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내년 예산 36.9% 감액…상용차 투자에 치우쳐

[수소신문]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한 충전인프라 투자가 상용차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수소승용차 충전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수소충전소 설치 수요가 민간의 투자 판단에 좌우되는 구조에서는 일반 승용차 충전소 확충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충전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직접 구축 방안에 대한 검토 필요성이 높아졌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밝힌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수소충전소 설치사업 내년도 예산은 1197억원으로 편성돼 올해 수정계획 1897억원 대비 700억원 줄면서 36.9%의 감소율을 나타내게 됐다.
수소충전소 설치사업은 수소차 충전인프라 확충을 위해 민간사업자와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비용의 70%를 국고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민간 부문은 한국자동차환경협회가 사업자를 선정하고 지자체 부문은 각 시·도가 사업자를 선정해 충전소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의 추진에 수소차 보급 규모와 충전인프라 공급 사이에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수소차 누적 등록대수는 4만9220대인 반면 수소충전소는 493기에 그쳤다.
충전소 1기당 차량 대수는 99.8대로 전기차의 충전소당 차량 대수 2.1대와 비교하면 충전인프라 확보 수준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소차 가운데 승용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충전소 구축은 상용차에 집중되고 있다.
수소승용차는 4만5607대로 전체 수소차의 92.7%를 차지하는 반면 승용차 충전이 가능한 일반·이동식 충전소는 237개소로 충전소당 차량 대수가 192.4대에 달한다.
반면 상용차는 승합차와 화물차, 청소차 등을 포함해 3613대이고 충전소는 228개소로 충전소당 차량 대수가 15.8대다.
승용차와 비교하면 상용차 충전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내년도 예산안은 상용충전소 구축에 무게가 실렸다.
구체적으로 민간 자본 보조 857억5000만원은 전액 상용충전소 구축에 배정됐다. 총 33개소를 대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 자본 보조 339억5000만원 가운데 승용충전소 구축 예산은 56억원으로 3개소에 대한 지원에 그쳤다. 나머지 283억5000만원은 상용충전소 14개소 구축에 편성됐다.
내년도 수소충전소 설치사업은 승용충전소 3개소, 상용충전소 47개소 등 총 50개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예산 배분은 지난 2023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수소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방안'에 따라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투자만으로는 승용충전소 확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25년과 2026년 상반기 수소충전소 민간보조사업 공모 결과에 따르면 2025년에는 17개소, 2026년 상반기에는 28개소가 선정됐다.
민간의 충전인프라 투자 수요는 늘었지만 일반충전소 선정 실적은 두 기간 모두 전무했다.
반면 특수충전소와 액화수소충전소 등 상용차 중심의 충전시설에 투자 수요가 집중됐다.
민간사업자가 수익성과 수요 확보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에 나서는 만큼 승용차 충전소 공급을 민간에만 의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사업과 비교해도 정부의 역할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기차의 경우 민간·지자체 보조사업 외에도 한국환경공단이 역무대행사업비를 활용해 고속도로 휴게소와 충전시설 소외지역 등에 초급속 충전기를 직접 설치하고 있다.
2026년에는 660기 설치를 위해 995억원이 편성됐으며 내년도 계획안에도 710기 구축을 위한 1065억원이 반영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수소충전소 역시 민간과 지자체 보조 방식만으로는 승용차 충전인프라 확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소충전소 구축이 단순한 충전시설 확충을 넘어 수소시장 창출과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목적이 있는 만큼 민간 주도와 정부 지원을 기본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사업을 통해 주민 편의성 등 민간 보조사업의 사각지대도 보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소차 대부분을 승용차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용충전소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소차 보급 확대에도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승용충전소당 차량 대수가 192.4대에 이르러 충전 여건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 정부가 수소충전소 소외지역 등에 직접 충전소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소차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상용차 중심의 충전인프라 확대와 함께 실제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승용차 이용자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정책적 균형이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