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올려라""데이터센터 안돼"…유럽 전역 시위·파업 물결(종합)

이정환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2026. 11. 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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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7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고물가와 주거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 물결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목소리까지 더해지며 시위의 기치가 다변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학생이나 서민층, 노동계층뿐만 아니라 기후·생태 운동가, 지역 주민에 이르기까지 참여 저변도 한층 넓어지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유럽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외에도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 15개국에서 100개 시민단체가 이날부터 이틀간 '더러운 데이터센터를 멈춰라'(Stop Dirty Data Centres) 시위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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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서 생활비 항의 시위…데이터센터 건설 반대도 확산
유럽 세입자 단체 공동 시위 예고…스페인 노조는 11일 총파업
지휘자 에티엔 자리예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시위 시작에 앞서 열린 공연에서 '신세계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지휘하고 있다. 전국적인 행동의 날을 맞아 노조가 파업에 나선 가운데 열악한 교육 여건에 항의하는 고등학생 주도 시위도 수주째 이어지고 있다. 2026.11.5 ⓒ AFP=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주말(7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고물가와 주거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 물결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목소리까지 더해지며 시위의 기치가 다변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학생이나 서민층, 노동계층뿐만 아니라 기후·생태 운동가, 지역 주민에 이르기까지 참여 저변도 한층 넓어지는 양상이다.

AFP통신, 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 등 프랑스 주요 도시들에서는 주요 노동조합과 학생 단체의 주도로 물가 상승, 교육 환경 등에 항의하는 주말 시위가 4주 연속으로 이어졌다.

프랑스 생활비 항의 시위 4주째…독일선 노동자 40만 명 경고성 파업·집회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폭죽을 던지고 있다. 이날 시위는 ‘노란 조끼’ 운동과 노동조합, 고등학생·대학생들이 생활비 상승과 불평등에 항의해 조직한 전국 시위의 일환이다. 프랑스 총리는 11월 9일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2026.11.07. ⓒ AFP=뉴스1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전국에서 14만 6000명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4만 6000명이 파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참가 인원을 전국 25만 명, 파리 7만 5000명으로 집계했다. 이번 시위의 참가 규모는 직전 시위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집행됐으나, 파리에서는 경찰과 일부 시위대가 충돌했다. 시위가 끝날 무렵 일부 참가자가 경찰 병력을 향해 물체를 던지고 사제 폭죽을 발사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맞대응했다. 내무부는 오후 6시 기준 전국에서 232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5일에도 생활비·공공서비스·교육 문제를 둘러싼 대규모 시위와 공공 부문 파업이 있었다. 당시 시위에는 내무부 추산 57만 5000명, 노조 추산 160만 명이 참가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오는 9일 총리 관저에서 노동·경영계 단체 대표들과 만나 임금과 생활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같은 날 예정된 고등학생·교사들과의 실무 회의에서도 대학입학 제도 개선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의 독일 기술기업 보쉬 공장 앞에서 경고파업에 나선 독일 금속노조(IG메탈) 조합원들이 깃발을 흔들고 호루라기를 불고 있다. IG메탈은 독일 금속·전자산업에서 진행 중인 임금 교섭에 힘을 싣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경고파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2026.11.03. ⓒ AFP=뉴스1

독일에서는 지난 1~6일 자동차·기계 제조업 등을 아우르는 금속·전기산업 노동자 약 41만 명이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과 집회에 참여했다.

전날 독일 금속노조 IG메탈은 이 기간 노동자 41만 3000명 이상이 전국적인 파업과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파업은 2800건 넘게 벌어졌으며 대부분 소규모였다.

IG메탈은 조합원을 대표해 사용자 측과 여러 차례 교섭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자 파업과 집회를 조직했다.

이번 교섭은 노동자 약 370만명에 적용된다. IG메탈은 12개월에 걸쳐 임금을 5% 올리고, 노동자와의 이익공유제, 고용 보장을 요구했다. 사용자 측은 2028년 중반부터 임금을 1.3% 인상하고 일회성 지급금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AFP통신은 교섭 대상 기업들의 경영 사정이 업종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고 전했다. 에어버스와 라인메탈 등 독일 항공우주·방산 업종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감원과 공장 폐쇄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지난 3일 독일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셰플러는 346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유럽 내 공장 5곳을 폐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부품 공급업체 콘티넨탈·보쉬도 독일 내 일자리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IG메탈은 사용자 측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장시간 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반발 유럽 곳곳서…'주택난 항의' 세입자 단체도 '공동행동' 예고

7일(현지시간) 덴마크 동부 쾨게 외곽 릴레 스켄스베드의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앞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데이터센터와 빅테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11.07. ⓒ AFP=뉴스1

최근에는 유럽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를 약속한 민주당이 압승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무분별한 AI 투자·개발을 향한 반발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전날(6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외곽에서 시위대 수백 명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에 난입했다. 시위대는 '데이터센터 반대', '데이터센터는 필요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활동가들은 경찰이 현장에 배치돼 있었지만, 차단 울타리를 타고 넘어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네덜란드 경찰은 시위 참가자 150~200명을 체포했다.

네덜란드 외에도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 15개국에서 100개 시민단체가 이날부터 이틀간 '더러운 데이터센터를 멈춰라'(Stop Dirty Data Centres) 시위를 진행한다.

전날(6일)에는 폴란드 바르샤바 지역 주민들을 대표하는 시위대 약 100명이 폴란드 의회 앞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도 이날 전국 규모의 데이터센터 반대 행진에 수백명이 모여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 유예하라고 요구했다.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호시우 광장에서 경찰의 전날 밤 농성장 철거 작전에 항의하는 한 시위 참가자가 “공격당한 아이를 지키기 위해 엄마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다”고 적힌 팻말을 들어 올리고 있다. 포르투갈 주거 위기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새벽 경찰견을 동원한 진압경찰이 리스본과 포르투의 농성장에 들이닥쳐 진압봉을 들고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이 과정에서 13명이 체포되고 수십명이 다쳤다. 2026.11.01. ⓒ AFP=뉴스1

주택난이 심각한 스페인·포르투갈에서도 최근 몇 주 동안 정부의 임대료 인상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일 스페인 경찰은 마드리드에서 농성하던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텐트를 철거했다. 이들은 임대료 급등과 주택 부족, 강제 퇴거 등에 항의하기 위해 모여 있었다. 포르투갈에서도 경찰이 임대료 인상에 항의하던 시위대의 농성 텐트를 철거했다.

스페인 EFE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영국·벨기에 세입자 단체는 파리에서 만나 오는 20~22일 주거비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공동 시위를 열기로 합의했다.

스페인 노조 역시 총선 선거운동 시작 이틀 전인 오는 11일에 주택 접근권 보장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예고, 한동안 유럽 곳곳이 시위와 파업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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