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드는 ‘윤석열 청구서’에 고민 쌓이는 국힘

박성의 기자 2026. 11. 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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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또다시 '윤석열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이 선포했던 12·3 비상계엄의 여파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국민의힘 전체의 정치적 부담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에서도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계엄 책임론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는 사이, 국민의힘은 좀처럼 지지율 정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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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허위사실 공표 2심도 당선무효형…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해야
계엄 2주년 앞두고 또 사과 고민…추경호 1심 선고까지 ‘산 넘어 산’
중도 확장 막힌 국힘, 지지율 반등도 불확실…“당권 경쟁 본격화될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국민의힘에 또다시 '윤석열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다.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반환해야 할 대선 선거보전금만 약 397억원에 달한다. 12·3 비상계엄의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발 사법·정치적 악재가 계속해서 당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尹 '거짓말'에 397억원 청구서…당사 담보대출까지 거론

서울고법 형사2-1부는 4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난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했던 두 가지 발언을 모두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듬해 1월에는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으며 배우자 김건희씨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재판부는 관련 증거와 발언의 맥락을 검토한 끝에 이 같은 주장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자의 허위사실 공표가 유권자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이 침해됐고 선거 공정성과 절차 적법성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는 비상이 걸렸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은 국가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을 반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금액은 선거비용 약 394억원과 기탁금 3억원을 포함해 약 397억원에 달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2심 선고는 말 그대로 2심"이라고 말했다. 정희용 사무총장 역시 "상급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물밑에서는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1심 선고 당시에는 여의도 중앙당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2020년 미래통합당 시절 약 480억원에 현재 당사를 매입했다. 현재는 매각보다는 당사를 담보로 대출받거나 당원 모금 등을 통해 반환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이 실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여당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거짓말로 국민의 선택을 왜곡한 후보를 내세운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이제 국민의힘이 책임질 차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즉각 국민 앞에 사죄하고 선거 비용 397억원을 당장 국민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도 중앙선관위에 국민의힘 당사 가압류 등 보전 절차를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2025년 9월26일 법정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계엄 2주년 앞두고 또 사과 고민…추경호 1심도 변수

돈만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이 선포했던 12·3 비상계엄의 여파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엄 2주년을 한 달 앞두고 당 차원의 추가 사과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3일에는 정점식 원내대표가 오는 12월3일 소속 의원들을 대표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장 대표의 의중과 별개로 의원들의 뜻을 모아 사과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였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즉각 선을 그었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사전에 원내에서 이야기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방안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해보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내에서 의견이 합쳐져서 나간 게 아니다"라며 사과 여부와 방식 모두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국민의힘이 이미 여러 차례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3일 계엄 1주년 당시 송언석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을 대표해 "계엄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동혁 대표도 올해 1월7일 기자회견에서 "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사과했다. 그럼에도 계엄 2주년을 앞두고 다시 사과 여부를 고민하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 문제를 둘러싼 당내 논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오는 18일로 예정된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 선고도 또 다른 변수다. 추 시장은 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소속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특검은 추 시장이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고 보고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반면 추 시장은 의원들을 한곳에 모아 계엄 상황에 대응하려 했을 뿐 표결을 방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만약 추 시장에게 유죄가 선고된다면 계엄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의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해 온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주장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국민의힘 전체의 정치적 부담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에서도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스권 갇힌 野 지지율…"총선 승리하려면 바뀌어야"

계엄 책임론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는 사이, 국민의힘은 좀처럼 지지율 정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의 격차를 좁히기도 했지만,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뚜렷한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권을 내준 뒤에도 과거와의 단절에 발목이 잡혀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25%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3%포인트 상승한 36%를 기록하면서 두 당의 격차는 11%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0%로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은 2%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했다. 다만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34%, 국민의힘 24%로 여전히 10%포인트의 격차가 나타났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지지율 정체가 향후 당내 권력투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3일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서 "지금은 예산 등으로 국민의힘 당내 문제가 휴전 상태다. 다만 12월 말부터는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장 대표에 대한 당내 견제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현재의 당 운영 기조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당내에 확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BS는 지난 10월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1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는 10월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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