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기흥에 첨단 파운드리팹 짓는다

이석진 기자 2026. 11. 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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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를 인공지능(AI) 시대의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대대적인 재편에 착수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철거를 끝낸 기흥캠퍼스 종합기술원(SR5)·공과대학(CDI) 부지에 2나노(㎚·10억분의 1m)·4나노급 첨단 파운드리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기흥의 유휴 부지에 첨단 파운드리 팹을 건설키로 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HBM 수요 확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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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구동·대학건물 철거 끝내
2·4나노 공정 ‘카이로스 프로젝트’
HBM 수요확대 발맞춰 설비 증설
EUV 도입 등 총 30조 투입 예상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종합기술원(SR5). 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를 인공지능(AI) 시대의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대대적인 재편에 착수했다. 기흥을 파운드리 공정이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부품 생산과 패키징을 아우르는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기흥캠퍼스 재편을 전담할 태스크포스(TF) 팀에 그리스 신화에서 기회의 신을 뜻하는 ‘카이로스’​라는 명칭을 붙여 기대감을 반영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철거를 끝낸 기흥캠퍼스 종합기술원(SR5)·공과대학(CDI) 부지에 2나노(㎚·10억분의 1m)·4나노급 첨단 파운드리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건물은 카이로스 복합동·그린동·변전소 등으로 구성되며 삼성E&A가 시공·조달·설계(EPC)를 맡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기흥의 유휴 부지에 첨단 파운드리 팹을 건설키로 한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HBM 수요 확대가 있다. 업계는 빅테크의 HBM 주문이 폭주하면서 삼성전자의 HBM 공급량(비트 기준)이 2028년까지 3년간 연평균 52%씩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화성·평택캠퍼스에서 최신 제품인 HBM4(6세대)의 코어 다이를 생산하고 있지만,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드는 베이스 다이는 화성·평택의 일부 생산라인에서만 만들고 있다. 기흥에 첨단 파운드리 팹이 들어서면 화성·평택의 코어 다이 생산량에 발맞춰 베이스 다이 공급능력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83년 문을 연 기흥캠퍼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가 시작된 곳이다. 8인치(지름 200㎜) 웨이퍼를 쓰는 6라인과 12인치(300㎜) 웨이퍼를 쓰는 S1라인이 대표 팹이다. 6라인은 과거 6·7·8라인 등 팹 3기의 생산능력을 한데 모은 시설로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 구동칩, 전력반도체 등 레거시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S1라인은 시스템LSI사업부 전용 라인으로, 모바일 프로세서(AP)와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등을 만든다.

프로젝트 카이로스의 핵심은 수십~수백 나노급 성숙공정 위주로 운영돼 온 기흥에 선단공정 생산능력을 심는 데 있다. 첫 단추가 연구동·공과대학을 허문 자리에 들어설 2·4나노 공정 기반의 카이로스 팹이다. 카이로스 팹은 평택 신공장과 마찬가지로 4개의 생산 구역(페이즈)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카이로스TF는 6라인 일부도 첨단 패키징 시설로 바꿀 계획이다. 첨단 패키징은 여러 칩들을 위로 쌓거나 옆으로 이어 붙여 거대한 칩을 조립하는 후공정 기술로, HBM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공정이다.

특히 2나노 생산라인까지 짓는 것은 차세대 제품인 HBM5(8세대) 생산에 대비해서다. 삼성전자가 올해 양산에 들어간 HBM4(6세대)와 내년 양산 예정인 HBM4E(7세대) 베이스 다이에는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쓰이지만, 내년에 양산할 HBM5의 베이스 다이에는 이보다 미세한 2나노 공정이 적용될 것이 유력하다.

카이로스 팹의 투자 규모는 25조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선단공정의 핵심 설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만 수십 대, 금액으로 8조~10조 원 수준으로 구매 견적서를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클린룸 구축 비용과 노광 이외 다른 제조공정 장비를 고려하면 20조 원을 웃돌 것이라는 계산이다. 6라인에서 첨단 패키징 시설로 개조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합하면 3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1984년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 구축한 1라인 팹(Fab). 삼성전자

이석진 기자 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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