 전산실로 전달한다. 센터에서 처리·보정한 자료는 다시 2A호로 올려보낸다. 2A호는 자료를 지상으로 재송신해 수신 장비를 갖춘 국내외 기관이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
영상 스캔을 마친 뒤 자료를 처리하고 배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분 이내다. 24시간 365일 끊임없이 반복된다.
'위성영상 적시 제공률'은 올해 9월 기준 99.97%다. 365일 24시간 관측한 데이터의 99.97%가 3분 이내 수신·처리 과정을 거쳐 성공적으로 배포됐다는 뜻이다. 센터는 위성방송과 기상청 누리집 등을 통해 해외 19개국과 국내 36개 기관에 위성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주변에는 크기가 작은 안테나들도 서 있다. 이 중 하나는 센터가 위성으로 올려보낸 자료를 다시 받아보는 용도다. 자료를 내보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외부 이용자가 제대로 수신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수신이 끊길 때에도 대비한다. 센터에는 직경 9m 안테나 두 대가 있어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전환할 수 있다. 폭우나 폭설로 수신이 어려워지면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안테나가 받은 자료를 가져와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안테나는 평소 천리안위성 2A호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위성과 그 위성을 살피는 지상의 사람들의 작업은 밤낮없이 계속된다.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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