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만 나흘이라고? 기차로 시도한 미국 대륙 횡단 여행 [세상에 이런 여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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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넓은 미국 대륙을 기차로 횡단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세계 여러 지역의 교통수단과 여행 경험을 소개하는 채널로, 지난 9월 '96 Hrs Across USA by Rail: LA to NYC on First Class Sleeper Trains'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렇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암트랙은 항공권처럼 예약 시점과 여행 날짜, 좌석 및 객실 수요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변동 운임제를 운영한다.
일반적인 여행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부터 시간과 비용, 때로는 용기가 필요한 여행까지, 여행기자의 시선에 포착된 흥미롭고 기상천외한 여행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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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넓은 미국 대륙을 기차로 횡단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다만 기꺼이 시간을 내어줄 각오가 필요하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부 뉴욕까지, 기차 3편을 갈아타며 이동하는 데만 약 91시간이 걸린다. 꼬박 나흘을 열차에 몸을 싣고 태평양 해안부터 사막과 로키산맥, 미국 동부의 산악 지대까지 가로지르는 여정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대신 여행의 모든 순간을 풍경으로 채우는 특별한 방법이다.

비행기로 6시간, 기차로 96시간
이 흥미로운 여행은 9.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Travel Within Reach'에서 발견했다. 세계 여러 지역의 교통수단과 여행 경험을 소개하는 채널로, 지난 9월 '96 Hrs Across USA by Rail: LA to NYC on First Class Sleeper Trains'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의 여객철도 회사 암트랙(Amtrak)의 침대열차를 이용해 LA에서 뉴욕까지 횡단한 기록이다.

사실 두 도시 사이를 오가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비행기다. 직항편을 이용하면 약 5~6시간이면 도착하며, 편도 이코노미 항공권도 날짜에 따라 200~400달러(약 26만8,000원~53만6,000원) 안팎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유튜버는 이동의 효율보다 기차여행의 낭만을 택했다. 코스트 스타라이트(Coast Starlight), 캘리포니아 제퍼(California Zephyr), 카디널(Cardinal)까지 총 3개 열차를 연결해 약 4,053마일(약 6,523km, 유튜버 산출 기준, 암트랙 공식 거리는 약 6,149km)을 달린 것이다.
열차별 탑승 시간은 각각 12시간, 54시간, 28시간 30분이다. 환승 대기까지 포함한 전체 일정은 더 길어진다. 좌석은 다양한데, 유튜버가 선택한 것은 모두 개인 침대 객실인 '루메트(Roomette)'다. 좌석에 앉아 이동하는 일반적인 기차여행과는 조금 다른 경험이다.

태평양을 품은 열차, 코스트 스타라이트
여행의 출발점은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역(LA Union Station)이다. 첫 번째 열차 코스트 스타라이트는 LA와 시애틀을 연결하는 암트랙의 대표적인 장거리 노선으로, 전체 구간을 이동하면 약 35시간이 걸린다. 그렇지만 유튜버는 대륙 횡단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인근 에머리빌역까지 약 12시간 구간만 이용했다.
이 열차의 가장 큰 매력은 태평양이다. 산타바바라와 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를 지나는 동안 차창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해안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른 관광객들이 전망대나 해변에서 만나는 풍경을 열차 좌석에 앉아 즐기는 것이다.

객차는 층 구조의 슈퍼라이너(Superliner)다. 루메트는 낮에는 마주 보는 두 좌석이 놓인 작은 방이지만 밤에는 위아래 침대 2개로 변신한다. 화장실과 샤워실 공용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더 넓은 베드룸(Bedroom)을 선택하면 객실 내 전용 화장실과 샤워실도 사용할 수 있다.
식사 역시 여행의 즐거움이다. 정식 식당칸에서 아침, 점심과 저녁을 제공하며, 플랫아이언 스테이크와 앵거스 비프를 활용한 햄버거 등 미국식 요리가 준비된다. 참고로 침대 객실 이용객에게는 식사가 요금에 포함되며, 창을 갖춘 전망 라운지까지 있으니 열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다.

