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李의 친중 노선에 불신 커져…사안·인물별 ‘핀 포인트’ 압박”

강윤서·변문우 기자 2026. 11. 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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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 보내는 경고등이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직후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 일부 제한, 6월 북한 해킹 대응 한미일 사이버위협 실무그룹 회의에서 국가정보원 배제, 8월 한미 연합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 축소, 10월 정청래·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발급 거부까지 초유의 사태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만약 북한 정권 지도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한미동맹에 의해 계속 추적되고 업데이트 된다면 북한 정권은 자신에 대한 정밀타격이 두려워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억지력은 현재로서는 우리의 핵무장이 아니라 정확한 타깃 정보 획득력과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한미 연합전력에 있다. 그런데 항간에 떠도는 우려같이 한미 간 민감 정보공유를 제한할 수준의 친중·친북 행보가 있다면, 이는 대북 억지력을 약화시켜 한국과 미국 국민 모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엄청난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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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짚는 ‘한미동맹 위기’ 진단과 해법
“美 정보공유, 韓 대북 억지력의 핵심 자산…지속시 국민 위험 노출시키는 일”
“전작권 전환, ‘조건’ 아닌 ‘시간’에 기반해 추진하면 북한에만 호재가 될 것”
“북미회담 가능성 근거 없어 보여…‘북·중·러 생태계’ 北, 美 만날 이유 적어”
“외교안보 노선 균형 잡아줄 인물 안 보여…대통령 인식과 방향성 바뀌어야”

(시사저널=강윤서·변문우 기자)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시사저널 박정훈

미국이 한국에 보내는 경고등이 꺼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직후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 일부 제한, 6월 북한 해킹 대응 한미일 사이버위협 실무그룹 회의에서 국가정보원 배제, 8월 한미 연합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 축소, 10월 정청래·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발급 거부까지 초유의 사태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미국은 외교·안보·통상 등 전방위적으로 한국에 일정한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단순히 '트럼프의 특수성'으로 치부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1월3일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재명 정부에 '핀 포인트'(pin point)'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본다.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겨냥해 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중국·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접근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에 대한 제한이 임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흐름은 대북 억지력을 약화시켜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미국이 한국에 보내온 일련의 신호를 어떻게 읽고 있나.

"미국이 한국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 같다. 다만 한국만큼 미국에게 중요한 나라도 많지 않다. 반도체와 제조업, 조선,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한미 연합전력 등 한국은 미국에게 귀중한 자산이다. 한국과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해서 관계를 끊거나 전면적인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정밀하게 겨냥하는 '핀 포인트' 압박을 일정한 패턴에 따라 이어가고 있다. 먼저 민감한 정보자산을 차단했다. 그 다음 정부·여당 인사를 제재하거나 친북·친중 성향을 비판하고, 통상 이슈를 건드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이 한국에 채찍과 당근을 함께 쓰고 있다."

왜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하나.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이 미국의 마지노선을 아슬아슬하게 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고 본다. '친북' 문제는 미국이 관리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친중'은 다른 문제다. 미국의 안보와 통상 정책의 최종 타깃은 중국이다. 한국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거나, 플랫폼 정책에서 중국 기업을 우대하고 미국 기업은 차별하거나, 군에 사용하는 드론 부품이나 군 신설을 들어오는 전기차에 중국산 제품이 들어가 정보를 빼낼 가능성이 생기는 문제 등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한국이 중국과 협력해 미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급망 구조를 만드는 듯한 행보는 미국의 마지노선을 넘는 문제다."

미국 측 조치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 정부와 언론은 미국이 보내는 메시지를 자신들이 상상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 맞춰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트럼프는 변덕이 심하고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정책 방향성을 바꿀 것이라거나, 미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관세를 철회할 것이라는 식의 희망회로를 돌리기도 한다. 미국이 아무리 메시지를 보내도 한국은 트럼프에 대한 감정적인 반감에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국익을 결정하는 정책 결정자들은 사안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틀에 갇혀 메시지를 해석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 결국 비자나 통상 문제, 정보 공유 차단 등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태가 생기지 않았나."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9월22일(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 연합뉴스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보자. 미국이 제한하고 있는 대북 정보공유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나.

"미국이 실제 어느 범위까지 정보를 제한 중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다만 일상적인 대북 감시나 전쟁 억제에 필요한 정보까지 차단하면 주한미군의 생명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민감 정보'에 대한 공유를 차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는 북한의 핵전력과 위치, 군사 동향, 북한과 중국·러시아 사이의 교신 내용, 이러한 움직임의 패턴을 파악하는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민감 정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거나 북한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완전히 배제하지 못한다. 특히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느 수준의 정보를 갖고 있는지 북한이 알게 되면 그 정보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진다."

