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50년 친구가 왜 평행선이야?”…해바라기 두 남자가 침묵을 사랑하는 법[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유재영 기자 2026. 11. 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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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이 나이에도 살아서 함께 옆에 있어 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건강이 허락해서 노래를 할 수 있으니 더 감사하고요. 오랫동안 해바라기를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이제는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두운 곳, 노래 한 곡의 위로조차 쉽게 닿지 않는 곳을 찾아다니면서 불러야겠다고요."

이주호가 만든 노래에 이광준이 더해지는 것은 두 사람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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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서로에게 ‘사랑으로’ ‘행복을 주는 사람’ 이주호-이광준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35년 만에 한 무대에 다시 선 포크 듀오 해바라기의 이주호(오른쪽)와 이광준이 1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서 열린 ‘삶과 노래가 있는 해바라기 콘서트’를 마친 뒤 객석을 메운 관객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1000석 매진을 기록한 공연에서 두 사람은 20여 곡을 부르며 반세기 우정으로 빚어낸 화음을 들려줬다. 해바라기뮤직 제공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노래가 시작되면 조건반사적으로 따라 부르게 된다. 가사를 외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끝까지 부를 수 있다. 1989년 발표된 ‘사랑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불러봤을 법한 국민가요다. 학교 수업 시간에도 배웠던 기억이 난다.

살기 팍팍한 날에도 이 노래를 들으면 잠시나마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다가도 조금은 이해하고 싶어지고, 혼자라고 느끼다가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따뜻함을 떠올리게 한다. 마음에 이해와 배려라는 새살을 돋게 하는 노래다. 작고 사소한 ‘같이’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일깨워준다.

그룹 ‘해바라기’의 이주호와 이광준은 이 노래로 수많은 사람에게 ‘신경 안정제’ 처방전을 써준 주인공들이다. 두 사람이 만나지 않았다면 우리가 아는 ‘사랑으로’의 화음도 없었을 것이다. 작사 작곡한 이주호, 함께 불러준 이광준에게도 운명 같은 노래다.

그런데 궁금해졌다. 노래 한 곡으로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 두 사람은 정작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세상에는 사랑과 행복을 노래하면서 정작 가까운 사람과는 등을 돌리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두 사람은 여전히 친구이고, 35년여 만에 다시 한 무대에 섰다. 전설의 포크 듀오를 만나 물었다. 반세기를 이어온 두 사람의 우정은 도대체 어떤 것이냐고.

“우리는 평행선을 가지고 있지요.”

이주호에게서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평행선이라니. 서로 만나지 않는 두 선이 어떻게 오랜 시간 같은 간격을 유지하고 벗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주호가 “그 두 선 사이에 침묵이라는 공간이 있다”라고 하니 옆 자리 이광준이 미소를 지으며 무던한 목소리로 응답한다.

“그 침묵을 사랑하면서 살아온 거죠.”

서로의 모든 것을 알아야 친구인 건 아니었다. 생각이 달라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관계. 둘이 말하는 50년 우정의 비결이었다.

서로의 생각과 거리를 존중하며 하나가 되는 순간. 기타와 나, 그리고 너.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976년 첫 만남… 우리만의 ‘친구의 조건’

“늙어서 시간이 많아졌거든요.”

오랜만에 함께 공연하는 이유를 묻자 이주호가 더 이상 질문을 못하게 정답을 내놓는다. 질문자를 배려해 진지한 부연 설명이 이어진다.

“이 나이에도 살아서 함께 옆에 있어 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건강이 허락해서 노래를 할 수 있으니 더 감사하고요. 오랫동안 해바라기를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이제는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사람의 인연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주호는 해바라기 4중창 활동을 하다가 군 복무 중이었다. 휴가를 나왔을 때 이광준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광준 씨가 그때 김현식, 박동률 씨와 함께 트리오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제가 휴가를 나와 공연하는 곳에 갔다가 만났죠. 그때부터 친구라는 이름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온 겁니다.”

반세기가 지나가는 사이 음악도 세상도 많이 달라졌다. 해바라기라는 이름으로 함께 노래하다가 각자의 길을 걸었고, 다시 만났다. 긴 세월 동안 두 사람을 이어준 끈은 무엇이었을까.

“친구라고 다 같은 친구는 아니잖아요. 같이 밥 먹는 사람을 식구라고 하고, 친한 사람을 친구라고 하지만 마음이 맞고 코드가 맞아야 진짜 친구죠.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그리운 사람, 내가 옆에 있어 주고 싶고 내 옆에도 있어 줬으면 하는 사람이 친구 아닐까요.”

친구 사이에도 생각이 달라 부딪히는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 이광준은 무심한 듯 툭 던지면서도 깊이 있는 표정으로 차이까지 인정하는 것이 오랜 관계의 바탕이라고 했다. 이주호도 그렇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고 용서해야죠. 존중과 배려도 있어야 하고요. 웃음과 사랑도 필요합니다. 그런 것들이 서로 맞아야 친구로 오래 갈 수 있는 거죠.”

