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구하기도, 가격 맞추기도 어렵다 '수급 불안 언제까지?'

김상일 기자 2026. 11. 5.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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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기관 입찰 잇단 유찰 수의 시담으로 구매 추진…수급 불안 지속
지난해 8000~9000원에서 일부 보건소 1만8500원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독감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기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보건소를 비롯한 공공 의료기관에서 백신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입찰 유찰이 반복되고 구매 가격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독감 백신 시장에 수급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의학신문 DB

지난해 1바이알당 8000~9000원 선에서 형성됐던 구매 가격이 올해 일부 지방 보건소에서는 1만8500원까지 치솟은 가격으로 구매를 추진할 정도다. 백신을 원하는 시기에 필요한 물량만큼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가격을 더 지불하더라도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공공기관의 독감 백신 구매 과정에서도 공급 여건 악화가 드러나고 있다. 교정기관과 성남시의료원 등은 독감 백신 구매를 위한 입찰을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잇따라 유찰되면서 공급업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이들 기관은 수의 시담을 통해 백신 구매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통상 경쟁입찰을 통해 공급업체와 가격을 결정하는 공공기관에서 반복적으로 유찰이 발생하고 별도 협의를 통한 구매까지 추진한다는 점은 현재 시장에서 백신 물량 확보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보여준다.

가격 상승은 더욱 두드러진다. 일부 지방 보건소는 독감 백신 1바이알당 1만8500원에 구매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공공시장 구매 가격이 8000~9000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안팎으로 높아진 셈이다.

물론 기관별 계약 조건과 구매 시점, 백신 제품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공공기관이 이처럼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도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의 공급 여건이 이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구매 가격 인상에 그치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백신 구매가 지연되거나 계획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접종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건소와 교정기관 등은 일반 의료기관과 달리 정해진 대상자에게 일정 기간 내 접종을 완료해야 하는 만큼 백신 확보가 늦어질수록 현장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입찰을 반복하기보다는 공급 가능한 업체를 찾아 구매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 백신 조달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약품 유통업계에서는 독감 백신 수급과 가격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공기관 입찰에서 유찰이 반복되고 일부 기관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민간 의료기관의 백신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감 백신은 접종 시기가 집중되는 계절성 품목인 만큼 지금처럼 가격도 상승하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특정 시점에 수요가 몰리면서 연말경에는 가격과 물량 모두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약품유통업계 관계자는 "독감백신 시장은 1년 장사로 마무리되는 만큼 최근 시장 분위기는 단순히 가격이 오른 수준을 넘어 필요한 물량을 제때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당분간 독감백신 수급 불안정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