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와 주지훈의 서양풍 로판,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재혼 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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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로 봐왔던 신민아와 주지훈인데, 그 배역의 이름은 각각 나비에와 소비에슈다.
그러니 <재혼 황후> 같은 가상 설정의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가 시도되지 말란 법은 없다.
결국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금슬 좋았던 황후 나비에와 황제 소비에슈 사이에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와 서왕국 왕자 하인리(이종석)가 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사랑의 엇갈림을 그린 작품이다.
바로 그 지점은 이미 웹소설과 웹툰에 하나의 장르처럼 무수히 많은 <재혼 황후>풍의 작품들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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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로 봐왔던 신민아와 주지훈인데, 그 배역의 이름은 각각 나비에와 소비에슈다. 이들은 동대제국이라는 가상의 나라의 황후와 황제다. 당연히 배경도 우리가 봐왔던 한국의 시공간이 아니다. 제아무리 판타지 공간이라고 해도 한국의 과거나 현재를 모티브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 작품의 모티브는 딱 봐도 서양이다. 그러면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써야 할 것 같은 데, 또 언어는 한국어를 쓴다. 이 작품 당신이라면 감당할 수 있겠는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재혼 황후>가 바로 그 문제작이다. 4회까지 공개한 이 작품을 두고 벌써 다양한 반응들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해외 언론에서는 심지어 "2026년 최고의 K드라마가 마침내 등장했다"거나 "한번 발을 들이면 깊이 빠져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적인 세계"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국내 반응은 조금 다르다. 낯선 서양풍 세계관과 한국 배우들의 결합에서 오는 부조화가 호불호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사실 <재혼 황후>는 이미 글로벌 누적 조회수 29억7천만 회를 기록한 메가 히트 IP인 동명 웹툰 원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만화의 세계에서 <베르사이유의 장미>나 <올훼스의 창> 풍의 서구를 배경으로 하는 순정만화는 한국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시도된 바 있다. 황미나, 신일숙, 김혜린 같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니 <재혼 황후> 같은 가상 설정의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가 시도되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이를 드라마화 하는 문제는 조금 다르다. 최근 들어 훨씬 판타지와 장르화가 익숙해졌긴 하지만 드라마는 아직도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재혼 황후>는 그런 점에서 보면 도발적인 작품이다. 이러한 드라마에 대한 인식 자체를 뛰어넘어 서양풍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데다, 심지어 사람이 새로 변신하는 식의 판타지 설정까지 자유로이 넘나들기 때문이다.

낯선 세계관이 만들어내는 '현타'가 있긴 하지만, 4회까지 공개된 작품을 보면 의외로 빠져들게 하는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가 대단히 새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결국 <재혼 황후>는 동대제국의 금슬 좋았던 황후 나비에와 황제 소비에슈 사이에 도망 노예 라스타(이세영)와 서왕국 왕자 하인리(이종석)가 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사랑의 엇갈림을 그린 작품이다. 물론 황제와 황후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들 관계의 변화는 정치와 외교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서사는 판타지 로맨스라는 익숙한 틀 안에 있다.
새로운 건 오히려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라는 낯선 세계관이다. 으리으리한 궁전과 그곳에서 연일 벌어지는 연회, 그리고 그 연회의 사교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정치 같은 것들이 다름 아닌 한국 배우들에 의해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기에 새로 변신하는 하인리 같은 판타지적 존재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낯선 세계관이 들어오니 익숙한 로맨스 서사도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새로 변신한 하인리가 나비에에게 날아가 서신을 전하는 방식으로 관계가 진전되는 이야기 같은 것이 그렇다.

혹자들은 '한국판 <브리저튼>'을 기대했는데 <서프라이즈>가 연상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 낯선 세계관의 진입장벽을 일단 들어서면 빠져드는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국내 작품들과 해외 작품들을 두루 보는 필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런 이질적인 결합을 가진 작품의 도전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다.
중요한 건 결국 얼마나 웰메이드로 만들어 냈는가라고 볼 수 있는데, <재혼 황후>는 낯섦은 분명 있지만 미술이나 의상은 물론이고 판타지 연출에 있어서도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낯선 시도지만 전반적으로 들뜨지 않고 차분히 가라앉혀 드라마를 진행시키고 있는 연출 방식은 그런 점에서 효과적인 면이 있다.

캐스팅과 연기도 적절하다. 주지훈과 신민아는 단단하게 이 낯선 세계관의 중심을 잡는 묵직한 연기를 해주고 있고, 여기에 외모가 진짜 판타지처럼 느껴지는 이종석과 이세영의 틈입도 적절해 보인다. 무엇보다 궁금해지는 건 이제 첫발을 내딘 <재혼 황후>가 과연 뒤로 갈수록 화력을 발휘해 좀 더 한국 대중들에게 보편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바로 그 지점은 이미 웹소설과 웹툰에 하나의 장르처럼 무수히 많은 <재혼 황후>풍의 작품들의 시선이 집중된 곳이다. 이 작품의 성패에 따라 그 작품들의 향방도 결정될 테니 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gmail.com
[사진=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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