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RSV 백신 국가접종 검토 2년째...가격·수급 안정 대책은 '아직'

이재원 기자 2026. 11. 5. 06: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질병청, 올해 질병부담 연구 진행…백신 효과·재정 고려해 도입 판단
아렉스비·아브리스보 등 예방수단 확대에도 국내 국가 지원 공백
호주·캐나다 등 해외 공적 지원 확대…고령층·영유아 예방 접근성 대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고령층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에 따른 입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RSV 백신의 국가예방접종 도입 여부가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주와 캐나다,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고령층과 임신부, 영유아를 대상으로 RSV 예방의약품의 공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백신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정부 대책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 출처=의학신문 DB.

질병관리청은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용갑 의원의 RSV 백신 국가 지원 및 가격 안정 대책 관련 질의에 대해 올해 질병부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가예방접종 도입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최근 65세 이상 고령층의 RSV 입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영유아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RSV 백신의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부담 완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질병청은 현재 'RSV 질병 부담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질병부담과 백신 효과, 소요 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예방접종 도입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질병청은 앞서 2025년 실시한 '예방접종 종합계획 수립 지원 연구'에서도 RSV 예방수단을 국가예방접종 도입 검토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한 바 있다.

RSV 국가예방접종 도입 필요성은 2024년부터 제기돼 왔지만, 올해도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서 실제 국가 지원 여부와 도입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질병청은 백신 수급 및 가격 안정 대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질병청은 "RSV 백신은 현재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백신 수급 및 가격 안정에 관한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RSV 감염으로 인한 중증화와 입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령층 및 영유아 예방의약품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호주는 2026년 5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층과 60세 이상 원주민을 대상으로 GSK의 RSV 백신 '아렉스비'를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해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호주 정부는 4억4530만 호주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한 호주는 임신 28~36주 임부에게 화이자의 '아브리스보'를 국가예방접종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영유아에게는 주·준주정부별 사업을 통해 사노피의 장기지속형 RSV 예방항체 '베이포투스'를 무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역시 공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캐나다는 연방정부가 모든 접종을 일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정부별로 예방접종사업을 운영한다.

대표적으로 온타리오주는 2025~2026년 RSV 유행 시기부터 75세 이상 전체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0~74세 성인을 대상으로 RSV 백신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지원 제품에는 GSK의 아렉스비와 화이자의 아브리스보가 포함된다.

영유아에 대해서도 베이포투스와 임신부 접종용 아브리스보를 공적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특히 온타리오주는 앞선 두 차례 호흡기 감염병 유행 시기의 사업에서 높은 예방수단 사용률과 입원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는 점을 지속 지원의 근거로 제시했다. 

영국 역시 국가보건서비스(NHS)를 통해 RSV 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있다. 2026년 9월부터는 기존 고령층과 임신부 중심의 지원 대상을 확대해 75세 이상 전체 고령층, 고령자 요양시설 거주자, 면역저하 또는 만성 호흡기질환이 있는 65~74세 성인까지 포함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RSV 예방접종을 고령층의 중증 호흡기질환 예방과 의료비 부담 감소를 위한 공공보건 정책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RSV 예방의약품 선택지는 늘어나고 있다.

성인용 RSV 백신으로는 GSK의 아렉스비, 화이자의 아브리스보, 모더나의 엠레스비아 등이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이 가운데 아렉스비는 국내 접종이 이뤄지고 있으며, 아브리스보는 임신부 접종을 통한 영아 RSV 하기도질환 예방 적응증까지 확보했다.

영유아 예방 분야에서는 사노피의 베이포투스가 사용되고 있다. 베이포투스는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RSV에 대한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예방항체 의약품으로, 영아의 RSV 하기도질환 예방에 활용된다.

그러나 이들 예방의약품은 국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접종 대상자의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 백신과 영유아 예방항체는 투여 대상과 예방 방식이 다른 만큼 국가 지원을 검토할 때 각각의 질병부담과 비용효과성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외에서는 고령층 백신뿐 아니라 임신부 예방접종과 영유아 예방항체를 함께 공적 지원체계에 포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정책 검토에 참고할 부분이다.

이에 따라 질병청이 진행 중인 연구에서 RSV 감염에 따른 고령층 입원 부담과 예방접종의 비용효과성이 어떻게 평가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