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에 전기 어떻게 댈까…빅스포서 본 전력망 해법[르포]

임소현 기자 2026. 11.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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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찾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한국전력 전시관. 화면 속 지도에 변전소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잇는 송전선로 후보가 하나씩 나타났다.

한전이 이날 선보인 'AI 버추얼 파워 그리드'는 발전소부터 변전소, 송전망과 배전망까지 실제 전력설비를 가상 공간에 옮겨 여러 운전 조건을 시험하는 기술이다.

리벨리온 부스 화면에는 변전소 폐쇄회로(CC)TV 영상 속 사람과 물체를 AI가 찾아내는 모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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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가상 전력망서 송전 경로 비교…내년 제주·호남 적용 위한 개발
525㎸ 해저케이블부터 800V 직류 배전까지…전력기기 경쟁
신설 스타트업 투자관에 100개사…일대일 미팅 309건 예정
[광주=뉴시스]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IXPO 2026' 한국전력 부스.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임소현 기자 = 지난 4일 찾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한국전력 전시관. 화면 속 지도에 변전소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잇는 송전선로 후보가 하나씩 나타났다. 같은 변전소에서 출발하더라도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공사비와 시공 여건이 달라진다. 주민들이 선로 건설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변수다. 한전은 가상 전력망에서 이런 조건을 바꿔가며 경로를 비교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옆 화면에선 다른 질문이 나왔다. 지금 있는 선로에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더 연결할 수 있을까. 시연 영상은 계절별 발전량과 선로 상태를 바탕으로 여유 용량을 추산했다. 봄·가을 한낮에 태양광 발전량이 선로 용량을 넘어서는 상황에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어디에 둘지도 제안했다. 낮에 남는 전기를 충전해 뒀다가 밤에 인근 가정과 건물로 보내는 방식이다.

한전 관계자는 "고장의 원인과 영향을 분석하고 숨어 있는 송전 용량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이날 선보인 'AI 버추얼 파워 그리드'는 발전소부터 변전소, 송전망과 배전망까지 실제 전력설비를 가상 공간에 옮겨 여러 운전 조건을 시험하는 기술이다.

배전망에 재생에너지를 추가로 연결하면 상위 송전망에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도 살핀다. 한전은 올해 기술검증(PoC)을 마치고 내년부터 제주와 호남 지역 적용을 위한 본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날 개막한 제11회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 2026) 두산에너빌리티 부스 앞쪽에는 10㎿급 해상풍력 터빈 모형이 서 있었다.

[광주=뉴시스]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IXPO 2026' 두산에너빌리티 부스 모습.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한국형 원전 APR1400 모형이 나왔다. 가운데 원자로 한 대를 두고 증기발생기 두 대와 가압기, 냉각재펌프가 배치돼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해상풍력 터빈 부품의 국산화율이 70%라며 더 큰 용량의 터빈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터빈에서 만든 전기가 육지까지 오는 길은 대한전선 부스에 펼쳐져 있었다. 전시장 중앙에 해저케이블 포설선 모형 두 척이 놓였고 그 뒤로 낙월 해상풍력에 공급한 내부망 해저케이블과 525㎸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이 전시됐다. 고정된 해저에 까는 케이블 옆에는 바람과 파도에 따라 움직이는 부유식 발전설비에 연결하는 다이내믹 케이블도 놓였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설계와 생산, 운송과 포설까지 아우르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충남 당진에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에 적용할 수 있는 HVDC 케이블을 생산할 해저케이블 2공장을 짓고 있다.

[광주=뉴시스]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IXPO 2026' 대한전선 부스 해저케이블 설명판 모습.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LS전선은 525㎸급 HVDC 해저·지중 케이블의 장기 신뢰성 시험을 통과했다고 소개했다. 효성중공업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사업의 변환밸브·제어기 분야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전기가 데이터센터에 도착한 뒤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서버가 늘어나고 배치가 바뀔 때도 필요한 곳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내야 한다.

LS일렉트릭 전시관에는 기존 전력 공급 방식에서 800V 직류(DC) 방식으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형 다섯 개가 나란히 놓였다. 부스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고효율과 고집적"이라며 800V 직류 전력 공급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 부스에선 직류 배전반에 들어가는 기기 다섯 종이 전시됐다. 전력 사용량을 재고, 이상이 생기면 회로를 끊고, 과전압으로부터 설비를 보호하는 기기들이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직류 배전은 불필요한 전력 변환 과정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라며 데이터센터와 ESS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전남 신안군 안좌도에 구축 중인 96㎿·732㎿h 규모의 장주기 ESS 사업도 소개했다.

AI를 전력망 운영에 활용한 실증 사례도 있었다. 리벨리온 부스 화면에는 변전소 폐쇄회로(CC)TV 영상 속 사람과 물체를 AI가 찾아내는 모습이 나왔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한전이 진행한 실증에서 국산 AI 반도체를 탑재한 서버 한 대로 영상 500개 채널을 처리했고 72시간 연속 운영에서도 프레임 손실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내년 전국 약 800개 변전소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처음 마련된 스타트업 투자관에선 전력 공급 기술의 쓰임새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체험 구역 안쪽에 전시된 이오너스의 '인디고 모바일'은 110㎾h 배터리를 탑재한 이동형 전원 공급 장치다.

[광주=뉴시스]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IXPO 2026' 스타트업관 이오너스 부스에 설치된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모습.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안내 관계자는 "시연용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전력 사용량을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충전은 전기가 어떻게 공급되는지 보여주기 위한 시연이다. 장치가 겨냥하는 곳은 디젤 발전기로 전기를 공급해 온 현장이다.

체험 구역 너머에는 별도 네트워킹 라운지가 마련됐다. 한전은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의 기술을 투자와 사업화로 연결하기 위해 올해 투자관을 신설했다.

스타트업 100개사가 참여하며 6일까지 투자자·대기업·중견기업과의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309건이 예정돼 있다. 스타트업 40개사는 투자 유치 발표에 나서고, 효성중공업 등 5개사는 스타트업에 협업 과제를 제안한다.

[광주=뉴시스]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IXPO 2026' 스타트업관 입구. (사진=임소현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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