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호남반도체 예산 심의하는데…민간위원에 디저트카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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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6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사업을 심의하는 위원회에 디저트 카페 대표와 정형외과 전문의 등 반도체 비전문가들이 위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 분야 민간위원 3명 중 반도체 전문가는 한 명도 없는 데다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 산출근거도 미비해 졸속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산업통상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총 6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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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분야 민간위원 3명 모두 반도체 비전문가
국회도 전문성 부족 지적…구자근 "졸속 지원"

정부가 추진하는 6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사업을 심의하는 위원회에 디저트 카페 대표와 정형외과 전문의 등 반도체 비전문가들이 위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 분야 민간위원 3명 중 반도체 전문가는 한 명도 없는 데다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 산출근거도 미비해 졸속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산업통상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총 6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매년 1조5000억원씩 4년간 투입하는 것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1조5000억원이 반영됐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광주 군공항 부지에 반도체 생산시설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하며, 정부는 산업단지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 등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용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업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 내역을 보면 산업기반시설 조성·운영에 1조원, 입주 기업 및 기관 지원에 2000억원, 기술개발과 산업생태계 육성에 2000억원이 배정됐다. 전문인력 양성에는 700억원, 산업 조사·분석 및 지원시책에는 300억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각 사업에 어떤 시설을 짓고, 어느 기업을 지원하며, 비용은 어떻게 산정했는지 등에 대한 세부 내용은 빠져 있다. 산업부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수립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예산 사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를 심의할 위원회의 전문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는 국무총리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통해 지원 예산의 관리·운용 사항을 심의하도록 했다. 산업부가 예산을 편성하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구체적인 기금운용계획을 마련하고, 지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부가 예산을 교부하는 방식이다.
위원회는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도 점검한다. 사업이 집행된 이후 기금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을 권고할 수 있다.
지원위원회는 정부위원 19명과 민간위원 16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산업 분야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인사는 총 3명이다.
이 중 한 명은 광주와 서울, 인천 등에서 일본식 과일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청년 기업인으로 활동하며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청년·여성 창업 경험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민간위원은 정형외과 전문의 출신이다.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과장과 대한골절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총장 취임 이후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과 산학협력 확대를 강조해왔지만 반도체 기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토공간혁신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한 인사도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 이 민간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 공약인 '5극 3특' 구상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세 사람 모두 창업과 교육, 지역균형발전 분야의 경험은 있지만 반도체 산업 자체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이력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국회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회예산정책처는 산업 분야 민간위원 가운데 반도체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문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특정 사업의 기술적 타당성이나 우선순위를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민간전문가의 역할과 구분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자근 의원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은 있겠으나, 200만평이 넘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인프라 계획과 지원 예산의 관리, 운용사항을 심의하는 과정에 제대로 참여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결국 국민 혈세 6조원을 깜깜이에 졸속으로 특정지역에 퍼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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