그러면서 이주호는 ‘침묵’의 가치를 다시 한번 꺼냈다. 가까운 사이라고 모든 생각을 말로 꺼내거나 상대를 자기 방식대로 바꾸려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둘이 말하는 평행선 사이의 공간은 서로를 밀어내는 거리가 아니라 서로를 지켜주는 여백이었다.

청춘의 열기로 뜨겁게 뿜어내던 그 무대야말로 두 사람에게는 ‘평행선이 시작된 최초의 공간’이자 세월이 흘러도 마르지 않는 ‘화음의 탯줄’ 같은 곳 아닐까. KBS 유튜브 캡쳐

◆ “혼자 노래하는 건 너무 고독하니까”

둘이 함께 무대에 선 건 1991년 무렵 미국 공연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다 담담하게 다시 시작했다. 이광준은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고 했다. 그러다가 보는 김에 노래나 하자고 해서 다시 함께하게 됐다”며 껄껄 웃었다.

이주호는 오래 기다린 해바라기 팬들이 있었지만 혼자 공연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평행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준비 시간이 길어져도 둘이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

“둘이서 하는 게 합창의 시작이잖아요. 우리는 합창을 하면서 살아야 행복해요. 같이 노래하면서 비로소 하나가 되는 거죠.”

그는 중학교 음악 시간의 기억을 꺼냈다.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60명 가량의 친구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를 들을 때면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소리에 소름이 돋을 만큼 좋았다고 했다.

“그 조화로움이 너무 좋았어요. 지금도 함께 노래를 부르면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그래서 솔로 가수에 대한 존경심이 크다.

“혼자서 노래 부르는 사람들은 정말 위대한 사람들이에요. 얼마나 많은 고독을 이겨내야 하겠어요.”

두 사람의 목소리로 만들어온 해바라기 화음에는 그런 생각이 깔려 있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덮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소리가 만나 하나의 노래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주호가 말하는 조화로움에 이광준도 곁에서 기타 줄을 살짝 튕기며 낮게 보탰다.

“항상 따뜻해.”

50년 화음에 대한 가장 묵직하고도 짧은 감상평이었다.

◆ 2분 만에 써 내려간 ‘사랑으로’… 두 남자를 울린 뜨거운 눈물

수많은 히트곡이 있지만 이주호에게 ‘사랑으로’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1989년 2월 어린 네 자녀가 포함된 가족의 비극적인 사연을 접하고 노래를 만든 과정을 들려줬다. 이미 구상해 두었던 노래가 있었지만 쉽게 완성하지 못하고 있었던 때였다.

“2년 동안 고심했어요. 그러다 그 소식을 전해 듣고 아침에 갑자기 가사가 떠올랐죠. 연필과 메모지를 가져와 써 내려갔는데, 2분 밖에 안 걸렸어요.”

노래를 직접 불러보던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처음부터 둘이 불러보는데 잘 맞는 거예요. 두 번째 불렀을 때인가. 눈물이 쪼르르 나오더라고. 난 눈물이 그렇게 뜨거운 줄 처음 알았어요.”

그때, 이 노래를 무대에서만 부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많은 사람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두운 곳, 노래 한 곡의 위로조차 쉽게 닿지 않는 곳을 찾아다니면서 불러야겠다고요.”

실제로 그는 문화 공연을 접하기 어려운 산간 벽지와 농촌, 어촌 등을 찾아다니며 노래했다고 회상했다. ‘사랑으로’는 박수만 받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지기 위한 노래였다.

이광준에게도 ‘사랑으로’는 각별한 노래다. 이광준은 기타와 화음으로 이주호의 메시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사랑으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어땠을까.

“자연스럽게 같이 불렀죠.”

참 담백한 대답을 한다. 이주호가 만든 노래에 이광준이 더해지는 것은 두 사람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 자연스러움이 세상에는 특별한 선물이 된 셈이다.

세월은 흘렀어도 두 사람의 화음에 담긴 사랑과 위로는 변하지 않았다. 1989년 발표된 ‘사랑으로’는 이주호가 2년간 고심하다 단 2분 만에 가사를 완성한 노래다. 처음 함께 부르다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그 노래는 세월을 넘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KBS 유튜브 캡쳐

◆ “가만히 있기엔 삶이 너무 짧더군요”

최근 이주호에게는 또 다른 변화가 생겼다. 무려 25kg을 감량했다고. 특별한 비법을 물었더니 ‘우문현답’이 나온다.

“생각이 나를 만들더라고요.”

한동안 게으르게 지내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 등 뒤에서 자신을 밀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가만히 있지 말고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예요.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직 많고, 시간은 많지 않으니 움직이라는 사인이었어요.”

마음이 먼저 움직이자 몸도 따라 움직였다. 25kg의 체중을 덜어낸 것은 단순히 몸을 가볍게 한 일이 아니었다. 다시 사람들 앞에 서겠다는 마음의 무게가 그만큼 커진 것이었다.

