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반 기다렸어요"…'갓 튀긴 라면'에 300m 줄 선 구미라면축제[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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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일 오후 1시 30분 경북 구미역 앞 역전로. 이날 개막한 '2026 구미라면축제' 현장의 '갓랜드' 앞에는 300m가 넘는 긴 줄이 들어섰다.
축제 첫날인 6일 오후 직접 찾은 축제장은 구미역 정면 역전로 475m 구간을 통째로 막아 만든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스트리트'였다.
2022년 1만여 명으로 출발한 구미라면축제는 2023년 10만 명, 2024년 17만 명에 이어 지난해 35만 명이 찾는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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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능이 라면부터 복튀김 라면까지 33종…첫해 1만 명→지난해 35만 명

(구미=뉴스1) 황두현 기자
"갓 튀긴 라면 사려고 1시간 반 기다렸어요"
구미에 사는 손성우 씨(23)는 "오전 10시 문을 열자마자 왔는데도 1시간을 기다렸다"며 "축제의 핵심이 이것이다 보니 다들 줄을 선다"고 말했다.
갓 튀긴 라면은 농심(004370) 구미공장에서 당일 생산해 축제 현장으로 바로 실어 온 라면이다. 25봉씩 든 투명 비닐 팩에 빨간 끈이 달려 있어 백팩처럼 멜 수 있는데, 이 모습을 보고 SNS에서는 축제 공식 캐릭터인 부기(거북이)에 빗대 '라면거북이'라고 부른다.
지인 4명과 라면거북이가 된 박다솜 씨는 "공장에서 바로 가져와서인지 따끈따끈하다"며 "축제 기간에 사 와서 먹는 게 지역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최민욱 씨(23)는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찾아왔다"며 "1시간 반을 기다려 샀다"고 했다.
축제 첫날인 6일 오후 직접 찾은 축제장은 구미역 정면 역전로 475m 구간을 통째로 막아 만든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스트리트'였다. 무대 가운데 전광판에는 품목별 라면 대기 인원이 실시간으로 올라와 판매량이 집계된다.

1만 원 넘는 프리미엄 라면 첫선…송이·능이에 복튀김까지
역전로를 따라 늘어선 라면 레스토랑 부스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컨테이너로 지은 부스 25곳과 라면 트럭 8대에서 33종의 라면을 파는데 가격도 6000원대부터 1만 원이 넘는 고급라면까지 다양하다. 절반 양을 4000원대에 파는 '반띵 라면'도 있다.
구미시와 농심은 올해 축제 주제를 '프리미엄'으로 잡았다. 축제 사상 처음으로 1만 원이 넘는 라면이 등장한 건 이 때문이다. 거제복집의 '복튀김 생참복라면'과 기장갈매기의 '송이능이산중라면'으로 각각 1만 2000원이다.

딸 오로라 씨(28)와 함께 부스를 지키던 오광진 씨(66)는 "올해 송이 가격이 5배 가까이 올라 1등급은 ㎏에 200만 원이 넘는다"며 "한 그릇에 들어가는 송이·능이 값만 3만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오 씨는 그럼에도 당초 계획한 대로 1만 2000원에 라면을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그는 "프리미엄 라면은 축제의 메인인 만큼 손익과 관계없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K라면에 송이와 능이를 더해 세계 미식가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방문객도 적지 않았다. 미국에서 온 린지 캐서린 씨(33)는 "여러 나라 라면 중 한국 라면이 가장 잘 맞는다"며 "식당이 많아 이것저것 맛볼 수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에 라면을 접목하는 '글로벌 라면 챌린지'는 올해 처음 열린다. 챌린지에는 80개국에서 1263명이 지원했는데 예선을 통과한 13개 팀이 7일 결선을 치른다.

첫해 1만 명→지난해 35만 명…"옥토버페스트 넘는 축제로"
2022년 1만여 명으로 출발한 구미라면축제는 2023년 10만 명, 2024년 17만 명에 이어 지난해 35만 명이 찾는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올해는 구미시 전체 인구(약 40만 명)를 넘어서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역 기업과 자영업자, 농민이 함께하는 축제"라며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를 능가하는 아시아 대표 축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단 사흘간의 축제 기간 행사장 인근 상권 매출은 약 28억 6000만 원을 기록했다. 시는 축제가 끝나더라도 라면 메뉴를 파는 음식점을 20곳으로 늘리고 '구미 라면관'도 조성할 계획이다.

구미가 '라면의 성지'로 거듭난 출발점은 농심 구미공장이다. 1991년 가동한 구미공장은 국내 신라면 생산량의 약 75%를 맡고 있는 핵심 거점이다. 갓 튀긴 라면도 이곳에서 나온다.
농심은 2022년 축제의 모태인 '구미라면 캠핑 페스티벌'을 후원을 시작으로 수년째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는 구미산 밀을 100% 사용한 '구미라면축제면'을 20만 봉 한정 생산해 현장에서 판매한다.
최영갑 농심 면마케팅실장은 "구미 밀은 일반 밀가루보다 많이 비싸지만 라면 1등 회사로서 지역 상생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축제 현장에 오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농심몰에서도 판매한다.
최 실장은 "라면을 단순한 소비를 넘어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드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라면이 문화가 될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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