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현역 빅리거에 영입 경쟁까지 붙었는데 87만8000달러?…LG, 트리스탄 벡을 어떻게 이 가격에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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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경력을 먼저 보면 계약 금액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올해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고, 국내 구단들의 영입 경쟁까지 붙었던 투수다. LG 트윈스가 새 외국인 투수 트리스탄 벡을 영입하며 받아든 계약서는 선수의 이름값과 몸값 사이에 적지 않은 간격을 남겼다.
LG는 벡의 메이저리그 경력과 함께 그 경력을 가능하게 한 구위와 투구 구성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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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연봉 합쳐 87만8000달러…이름값과 어긋나는 계약 규모
빠른 공에 스위퍼까지 갖춘 벡 “최대한 많은 이닝 소화하겠다”

(MHN 정철우 기자) 선수의 경력을 먼저 보면 계약 금액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올해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고, 국내 구단들의 영입 경쟁까지 붙었던 투수다. 그런데 계약금과 연봉을 모두 더한 금액이 87만8000달러다. LG 트윈스가 새 외국인 투수 트리스탄 벡을 영입하며 받아든 계약서는 선수의 이름값과 몸값 사이에 적지 않은 간격을 남겼다.
LG는 5일 우완 투수 벡과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57만8000달러 등 총액 87만8000달러에 입단 계약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선수를 확보했다는 사실에 더해 그를 데려오는 데 들어간 비용까지 눈길을 끄는 영입이다.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쓸 수 있는 100만달러를 채우지 않고도 경쟁력 있는 현역 빅리거를 잡았다.
벡은 갑자기 KBO 구단들의 시야에 들어온 선수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영입 후보로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투수다. FA가 된 뒤에도 국내 구단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고, 영입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갖고 지켜본 시간이 길었던 만큼 시장에 나왔을 때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적극적이었다.
이런 선수의 계약은 가격이 올라가기 쉽다. 구단마다 필요한 이유가 있고, 선수에게는 조건을 비교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LG가 경쟁에서 이겼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경쟁자를 제치면서도 계약 총액을 90만달러 아래로 묶었다는 것은 별도로 평가할 만한 성과다.
벡의 이력을 보면 그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1996년생인 벡은 키 193㎝, 몸무게 90㎏의 체격을 갖춘 미국 출신 우완이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12순위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했고, 202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15경기에 나서 345⅓이닝을 소화하며 23승 23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선발 등판이 62차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불펜으로 뛰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경험도 쌓았다는 점은 KBO 적응과 활용 가능성을 판단할 자료가 된다.
LG가 주목한 부분도 경력의 간판에만 있지 않다. 타자를 상대할 구체적인 무기를 갖췄다는 평가다.
구단은 “트리스탄 벡은 리그 정상급 구위의 빠른 공과 결정구인 스위퍼 외에도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이를 바탕으로 타자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리스탄 벡이 미국 무대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KBO의 새로운 환경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빠른 공으로 승부의 바탕을 만들고 스위퍼를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다른 구종까지 섞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상대 타자의 유형에 따라 대응할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긴 시즌을 치러야 하는 외국인 투수에게 필요한 조건이다. LG는 벡의 메이저리그 경력과 함께 그 경력을 가능하게 한 구위와 투구 구성을 샀다.
그렇다면 LG는 어떻게 이 선수를 87만8000달러에 확보했을까. 구체적인 협상 과정과 다른 구단의 제안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유를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벡이 LG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금액 외에 어떤 조건을 중요하게 봤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결과는 선명하다. 여러 구단이 원했던 선수를 데려오면서도 지출을 한도까지 끌어올리지 않았다. 원하는 자원을 확보하는 일과 구단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을 지키는 일을 동시에 해냈다는 점에서 LG 협상력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벡은 구단을 통해 새로운 무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닝 소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KBO 명문구단인 LG 트윈스에 합류하게 되어 영광이다. LG 트윈스 팬들이 리그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열정적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그렇게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뛰는 게 어떤 기분인지 빨리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다음 시즌 팀이 최고의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계약 금액이 만족스럽다고 영입의 최종 성적표까지 나온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불펜으로 뛰었던 벡이 KBO에서 얼마나 꾸준하게 이닝을 책임질 수 있을지는 확인해야 한다. 구단이 기대하는 구위가 실제 경기에서 어떤 위력으로 이어지는지도 시즌을 통해 증명할 몫이다.
그러나 계약 단계에서 LG가 거둔 성과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름값 있는 현역 빅리거를 경쟁 끝에 확보했고, 가격표에는 100만달러보다 12만2000달러 적은 금액이 적혔다. 벡이 기대한 만큼 던져준다면 이번 계약은 좋은 선수를 영입한 사례를 넘어, 그 선수를 얼마나 유리한 조건에 데려올 수 있는지 보여준 협상의 기준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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