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권자, 트럼프에 등 돌렸다…집권 2년 차 ‘빨간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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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탈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론이 확인됐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12%포인트 이상 지지했던 대졸 미만 유권자층에서도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49%로 공화당 후보(47%)를 앞섰다. 남성 유권자 역시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55% 대 43%로 더 많이 지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근소하게 더 많은 표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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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가 투표용지에 있다 생각하라"했지만 역풍

11·3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탈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론이 확인됐다. 과거 대선에서 여론조사 예측을 흔들었던 ‘샤이 트럼프’의 영향력은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이 결집하기보다 경제난과 생활비 부담, 정부 운영에 대한 불만이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다. 주요 방송사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응답자의 43%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투표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응답은 41%였다.
경제와 생활비 부담도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는 경제를 꼽은 응답자가 39%로 가장 많았다. 민주주의 상황을 선택한 응답자는 32%였다. 정부 부패가 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54%, 생활비를 꼽은 응답은 49%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감이 경제적 불만과 맞물리면서 정권 심판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사실상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들에게 “내가 투표용지에 있다고 생각하라”고 47차례나 말하며 공화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규정했지만, 유권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높은 유가와 생활비 부담, 장기화한 이란 전쟁,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사익 추구 의혹 등이 공화당에 대한 불만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드러난 뒤 NY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며 “내가 투표용지에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을 충분히 투표장으로 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층에서도 이탈 조짐이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의 예비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대선과 비교해 히스패닉과 가톨릭 신자, 30세 미만 유권자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두 자릿수 포인트 상승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12%포인트 이상 지지했던 대졸 미만 유권자층에서도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49%로 공화당 후보(47%)를 앞섰다. 남성 유권자 역시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55% 대 43%로 더 많이 지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근소하게 더 많은 표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가 줄어든 점도 민주당 승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WP는 예비 투표율 자료를 근거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4년 전보다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향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은 예전만 못했다는 의미다.
미국 선거분석기관 쿡 정치보고서의 창립자인 찰리 쿡은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를 중도층이나 무당파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전통적 공화당 지지자들로 봤다. 관세와 무역전쟁, 이란전쟁, 물가 부담에 불만을 품은 농촌과 소도시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적극 지지하지 않더라도 투표를 포기하거나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결과만으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이 붕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린 바브렉 UCLA 교수는 NYT에 “마가 연합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가가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작용한 만큼 유권자의 근본적인 정치 성향이 바뀌었다고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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