그러니 생활이 달라졌다. 규칙적으로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러면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도 커졌다.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이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괜히 웃기도 하고요.”

마음이 편안해질수록 삶의 유한함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

“누구나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잖아요. 살아나갈 사람 아무도 없어요. 너무 불쌍한데, 그 안에 나도 있더라고요. 나도 불쌍한 거지. 그러면 내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할까 생각했어요. 아직 뭔가라도 할 수 있을 때 얼른 보답을 해야겠다고 나선 거죠.”

결국 누군가에게 행복을 계속 주고 살아야하는 운명임을 알았다. 그 자체가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고.

이주호, 그에게 노래는 지나간 청춘의 추억이 아니라, 아직 살아 있기에 누군가에게 보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MBC, KBS 유튜브 캡쳐

◆말이 넘치는 세상, 해바라기가 찾은 ‘호수’

이주호는 요즘 세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노래도 구상하고 있다. 주제는 앞에서도 말한 ‘침묵’이다.

“어렸을 때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라는 속담을 배웠잖아요. 요즘 그 말이 자꾸 생각나요. 침묵을 사랑하게 됐어요.”

지금 세상은 쓸데없는 말 잔치가 됐다고 본다. 서로를 비난하고 모함하는 말들이 넘쳐나면서 정작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은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어요.”

그러면 침묵이란?

“마음 속에 잔잔한 호수 하나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안에서 감사와 행복을 느낄 수 있죠. 그런데 먼지나 낙엽 하나만 떨어지면 물결이 일잖아요. 마음도 마찬가지예요. 작은 파문 하나에 평화가 깨질 수 있거든요.”

침묵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호수를 잔잔하게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침묵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불필요한 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일이다. 앞으로 그런 생각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해바라기가 앞으로 보여줄 음악도 이 연장선에 있다.

“포크는 꾸밈이 없잖아요. 저는 우리가 하는 포크 음악을 자연스러운 자유라고 생각해요.”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처럼 음악도 삶의 변화, 흐름과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봄의 희망과 여름의 풍요, 가을의 쓸쓸함, 겨울의 앙상한 떨림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음악. 해바라기가 생각하는 포크다.

너만 보면 마음의 호수를 찾는다. 화려한 수식어나 거창한 말 대신, 은은한 미소와 기타 선율 하나로 통하는 사이. 그게 우리. KBS 유튜브 캡쳐

◆“젊어지는 약 나오면 깐부와 팬에게”… 50년 듀오가 그리는 낭만

다시 행복에 대해 물었다. 뭘까.

노래하는 이주호는 행복을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행복은 함께 나누고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요. 광준 씨하고 있을 때 더 느껴요. 함께 노래를 부르면 너무너무 행복하거든요. 그 마음이 팬들로, 세상으로 이어진다면요? 그 크기를 알 수 없네요.”

함께하는 순간에 태어나고 나눌수록 커지는 것…. 이런 면에서 둘은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의 관계임이 분명하다.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이리저리 둘러봐도 제일 좋은 건 그대와 함께 있는 것…

— 해바라기, 〈행복을 주는 사람〉 중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두 사람에게 어깨동무를 부탁했다. “친한 척 좀 해주세요”라고 하자 주변에서도 “친한 척, 친한 척” 하며 웃음이 터졌다.

50년을 알고 지낸 두 남자는 굳이 친한 척 안 한다. 눈만 마주치고 허허 웃으면 그만이다. 옆에서 조용히 기타를 정돈하던 이광준이 이주호의 어깨를 툭 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주호는 여러 차례 건강하게 살아서 함께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했다.

평행선은 끝내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란히 같은 방향으로 갈 수는 있다. 서로의 거리를 인정하면서도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최대한 붙어도 이 정도다^^. 그래도 마음은 통하고 있지?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 1일 35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선 둘은 내달 27일 전주 삼성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투어에 나선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주호가 친구 이광준과 함께 이루고 싶은 엉뚱하면서도 따뜻한 소망 하나를 털어놓았다. 언젠가 기술이 발전해 젊음을 되찾는 약이 나온다면,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도 그 약을 꼭 사주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약이 있다면 많이 비싸겠죠? 하지만 혼자 스무 살이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겠어요. 세대가 다 같이 가야지. 어떻게든 콘서트를 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그 약을 사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 생각만 하면 마음이 막 설레요.”

듣고 있던 이광준도 그 엉뚱한 낭만에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둘이 함께 노래를 이어가야 할 이유가 이렇게 수시로 새로워진다. 평행선 사이의 오붓한 여백이 다시 한번 아름다운 화음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인데, 둘 사이에 약간의 침묵과 거리가 있는들 무슨 상관이랴.

“콘서트 계속 해서 팬 여러분 모두에게 젊음의 약을 사 드릴게요”. 행복을 주고 팬들의 하트를 받는 해바라기. 해바라기뮤직 제공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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