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사라진 수원역 앞 '텐트'…노숙인들은 어디로?
[앵커]
수원역 환승센터 앞에 철제 울타리가 들어섰습니다. 노숙인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면서 이런 조치를 취한 건데요. 그런데 의외의 풍선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노숙 텐트의 반경이 넓어졌을 뿐, 사라지지 않은 겁니다.
밀착카메라 임예은 기자가 현장 이야길 들어봤습니다.
[기자]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 한켠에 철제 울타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수원역 환승센터, 고가도로 아래 공간인데요.
도대체 왜 이곳에 울타리가 들어선 건지 직접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울타리를 따라 '노숙 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지금은 텅 빈 이 공간, 얼마 전까지 노숙인들이 텐트를 치고 지냈습니다.
[수원역 이용객 : 냄새도 나고 술 마시고 자기들끼리 투닥거리고. 정말 보기 싫죠.]
민원이 잇따랐고 지난 9월 지자체는 아예 이곳에 울타리를 쳐버렸습니다.
울타리가 쳐진 뒤 대부분의 텐트들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여기 안쪽 공간 보시면 여전히 박스 더미들이 남아 있고요.
이렇게 텐트 1동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 종이 한 장이 붙어 있는데 오는 14일까지 철거해달라는 안내문입니다.
접근을 막는다고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인근 상인 : 근처에 있긴 하시더라고요. 백화점 쪽에서도 한번 텐트 친 거 봤는데.]
사람을 몰아내니 텐트 치는 반경이 넓어졌습니다.
환승센터에서 8분 정도를 걸어왔는데요.
제 뒤쪽으로 한번 보시면 또 다른 고가도로 아래로 텐트촌이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10동 넘는 텐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약 250m 구간에 들어선 텐트만 18동 남짓입니다.
주변엔 빨래와 각종 생활용품이 널렸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 다리 밑으로 해서 여기까지 오늘 보니까 4개인가 몇 개가 더 있던데요.]
[이모 씨/인근 아파트 주민 : 쓰레기 방치하는 거, 그다음에 방뇨. 이런 위생에도 문제가 있고…]
시민들은 불편해하고 그렇다고 사람이 지내는 곳인데 무작정 쫓아낼 수도 없습니다.
[노숙인 : {역 앞에 계시다가 이쪽으로…} 쫓겨났어요. 거기는 텐트 못 치게 하잖아.]
노숙인들이 지내는 반경이 넓어지자 지자체의 철거 계고 범위도 따라서 넓어지고 있습니다.
[노숙인 : 여기가 마지막이에요, 마지막. 궁지에 몰아넣으면 어쩌라는 거야.]
이곳에서 지내는 사람들, 각자 비슷하고도 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깜순이) 안에 들어가 추워! 아빠 갔다 올게.]
이 60대 남성, 25년 동안 택배 일을 했습니다.
건강이 나빠지며 쉬는 날이 많아졌고 이제 폐지 주워 생활을 이어갑니다.
수입이 줄면서 결국 월세방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노숙인 : {9시에 나오는 이유 같은 게 있으세요?} 이제 야간에 박스가 많이 나오니까요. 한 6시간 걸려요. 그래가지고 받는 게 많이 받으면 1만원.]
거리 생활을 청산하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노숙인 : 돈을 모아야 뭐 방을, 여관방이라도 얻던가… 내 본업으로 돌아갈까 생각 중인데 계획은 그래요.]
지자체가 주거 지원을 안내하고 있지만,
[수원시청 관계자 : '어떻게 생활할 거냐' 하면서 시설 입소나 이런 복지 지원, 주거 지원 연계를 (계속) 시도하는 거죠.]
불편하고 제약이 많다며 대부분 꺼립니다.
좀 더 전향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머물던 곳을 떠나야 했던 노숙인들은 또 다른 거리로 향했습니다.
사라진 건 역 앞의 텐트일 뿐, 이들의 거리 생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권지우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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