이러한 대북 정보 제한이 국익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만약 북한 정권 지도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한미동맹에 의해 계속 추적되고 업데이트 된다면 북한 정권은 자신에 대한 정밀타격이 두려워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억지력은 현재로서는 우리의 핵무장이 아니라 정확한 타깃 정보 획득력과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한미 연합전력에 있다. 그런데 항간에 떠도는 우려같이 한미 간 민감 정보공유를 제한할 수준의 친중·친북 행보가 있다면, 이는 대북 억지력을 약화시켜 한국과 미국 국민 모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엄청난 일이라 하겠다."

전작권 전환을 두고 한국은 속도전, 미국은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조건'이 아닌 '시간'에 기반해 추진한다면 북한에만 호재가 될 것이다. 만약 한미 연합전력이 약화된다면 미국이 지금처럼 전략자산과 정보자산을 제공할지, 확장억제에 대해 어느 정도의 신호를 보낼지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전력이 약화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한국이 이를 통합해 지휘하고 작전을 운영할 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본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주권'과 연결해 지지층의 지지를 얻거나 지지율을 높이려는 모습이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전환을 서두른다면 더 큰 위험에 휩싸일 수 있다."

전작권 전환의 시기를 논의하기 위해 올해 중 개최하려던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일정도 내년 초로 미뤄졌다.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우리 군이 전작권을 빨리 달라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미군을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주장한다면 미국으로서는 한국과 무엇을 협의할 수 있겠나. 앞에서는 신뢰를 약속하면서 뒤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 사태나 플랫폼 규제로 인한 여진도 남아있다.

"쿠팡 사건은 한미관계의 결정적인 문제 중 하나다. 현재 경제와 안보의 상당 부분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돌아간다. 특히 미국은 자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에 굉장히 민감하다.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도 그런 문제로 유럽과 충돌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한국은 유럽과 유사한 형태의 플랫폼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의회 보고서에서도 쿠팡에 대한 한국의 조치가 중국 기업과 비교해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다. 이런 문제들이 통상 분야에서 미국의 핀 포인트 압박을 불러오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최근 국정원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50%로 본다고 했다. '50%'는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사실상 '자신 없는 예측'에 불과하다. 북한이 협의할 만한 의제를 갖고 접근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미국 측 입장이다. 트럼프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회담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북한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본다. 지금 미국은 이란,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상대해야 할 국가가 너무 많다. 실무진의 사전 준비도, 협의할 의제도 마련하지 않은 북미 정상회담을 굳이 추진할 이유가 없는 얘기다. 그럼에도 여권에서는 계속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계속 거론하는데, 구체적인 정황 근거를 제시하지도 못한다. 희망회로 같다."

북한도 미국을 만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보나.

"거의 없다고 본다. 미국의 대북 제재를 뚫을 수 있는 '북·중·러 생태계'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넘어 경제·기술·사회·문화까지 포괄하는 협정을 맺었다. 중국 역시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고, 압록강을 통한 육로 교류도 재개되고 있다. 북·중·러는 실질적인 연대 관계에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국제적으로 망신당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을 만날 필요가 없다. 북한에게 트럼프는 언제든 뒤통수 칠 수 있는 사람이고, 하노이 회담에서 당한 경험도 있다. 만약 한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는 노선을 취했다면,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패싱' 전략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그럴 필요성도 못 느끼는 듯하다."

DMZ 지뢰 사고를 둘러싼 한반도 긴장 상태는 어떻게 보나.

"남한이 북한에 '호구 잡힌' 상황이라고 본다. 남한이 어떤 일이 있어도 유화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수차례 확인됐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은 군사분계선을 재정립하기 위한 남북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현실성이 거의 없는 '희망사항'에 가깝다. 아울러 정부가 북한에 상응 조치를 취할 생각이 있었다면 이미 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매우 어렵다고 본다. 북한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기에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어느 정도까지 행동할 수 있는지 계속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 국경선을 확립하는 작업, 더 넓게 보면 북중러의 안보 협력과 연결된 움직임을 취할 수도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외통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 장관 오른쪽은 조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의 외교 노선에 대한 총평은.

"외교안보 노선의 균형을 잡아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 명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외교안보 인사를 교체하면 한미관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 인물이 들어와서 비슷한 길을 걷는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인식이다. 미국이 보내는 메시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합리적인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기 내내 미국의 핀 포인트 압박을 받으면서 우왕좌왕하고 국력을 낭비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나.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동시에 탈환했기 때문에 미국 국내 정치는 상당히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을 제약하는 과정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는 기존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미관계 역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전망한다. 관건은 이란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다. 이란은 7가지 선결 조건을 제시하며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와 원유 수출 제재 해제, 역내 모든 전선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 등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도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당분간 협상과 무력의 압박을 계속 병행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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