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서 40분 걸었다더니…진술 모순에 뒤집힌 음주운전 무죄

한귀섭 기자 2026. 11. 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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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고 운전한 뒤 "술집에서 집까지 걸어왔다",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며 진술을 바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서로 엇갈리는 부부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음주운전의 죄책을 피하려는 변명이라고 판단했다.

검사는 A 씨 부부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는 주장도 허위라며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는 경위를 설명하는 부부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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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운전한 40대, 귀가 후 맥주·양주 마셨다 주장
부부 진술 엇갈려…항소심 "죄책 피하려는 변명"
춘천지법.(뉴스1 DB)

(춘천=뉴스1) 한귀섭 기자 = 술을 마시고 운전한 뒤 "술집에서 집까지 걸어왔다",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며 진술을 바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서로 엇갈리는 부부의 진술 등을 근거로 음주운전의 죄책을 피하려는 변명이라고 판단했다.

춘천지법 제1-1형사부(이근영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44)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2024년 12월 10일 오전 0시 50분쯤 강원 원주시의 한 도로에서 자택 아파트 주차장까지 약 4.5㎞를 혈중알코올농도 0.068%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 차량을 뒤따르던 운전자는 차량이 계속 비틀거리고 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오자 A 씨는 "술집에서 40분 동안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A 씨는 음주 측정을 위해 경찰관과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이번에는 귀가 후 맥주 500㎖ 한 캔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경찰관이 A 씨와 함께 집으로 올라가 확인한 결과, 식탁 위에는 구겨진 빈 맥주 캔과 컵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온 A 씨는 차량 트렁크에서 양주를 꺼내 들더니 경찰관들이 보지 않는 사이 이를 마셨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오전 2시 17분쯤 혈중알코올농도가 0.058%로 측정되자 양주는 마시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음주운전 혐의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는 A 씨 부부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는 주장도 허위라며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귀가 후 맥주를 마셨다는 경위를 설명하는 부부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A 씨의 아내는 남편이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맥주를 꺼내 컵에 따라뒀다고 진술했다. 반면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에게 맥주를 꺼내 달라고 한 뒤 캔째 마셨다고 설명했다. 아내 역시 남편이 실제로 맥주를 마시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112 신고사건처리표, 주취운전자 정황보고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음주운전의 죄책을 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보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이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 0.058%는 운전 전에 마신 술에 따른 것으로 보고,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0.068%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 씨가 과거 음주운전 등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변명이나 행위들이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수사기관이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것으로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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