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무너지자 ‘반란군’ 갈 곳 잃었다…디섐보 등 DP월드투어로 대이동

김세훈 기자 2026. 11. 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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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가 지난 8월23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의 채텀힐스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인디애나폴리스 대회 최종라운드 3번홀 그린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LIV 골프가 출범 5년 만에 사라지면서 소속 선수들의 대이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당장 복귀를 허용하지 않는 가운데 DP월드투어가 브라이슨 디섐보를 비롯한 LIV 출신 선수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5일 LIV 골프가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서 청산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내년 DP월드투어에 LIV 출신 선수들이 대거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LIV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내년부터 지원을 중단한 뒤 사모펀드 BC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아 ‘LIV 2.0’으로 재출범하려 했다. 그러나 필요한 선수들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법정에서 LIV 측 변호사는 “LIV 2.0 계획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며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디섐보다.

두 차례 US오픈에서 우승한 디섐보는 최근까지도 LIV 2.0 합류 의사를 밝히며 “새 사업 계획은 충분히 타당하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리그 자체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PGA 투어 복귀는 당장 어렵다. PGA 투어는 LIV 골프에 출전한 선수에게 마지막 출전일로부터 1년 동안 투어 참가를 제한하고 있다. 디섐보는 LIV에서 마지막으로 경기한 뒤 1년이 지나야 PGA 투어로 돌아갈 수 있다.

반면 DP월드투어의 문은 상대적으로 넓다.

디섐보는 아직 DP월드투어 회원이 아니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회원 가입 자격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자격은 내년까지 유효하며 가입 신청 마감은 오는 16일이다.

캐머런 스미스와 더스틴 존슨은 메이저 우승자 자격에 따른 가입 기한이 이미 끝났지만 초청 선수로 일부 DP월드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다만 BMW PGA 챔피언십이나 스코틀랜드오픈 같은 주요 대회에는 초청받을 수 없다. 다른 대회에서 우승하면 정식 회원 자격을 신청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호아킨 니만, 토마스 피터스, 찰스 하월 3세, 루커스 허버트 등도 초청 대상이 될 수 있다.

상황이 더 간단한 선수들도 있다. 욘 람과 티럴 해턴을 포함한 약 15명의 LIV 출신 선수는 여전히 DP월드투어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어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2022년 회원 자격을 반납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도 통산 상금 순위에 따라 다시 회원 신청이 가능하다.

DP월드투어로서는 LIV 붕괴가 오히려 선수층을 강화할 기회가 됐다.

PGA 투어가 1년 출전 제한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LIV 출신 선수들이 당장 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무대가 DP월드투어이기 때문이다. 이미 패트릭 리드는 2025년 LIV를 떠난 뒤 DP월드투어에 합류해 현재 시즌 랭킹 2위에 올라 있으며 다음 시즌 PGA 투어 카드까지 확보했다.

흥미로운 점은 DP월드투어가 LIV에 강경한 태도를 취한 직후 상황이 뒤집혔다는 것이다.

DP월드투어는 LIV 2.0에 합류하는 선수는 내년 투어 출전을 금지하고 2027년 라이더컵에도 나설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이 키닝스 최고경영자는 선수들에게 “선택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런 정책이 람과 해턴의 LIV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LIV 2.0은 필요한 선수 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BC파트너스는 3억달러를 투자해 17개 대회로 구성된 새 리그를 추진했다. 당초 30명이 합류하기로 했고 10명이 추가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계약까지 마친 선수는 극소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서명한 선수가 4명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돈보다 선수가 부족해 리그가 무너진 셈이다.

LIV는 막대한 계약금으로 세계 골프의 질서를 흔들었지만 그 돈이 사라지자 선수들을 붙잡지 못했다. 이제 LIV를 떠났던 선수들이 다시 기존 투어의 문을 두드리는 반대 방향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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