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사력 세계 5위는 과연 틀린 말일까?[한반도 리뷰]

CBS노컷뉴스 홍제표 안보전문기자 2026. 11. 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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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군사력이 세계 5위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에 대해 보수층을 중심으로 비판과 우려가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핵전력을 빼고 재래식 군사력 세계 5위"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유독 한국 군사력 5위만 문제시하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군사력이 GFP와 로위연구소가 똑 같이 평가한 것처럼 세계 5위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위권에 속한 것은 거의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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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핵전력 빼고 세계 5위"…美 민간사이트 GFP 분석에 근거
보수 정치인, 전문가 "공신력 없는 기관 믿고 안보의식 무장해제" 비판
GFP 순위 무조건 평가절하는 또 다른 편향…한국군 양적·질적으로도 우수
K방산 첨단무기, 대규모 상비군과 예비군, 연례 전쟁대비연습, 고학력 우수 장병 위용
호주 로위연구소도 韓 군사력 5위 평가…전문가 "한국군, 세계 10위권에는 당연히 포함"
전작권 전환 가시화되자 '5위 군사력' 시비 재등장…제3자가 인정한 능력을 스스로 불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언론인들의 취재 공간인 청와대 춘추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군사력이 세계 5위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에 대해 보수층을 중심으로 비판과 우려가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핵전력을 빼고 재래식 군사력 세계 5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국군의날에도 "북한 GDP의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하며 세계 5위 군사력을 갖춘 강국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투자설명회에서도 "대한민국 군사력이 주한미군 전력을 빼고, 세계 5위"라며 "엄청난 군사력"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미국 민간 군사정보 사이트 '글로벌파이어파워(GFP)' 분석에 근거한다. GFP는 올해 세계 군사력 순위를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한국, 프랑스, 일본, 영국, 튀르키예, 이탈리아 등의 순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3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공신력 없는 기관의 발표에 근거해 안보 의식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GFP 순위에는 핵무기 능력이 포함되지 않았고, 검증되지 않은 지표와 방식에 기반한 평가라고 일축한다.

실제로 GFP는 자체 면책고지를 통해, 제시된 자료는 오락적·역사적 가치와 일반적 참고 목적으로 제공된다고 단서를 달았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나 제인스 연감,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등 권위있는 전문기관들이 군사력 순위를 매기지 않는 것도 GFP의 평가 신뢰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GFP 순위를 무조건 평가 절하하는 것은 또 다른 편향이다. 일단 핵전력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GFP 스스로도 단서를 단 내용이다. 이 대통령도 핵전력을 뺀 재래식 전력이 세계 5위라고 밝혀왔다. 따라서 핵전력이 포함되지 않았으니 쓸모없는 자료라는 식의 폄하는 합당하지 않다. 재래식 평가 자체로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

평가 방법론에 대한 비판도 반론이 충분히 가능하다. 먼저 군사력을 순위화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국가경쟁력 순위 매김도 일반화돼있다는 점에서 그 하부 개념인 군사력 비교만 예외로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GFP 순위가 인구나 국방예산, 무기 숫자 등 단순 정량적 평가에 크게 의존하고 무기의 질이나 군대의 훈련 정도, 사기 등 정성적 요소는 별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마찬가지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성 평가를 제대로 반영해도 한국군 순위는 거의 변동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K-방산'이 뒷받침하는 첨단무기,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한 징병제를 통한 대규모 상비군 및 예비군 유지, FS와 UFS 등 대대적 연례 전쟁대비연습과 강도 높은 상시 합동훈련, 경쟁국 대비 고학력자 비율이 높은 우수한 장병의 질 등은 현대전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요소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군사력 순위를 매기는 게 GFP가 유일한 것도 아니다.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연구소도 매년 '아시아 국력 지수'를 통해 군사력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 기관의 지난해 평가에서 우리나라 군사력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5위를 차지했고 북한과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로 한정한 것이지만, GFP의 세계 5위 순위와 거의 일치한다.

GFP 평가에서 세계 10위권 군사강국에는 대체로 누구나 납득할 만한 나라들이 들어갔다. 순위가 그 안에서 소폭 조정될 수는 있어도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은 물론 프랑스나 영국, 이탈리아 등이 10위권 내 포함된 것을 이상하게 보는 시각은 없다. 그럼에도 유독 한국 군사력 5위만 문제시하는 것은 합리적 판단이 아니다.

GFP 순위에 대한 비판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의 군사력은 '듣보잡' 기관에 의해 너무 과대 평가됐고 심지어 31위 북한의 위협 대비에도 충분한 수준이 아니기에 전작권 전환은 재고 또는 연기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군사력이 GFP와 로위연구소가 똑 같이 평가한 것처럼 세계 5위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위권에 속한 것은 거의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 국방예산만 따져도 북한 GDP의 1.4배에 달한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에 가깝다. 중립적 제3자가 평가한 우리 군사력을 우리만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그 많은 국방비를 썼음에도 군사 대비태세에 자신감이 없다면 무능과 과오를 자인하는 꼴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우리 군사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세계 10위 안에는 당연히 들어간다"며 "다만 공신력이 낮은 기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군사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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