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해, 돈 다 잃었어” 코스피 폭락에 개미들 몰려간 곳…절하고 굿까지 한다는데 [이슈, 풀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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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8% 내린 5383.80에 거래를 마쳤다.
가상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찜질방을 즐기는 '사우나 고요', 주식 종목별 기도실에 모여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투자 탈출방', 아바타가 대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주는 '온라인 순례길' 등 종류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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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다시는 코인을 안 하겠습니다.”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손실을 본 개미들이 온라인 법당에 모여들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출렁이는 가운데 투자 성공을 빌고 손실을 추모하는 3차원(3D) 가상공간 ‘가즈아법당’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용자들은 가상의 동자승을 통해 절을 올리고, 분향소에 손실 금액을 남기며 서로를 위로한다.
5일 온라인상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즈아법당은 실제 사찰을 본뜬 웹 서비스다.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기원하거나 손실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기도실과 분향소, 소원등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다.
법당 한쪽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떠나보낸 수익과 손실이 여기에 잠들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용자는 떠나보낸 수익이나 손실을 영정에 올리고 마지막 한마디를 남길 수 있다. 다른 투자자들이 향을 올려 조문하면 ‘공덕’이 쌓이는 방식이다.
분향소에는 손실 금액과 함께 “엄마 미안해”, “-1000만원 이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세요”, “다시는 코인을 안 하겠습니다” 등 투자자들의 애환이 담긴 글이 빼곡하다. 손실을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비슷한 처지의 투자자들과 위로를 나누는 공간인 셈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8% 내린 5383.8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5.11% 내린 678.41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7.57%, 9.46% 떨어진 20만1500원, 126만4000원에 마감하면서 국내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돼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오전 10시 16분에는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코스피 시장 56번째 사이드카로, 매도 사이드카로는 29번째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보다 5% 이상 떨어진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지면 발동된다.
가즈아법당 안의 삼성전자 기도실에 들어가자 흰색 승복을 입은 동자승 캐릭터가 나타났다. ‘상승기원 절하기’를 누르면 빨간 승복으로, ‘하락기원 절하기’를 누르면 파란 승복으로 갈아입고 절을 올린다. ‘굿하기’ 버튼을 누르면 굿을 하고, 소원등을 띄워 투자 소망을 남길 수도 있다.
법당 정면의 대형 화면에는 삼성전자 주가 차트가 떠 있다. 화면 아래에서는 빨간색 ‘매수군의 성’과 파란색 ‘매도군의 성’이 맞붙는다. 작은 병사들이 성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모습으로 매수·매도세의 대결을 표현했다.
장이 마감되면 전투도 종료된다. 이날은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 마감하면서 매도군의 승리로 끝났다. 실제 주가 흐름에 따라서 가상 전투의 승패가 갈리는 구조다.

가즈아법당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트코인 등 3개 기도실로 출발했다. 이후 이용자 요청에 따라 코루(KORU·국내 증시를 추종하는 미국 상장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미국주식, 속슬(SOXL·미국 반도체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이 추가됐다.
현재 운영 중인 기도실은 모두 6곳이다. 이 중 비트코인 기도실의 이용자가 가장 많다.
개발자 엄진섭씨(36)는 “저도 직접 투자하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먼저 가즈아법당을 만들었다”며 “지난달 30일 처음 공개한 이후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다른 기도실도 추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즈아법당처럼 AI로 간단히 구현한 소규모 가상공간이 최근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가상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찜질방을 즐기는 ‘사우나 고요’, 주식 종목별 기도실에 모여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투자 탈출방’, 아바타가 대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주는 ‘온라인 순례길’ 등 종류도 다양하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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