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공세 받는 조원태, ‘통합 대한항공’ 성적이 경영권 방어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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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그룹의 지분 매집으로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대한항공의 성적과 배당 등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반그룹과 지분 경쟁이 길어질수록 실적과 주주환원으로 우군의 지지를 다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이 2022~2025년 보통주 배당을 주당 750원으로 유지해 온 만큼, 합병 뒤 늘어난 이익이 실제 배당액에도 반영될지가 주주 설득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경영권 분쟁은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의 체질 개선을 상당 부분 앞당겼다"며 "통합 과제가 잘 마무리되면 주주환원 강화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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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성과·주주환원으로 주주 설득 과제

호반그룹의 지분 매집으로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대한항공의 성적과 배당 등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반그룹과 지분 경쟁이 길어질수록 실적과 주주환원으로 우군의 지지를 다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5일 19만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종가 대비 53.7% 올랐다. 시가총액도 약 12조7115억원으로 불어나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약 11조1755억원)보다도 커졌다.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벌어진 ‘소수점 지분 싸움’이 주가에 불을 붙였다. 호반이 지분을 20.69%로 늘려 조 회장 측(20.58%)을 0.11%포인트 앞선 데 이어, 조 회장도 다음달 3일 약 370억원을 들여 지분 0.49%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이 경우 조 회장 측이 호반 지분을 0.38%포인트 앞선다.
호반은 아직 ‘단순 투자’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진칼은 거듭 지분을 늘린 호반의 추가 매수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주주들의 신뢰를 붙잡는 싸움이기도 하다. 현재로선 델타항공(14.90%) 등 조 회장 측 우호 주주가 있고 산업은행도 10.58%를 보유해 호반이 최대주주가 됐다고 당장 경영권을 쥐기는 어렵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룹 경영이 흔들리면 호반이 개입할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경쟁이 길어질수록 기존 주주들에게 현 경영진 편에 남을 이유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며 “기존 주주들의 지지를 당연하게 여길 수 없는 만큼, 조 회장도 주요 사업에서 약속한 성과를 내며 현 경영진에게 계속 맡기는 편이 낫다는 믿음을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다음달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조 회장에게 중요한 시험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의 자산과 부채, 인력을 승계하고 운항, 안전 체계도 하나로 합친다. 조직을 무리 없이 합치는 데 더해 합병 실익도 입증해야 한다.
향후 표 대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은행은 아시아나 인수를 지원하면서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사전 협의와 동의권을 확보하고 경영평가위원회를 통해 대한항공 경영을 평가하기로 했다. 통합 성과는 인수를 지원한 주주들에게 조 회장이 내놓을 경영 성적표인 셈이다.

관건은 몸집이 커진 만큼 이익도 늘릴 수 있느냐다. 현재 통합의 토대가 될 여객, 화물 본업은 순항하고 있다. 올해 1~9월 대한항공의 별도 영업이익은 1조199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5% 늘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화물과 방한, 환승 수요가 실적을 받쳤다.
여기에 양사 항공편을 연결해 환승객을 늘리고 외주 정비를 줄여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더해질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운임 격차 축소와 정비비 절감 등으로 연간 최대 1조원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 실적 합산과 통합 효과가 더해지면서 대한항공 별도 영업이익이 올해 1조원 중반대에서 내년 2조원 중후반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늘어난 이익을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주느냐도 지분 경쟁의 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한항공 배당이 늘면 지주사 한진칼도 주주에게 돌려줄 재원이 두터워지기 때문이다. 한진칼의 상반기 별도 영업수익 중 배당수익(863억원) 비중은 73.7%였다. 대한항공은 올해까지 미실현 손익과 일회성 손익을 뺀 별도 순이익의 30% 이내를 환원하고 합병 후 배당정책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2022~2025년 보통주 배당을 주당 750원으로 유지해 온 만큼, 합병 뒤 늘어난 이익이 실제 배당액에도 반영될지가 주주 설득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성과가 주주에게도 돌아온다는 믿음을 줘야 경영권 방어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항공기 투자 등에 돈을 더 쓴다면, 언제부터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그동안 배당은 어떻게 가져갈지 함께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진칼 지분 다툼이 배당과 대한항공 쇄신을 재촉한 전례도 있다. 2019년 한진칼은 지분 10.81%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 사모펀드 KCGI가 경영 방식을 비판하자 배당성향을 약 50%로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배당 확대 카드였다.
이듬해 조 회장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3자연합’을 꾸려 경영권에 도전하자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의결하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 재무 부담을 덜고,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할 힘도 키우려 한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경영권 분쟁은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의 체질 개선을 상당 부분 앞당겼다”며 “통합 과제가 잘 마무리되면 주주환원 강화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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