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원사 양성이 탄소저감?… 10개 사업 중 8개 효과 ‘깜깜’ [심층기획-7조원 기후예산의 착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린이들이 자연과 가까워지도록 돕습니다', '생태계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조원영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도 "기후대응기금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감축 효과가 기대되는 저탄소 기술개발, 감축설비 투자를 위한 사업에 활용돼야 한다"면서 "그와 동시에 사업의 효과를 보다 명확히 측정하고 입증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사업 정량 측정도 못해
한 곳당 5억 투입 실외정원은
탄소 흡수량 연간 0.06t 불과
‘어린이들이 자연과 가까워지도록 돕습니다’, ‘생태계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4일 찾은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내 ‘숲정원’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에 정원의 조성 취지를 알리는 문구가 이처럼 적혀 있었다. 이곳은 정부가 2024년 기후대응기금을 투입해 만든 ‘탄소중립 도시숲(탄소저감정원)’ 중 하나이지만 안내판 어디에서도 ‘탄소감축’이나 ‘탄소흡수’에 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생활권 실외정원 1곳을 조성하는 데 통상 5억원 안팎의 기후대응기금이 투입되지만 탄소흡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2022년 조성된 생활정원의 탄소흡수량을 분석한 결과, 교목·관목의 연간 탄소흡수량은 1곳당 약 0.06t(6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승용차 한 대가 보름 남짓 운행하며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데 1년이 걸린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도 기후대응기금에 ‘탄소저감정원 조성’ 사업 예산으로 약 92억원을 편성했다.
정부가 제시한 이들 사업의 연간 탄소흡수량 전망치는 19t에 그쳤다. 탄소감축과 실질적으로 무관한 시민정원사 63명을 양성하는 데도 1억2600만원이 배정됐다. 사실상 도시 미관 개선 사업에 ‘탄소 저감’이라는 이름만 붙여 기후대응기금을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사업이 일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일보와 녹색전환연구소가 ‘2027년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서’를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기후대응기금 총지출 세부사업 177개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사업은 30개(17%)에 불과했다. 나머지 147개 사업은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수치로 확인하기 어려운 사업들이었다.
특히 26개 사업은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서’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18개는 내년도부터 기후대응기금으로 편입되는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 사업이었다. 에너지바우처 지급, 한국에너지공단 지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기획평가 관리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는 예산이 실제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지 분석·평가해 재정 운용에 반영하는 제도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조성된 기금인데도 전체 사업 7개 중 1개꼴로 감축 효과에 대한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인 하승수 변호사는 “기후대응기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원칙적으로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서에 포함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과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새로운 기금을 조성할 때 이미 해오던 사업을 그대로 기금으로 옮겨 재원을 충당하는 방식을 반복해왔다”며 “감축 효과가 불분명한 사업을 가려낼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원영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도 “기후대응기금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감축 효과가 기대되는 저탄소 기술개발, 감축설비 투자를 위한 사업에 활용돼야 한다”면서 “그와 동시에 사업의 효과를 보다 명확히 측정하고 입증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재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백미터 줄 서고 오픈런 터졌는데…이효리가 백기 들고 폐업한 이유
- 엄마가 남긴 1700만원으로 시작한 골프…68번 우승 끝에 처음 울었다
- 450억 빌딩 내놓은 서장훈이 방송서 건물주 저격한 이유
- “손길 안 닿는 곳에 도움을”…함께 50억 기부한 신민아·김우빈과 65억원 기부한 션·정혜영
- 예능인 가면 뒤에 숨은 100억 건물주, 장성규의 ‘독한 계산기’
- 한남동 유엔빌리지 떠난 톱스타 김유정, 성동구 월세살이 택한 진짜 이유
- 위기인 걸 알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당신에게 유재석이 던지는 경고
- 장동건과 어깨 나란히 하던 김찬우, 무대 버리고 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 남자 대회서 300야드 날리던 한국계 ‘천재 소녀’…우즈 무대로 돌아온다
- 첫사랑과 결혼한 빅나티, 국경 넘은 로맨스 빈지노…래퍼들의 사랑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