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인화물질 빼곡…위험 안고 사는 '제2 구룡마을' 수두룩

이은진 기자 2026. 11. 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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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붉은 화염을 뿜어내며 13시간을 태우고 나서야 꺼진 구룡마을의 불길, 다시 봐도 아찔합니다. 그런데 서울에는 아직 이런 판자촌이 더 남아있습니다. 저희 밀착카메라 취재진이 점검해봤더니 역시나 불에 잘 타는 소재들이 많았고 소방차 진입은 어려웠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13시간 동안 불은 온 마을을 태웠습니다.

강남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던 구룡마을입니다.

제가 있는 이곳 온통 까맣게 타버렸지만요.

지난달까지 사람들이 살던 곳입니다.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여기는 이 마을 사람들이 오던 슈퍼마켓입니다.

보시다시피 가게 천장이 다 무너졌고요.

진열된 과일들도 이렇게 새카맣게 탔습니다.

또 이리로 와보시면요.

여긴 주민이 생활하던 공간 같은데, 집 형태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남아있는 건 드럼 세탁기랑 또 주방에서 썼던 냄비 그리고 선풍기 잔해 정도 남아 있습니다.

[구룡마을 주민 : 이렇게 내려와서 여기까지 태운 거야. 마누라 모르게 비상금 감춰놓은 게 그게, 홀라당…]

원인은 찾고 있지만, 불 잡기 쉽지 않았던 이유는 한눈에도 보입니다.

천막이며 솜뭉치를 둘러쳐놓은 집들.

불 번지기가 너무 쉬웠습니다.

불이 커진 건 판자로 만든 집들이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있는 탓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집이 서울에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형편 어려운 사람들이 살 곳 찾아 만들었던 판자촌.

아직 서울에 열 군데 가량 남아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봤습니다.

[임준순/소방기술사 : 이런 펠트 같은 것들을 이용을 해가지고 단열을 지금 해놨어요. 불이 붙게 되면은요. 불이 아주 급속하게 퍼지게 됩니다.]

바람을 막겠다고 붙여둔 솜과 스티로폼, 온통 가연성 물질입니다.

샌드위치 패널로 덮어둔 이 집도 지난 봄 불이 났습니다.

[임준순/소방기술사 : 지금 보면 이제 이쪽까지 타버렸잖아요. 복사열, 그다음에 연기 이런 것 때문에 옆에 건물에 이제 화재가 전이가 되는 거죠.]

일단 한 번 불이 나면 끄기가 어렵습니다.

주민들을 위한 비상 소화장치,

[임준순/소방기술사 : 왼쪽으로 한 번 돌려보세요.]

저는 사용 실패했습니다.

[임준순/소방기술사 : 호스 끌고 간다. 밸브를 돌린다. 밸브가 어떤 밸브인지도 여러 개가 있다 보니까 모르는 거죠.]

[우순자/화훼마을 주민 : 소화기? 무슨 소화기? 여기 있어도 그거 나 할 지도 몰라. 불 한 번 붙으면요. 싹 타버려요 여기는.]

출동한 소방이 진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소방차가 들어오려면 도로폭이 적어도 3.5미터는 되어야 하는데요.

제가 재보겠습니다. 2.6미터 정도 나옵니다.

[임준순/소방기술사 : 화분 같은 거라든가 이런 것들이 또 걸려서 못 들어가는 경우도 생겨요. 건축법을 전혀 적용하지 않고 지어지다 보니까…]

다른 마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 마을은 이렇게 비닐하우스로 된 집이 대부분입니다.

바람을 막기 위해 벽을 비닐로 감싸놨고요.

곳곳에 이렇게 연탄과 LPG 가스통도 있어서 작은 불씨도 크게 번지기 쉽습니다.

집들은 얼기설기 붙어 있고 그 안은 아슬아슬합니다.

[김모 씨/전원마을 주민 : 연탄 보일러도 지금 다 삭아가지고. 무서워 죽겠어 지금. 50만원 들어간대요. 그래서 겁이 나서 건드리지도 못하고. {안 쓸 수도 없고요.} 그럼요. 추워서 안 돼. 냉기가 엄청나요.]

서울시는 이런 주거지역 안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말은 쉽고 현실은 멉니다.

불이 나면 진화도 대피도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주민들은 이곳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살펴보고 대비하는 건 지자체 몫입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광준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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