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틀리고 지금은 맞는다?… 이제 시작인 메가특구 논쟁

장필수 기자 2026. 11. 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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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할 이른바 '초광역특구법'(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윤석열 정부 때 국민의힘이 추진한 '반도체특별법'에서도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특례는 핵심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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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토크]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할 이른바 ‘초광역특구법’(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10월23일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시행령으로 수정하거나 절차를 쉽게 할 방법을 논의하라”며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특례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법안 처리 시점을 못박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치겠다”(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던 여당의 메시지는 사흘 만에 힘을 잃었습니다.

노동계에선 이 대통령의 의중이 이미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특례로 기울었다고 봅니다. 추가 노동에 따른 보상과 노동자의 건강권을 해치지 않는 수준을 찾아 시행령으로 우선 바꿔보자는 제안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위법령인 시행령을 만져 모법인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사실상 형해화하는 이른바 ‘시행령 정치’를 주문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2024년 윤석열 정부 때 국민의힘이 추진한 ‘반도체특별법’에서도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특례는 핵심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그때는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 노동계에선 ‘과로에 내몰리면 노동자들은 외국 회사로 이직하게 된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한겨레21은 대만 신주과학단지 내 전현직 티에스엠시(TSMC) 직원들을 만나 이런 실상을 확인했습니다. 반도체 인재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노동조건이 악화해 핵심 인재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면, ‘좋은 일자리’라는 애초 목표도 잃게 됩니다.

정부는 민감하고 첨예한 노동 이슈는 시행령으로 건너뛰고 하루라도 빨리 반도체 공장이 건설돼 눈앞에 칩이 쏟아지길 기대합니다. 여당이 준비하는 초광역특구법에는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보유해야만 하는 증손회사 지분율을 100%에서 50%로 완화하고, 금산분리 원칙을 헐어 지주회사가 금융리스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참여연대 등 11개 노동·시민 단체에서는 “에스케이(SK)하이닉스만을 위한 특혜”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구체적인 성과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공장만 덩그러니 짓는다 해서 지역 경제가 살고, 수도권으로 떠난 인재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구마모토는 지역 기업이 반도체 생태계에 포함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용수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수몰 지역 주민과 농민들도 잊어선 안 됩니다. 지역균형발전과 산업 대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더 깊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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