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 맥주 마셨다” 음주운전 발뺌… 1심 무죄 뒤집고 항소심 유죄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뒤 “집에 와서 맥주를 더 마셨다”며 처벌을 피하려던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추가 음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차례 바뀐 진술과 부부의 엇갈린 주장을 근거로 판결을 뒤집었다.
춘천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근영)는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12월 강원 원주시 한 도로에서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까지 약 4.5㎞를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 차량을 뒤따르던 운전자는 차량이 비틀거리고 차선을 넘나든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으로 찾아오자 A씨는 처음에는 “운전을 하지 않았다”며 운전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운전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귀가 후 맥주 500㎖ 한 캔을 더 마셨다고 주장했다. 경찰관이 A씨의 집을 확인했을 당시 식탁에는 빈 맥주 캔과 컵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귀가 후 맥주를 추가로 마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가 처벌 기준인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058%였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음주 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인정하는 등 진술을 여러 차례 바꾼 점에 주목했다. 특히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는 경위를 놓고 부부의 진술이 엇갈린 점을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봤다.
A씨 아내는 남편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맥주를 꺼내 컵에 따라줬다고 진술했다. 반면 A씨는 아내에게 맥주를 꺼내 달라고 부탁한 뒤 캔째 마셨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가 경찰관과 함께 집으로 이동하면서 아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집 앞에 도착해서도 문을 열지 않은 채 문자 작성을 이어간 점도 주목했다. 부부는 서로를 안심시키기 위한 문자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귀가 후 맥주를 마신 것처럼 꾸미도록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음주 운전 발각 이후 처벌을 면하기 위한 변명이나 행위들이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수사기관이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것으로 매우 불량하다”면서 “2009년 음주 운전 등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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