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두 달간 320차례 아동학대 의심 행위… 보육교사 3명 구속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

소장섭 2026. 11. 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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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사이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행위가 320차례 확인됐고, 어린이집 교사 3명이 구속됐다. 이 사건이 전해지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은 다시 무거워졌다. 아침마다 아이의 손을 놓고 어린이집을 돌아서는 부모에게 이 숫자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육기관의 안전은 더욱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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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3명 구속으로 끝낼 일인가… 어린이집 안전망을 묻는다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일이 부모에게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베이비뉴스

두 달 사이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행위가 320차례 확인됐고, 어린이집 교사 3명이 구속됐다. 이 사건이 전해지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의 마음은 다시 무거워졌다. 아침마다 아이의 손을 놓고 어린이집을 돌아서는 부모에게 이 숫자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내 아이가 지금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부모가 알 수 없는 시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든다.

교사 3명의 구속은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조치다. 그러나 구속으로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부모들이 정말 알고 싶은 것은 단순히 가해자가 처벌받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어떻게 두 달 동안이나 이런 일이 이어질 수 있었는지, 그동안 어린이집과 관계 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왜 더 일찍 발견하지 못했는지 묻고 있다.

의심 행위가 320차례나 확인되는 동안 이를 알아챈 사람은 누구였는가. 신고와 조사는 어떤 경로로 이뤄졌는가. 어린이집 내부의 관리·감독 체계는 제대로 작동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비슷한 사건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 처벌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지만, 부모가 원하는 것은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이다.

아동학대 통계도 가볍게 볼 수 없다. 2025년 한 해 전국에서 확인된 아동학대는 2만3648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발생한 사례는 374건이며, 학대행위자가 어린이집·유치원 교사인 사례는 378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발생 장소와 학대행위자의 직업은 서로 다른 집계 기준이므로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체 아동학대에서 보육·교육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해서 이 문제의 심각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집은 아직 자신의 경험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영유아들이 하루 중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육기관의 안전은 더욱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

부모의 불안은 결국 확인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데서 비롯된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겪은 일을 정확하게 말해 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알림장에 적힌 몇 줄의 기록과 하원 때 교사가 건네는 짧은 인사가 부모가 아이의 하루를 파악할 수 있는 거의 전부인 경우도 있다. 그 사이에 놓인 수많은 빈칸을 부모에게 믿음만으로 채우라고 할 수는 없다. 투명한 보육환경은 부모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그렇다고 보육 현장을 무조건 감시하는 방식이 해답은 아니다.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른 투명성이다. 부모가 정당한 사유로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고자 할 때 관련 절차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조사와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며, 부모에게도 가능한 범위에서 진행 상황과 결과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어린이집 내부 구성원이 이상 징후를 발견했을 때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신고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

보육교사에 대한 사회적 시선 역시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을 이유로 모든 보육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장에는 아이들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교사들이 많다. 이들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제대로 존중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아이들의 안전과 연결된다. 교사 1인당 아동 수, 업무 부담, 휴게시간, 처우 등 보육환경 전반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건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별개로 보육환경 개선 과제는 지속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어린이집 운영 주체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공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기적인 지도·점검이 어떤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기존 관리·감독 체계가 의심 행위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설명해야 한다.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예방·신고·조사 체계를 갖춰야 한다.

부모의 불안을 덜어주는 것은 막연한 위로나 신뢰를 부탁하는 말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있는 대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제도적 약속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일이 부모에게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은 어린이집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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