미국의 대자연 속으로, 캘리포니아 제퍼
에머리빌에서 2번째 열차 캘리포니아 제퍼로 갈아탄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과 시카고를 연결하는 이 노선은 미국 최고의 경관 열차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정규 운행 시간이 약 52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노선이다.
여정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기차는 캘리포니아의 시에라네바다산맥을 넘어 네바다의 황량한 사막을 달리고, 유타를 지나 콜로라도의 로키산맥 깊숙이 들어간다. 특히. 콜로라도강을 따라 이어지는 글렌우드 캐니언 구간이 장관이다. 거대한 바위산과 협곡, 강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상에서는 가을빛으로 물든 로키산맥의 풍경도 담았다.

캘리포니아 제퍼 역시 슈퍼라이너 객차를 이용해 루메트나 베드룸을 선택하면 된다. 식당칸에서는 팬케이크나 달걀 요리 같은 아침 식사부터 햄버거, 스테이크, 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즉, 캘리포니아 제퍼는 사막을 지나며 저녁을 먹고, 잠에서 깨어나 로키산맥의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이다. 목적지까지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무엇을 보면서 이동하느냐가 중요한 여행인 셈이다.

미국 동부의 또 다른 매력, 카디널
시카고에서 마지막으로 갈아탈 열차는 카디널이다. 시카고와 뉴욕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인디애나폴리스와 신시내티,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워싱턴 DC 등을 경유한다. 전체 운행 시간은 약 28~29시간이다. 특히, 매일 운행하는 앞선 두 열차와 달리 주 3회만 운행한다.
서부의 거대한 산맥과 사막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동부에서는 조금 더 아늑하고 서정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카디널의 대표적인 경관 구간은 웨스트버지니아의 뉴리버 협곡이다. 열차가 강을 따라 깊은 계곡과 숲을 통과하는 동안 미국 동부의 자연이 차창을 채운다.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특히 아름답다.

객차도 달라진다. 카디널에는 1층 구조의 뷰라이너(Viewliner) 침대 객차가 연결된다. 두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소형 객실이라는 점은 같지만 실내 구조와 창문 배치가 다르다. 복층 슈퍼라이너에 비해 열차 높이가 낮으며, 전용 전망 라운지도 없다.
식사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코스트 스타라이트와 캘리포니아 제퍼가 정식 식당칸을 운영한다면, 카디널은 미리 준비한 메뉴를 데워 제공하는 플렉시블 다이닝(Flexible Dining) 방식이다. 침대 객실 이용객은 포함된 식사를 객실에서 먹거나 지정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마지막 밤을 보낸 열차는 뉴욕 맨해튼에 도착한다. 고층 빌딩이 만들어내는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긴 여정의 마지막 장면이 된다.

미국 횡단 기차여행, 비용은 얼마나 들까?
그렇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암트랙은 항공권처럼 예약 시점과 여행 날짜, 좌석 및 객실 수요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변동 운임제를 운영한다. 일찍 예약할수록 저렴한 요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석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유튜버처럼 침대 객실인 루메트를 이용한다면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제퍼의 에머리빌~시카고 구간은 2027년 1월 특정 출발일 기준 일반석 202달러(약 27만 원), 루메트는 816달러(약 109만 원)에 달한다.
루메트 요금에는 개인 객실과 침구, 식사가 포함되지만, 3개 열차를 모두 루메트로 이용한다면 전체 여정에 수천 달러가 들 수 있다. 다만, 여행 날짜와 예약 조건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정확한 요금은 예약 전 확인해야 한다.
<세상에 이런 여행이>란?
세상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독특한 여행이 많다. 일반적인 여행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특별한 경험부터 시간과 비용, 때로는 용기가 필요한 여행까지, 여행기자의 시선에 포착된 흥미롭고 기상천외한 여행법을 소개한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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