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생태 한계 왔는데…벼랑 끝에 몰린 조경업계의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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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역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과 기후변화의 여파로 붉게 말라 죽어 가는 가운데, 소나무를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온 지역 임업인들이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시가 최근 지역의 산림 전역을 대상으로 드론 촬영과 항공 예찰 조사한 결과, 소나무 고사목 수는 480만여 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시 신광면의 한 조경 농원은 수십 년간 정성껏 가꿔온 희귀 소나무와 명품 조경수 130여 그루가 말라 죽는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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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한 철 벌이 끊긴 상황서 수억 대 소나무 자산마저 잃어 ‘발 동동’
재선충 넘어 온난화·가뭄 등 생육 한계…재난 보상·수종 전환 대책 시급

포항 지역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과 기후변화의 여파로 붉게 말라 죽어 가는 가운데, 소나무를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온 지역 임업인들이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시가 최근 지역의 산림 전역을 대상으로 드론 촬영과 항공 예찰 조사한 결과, 소나무 고사목 수는 480만여 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시 전체 산림과 소나무·해송 분포 면적을 고려할 때, 이는 단순한 국지적 피해를 넘어 지역 소나무 숲의 생태적 지배 구조가 흔들리는 가시적인 ‘생태적 한계’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나무 생태계가 급격히 무너져내리면서, 이를 바탕으로 생계를 유지해 온 송이 채취 농가는 물론 조경수 재배업체로까지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사안이 포항지역 조경업자들 상당수가 송이 채취를 겸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나무재선충의 무자비한 확산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가을 수확을 하는 농가다. 포항지역 최대 송이 공판장인 포항시산림조합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송이 공판량은 973kg에 불과했다. 3년 전(1만1151kg)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폭락한 수치로, 사실상 송이 생산 기반이 상실된 셈이다.
고가의 조경수 피해도 심각하다. 이미 도심 생활권과 도로변에 심어진 소나무 조경수가 갈색으로 말라죽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농원에서 출하를 기다리던 명품 조경수마저 집단 고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항 지역 조경업 운영자 상당수가 가을철 송이 채취를 겸해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당장 연간 수입이 끊긴 상황에서 수십 년간 가꿔온 실물 자산마저 잃는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포항시 신광면의 한 조경 농원은 수십 년간 정성껏 가꿔온 희귀 소나무와 명품 조경수 130여 그루가 말라 죽는 피해를 입었다. 시가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최상급 진백 소나무를 포함해 추산 피해액만 수십억 원대에 달한다.
해당 농원이 소나무 고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전문 기관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결과, 재선충과 함께 온난화·가뭄 등 기후변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을 받았다. 기온 상승과 장기 가뭄으로 소나무의 자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재선충과 수분 차단에 따른 고사가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조경 현장에서 소나무는 농가 자산과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수종이다. 수형(나무 모양)을 잡는 데만 수십 년의 세월과 자본이 투입돼 한 그루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주요 자산으로 취급됐다. 그러나 기후 적응의 한계로 이들 조경수마저 속속 말라 죽고 있다.
하지만, 산림 당국의 방제 정책은 일반 산림의 고사목 제거나 방제 작업에만 집중되어 있어, 자본과 노동을 집약 투입해 온 송이·조경수 재배 임가들의 실질적인 재산 손실이나 구조적 대책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광면에서 송이 채취와 조경 농원을 병행해 온 홍모(68)씨는 “송이 수확이 줄어 연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수십 년간 피땀 흘려 가꿔온 조경수 자산마저 고사해 막막한 심정”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성 피해임에도 정부나 지자체의 보상이나 대체 수종 전환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산 가치가 떨어진 재배 부지를 처분하려 해도 거래가 끊겼고, 기후에 적응할 대체 수종으로 바꾸고 싶어도 자금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피해 임업인 17명은 오는 11일 포항시의회를 방문해 조경수 고사와 송이 생산량 급감 등 현장의 참담한 실태를 알리고, 대체 수종 전환 지원 및 재난 보상 대책 수립을 강하게 요청할 계획이다.
/신동선 기자 elshada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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