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과징금 3712억원 확정…금융위, 은행·증권사 13곳 금전제재 의결

김호성 기자 2026. 11. 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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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금감원 원안 1조4000억원에서 1조원 이상 감경
피해배상 규모·민사소송 결과·금소법 계도기간 등 반영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026년 2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H지수 ELS 책임규명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제재가 확대되면 불완전제재로 번질 수 있다"며 "제재 기준을 다시 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박수아 기자.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증권사 13곳에 총 3712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확정했다. 금융위원회가 부과한 금전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에 제출한 과징금 원안인 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피해배상 규모와 관련 민사소송 결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 등이 감경 요인으로 반영됐다.

◆ 국민은행 과징금 1723억원…은행권 제재액 대부분 차지

금융위원회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 7곳과 증권사 6곳에 총 3712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은행권 과징금은 약 362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가 확정한 은행별 과징금 가운데 KB국민은행이 1723억3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 924억7500만원, NH농협은행 401억7500만원, 신한은행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 179억원, 우리은행 3억3100만원 순이다.

수협은행에는 과징금 없이 과태료 4200만원이 부과됐다.

과태료는 은행권에 총 17억7800만원이 부과됐다. KB국민은행이 1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NH농협은행 4억2000만원, SC제일은행 1600만원 등이다.

증권사 6곳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증권이 92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받아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는 각각 2300만원, 1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미래에셋증권의 과징금은 400만원이다.

증권사 과태료는 총 16억1200만원이다. 삼성증권이 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는 각각 3억원이 부과됐다. 한국투자증권에는 1200만원의 과태료가 추가됐다.

◆ 설명의무 위반·부당권유 등 적발…조사 착수 3년 만에 결론

금융위는 은행들이 ELS 상품의 손익구조와 투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누락하거나 손익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등 소비자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를 빠뜨렸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적정성 원칙 위반과 위험등급 관련 유의사항 누락 등 설명의무 위반, 부당권유 금지 위반 등이 있었다고 봤다.

이번 제재는 금융당국이 2023년 11월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실태조사에 착수한 지 약 3년 만에 최종 결론이 난 것이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가 주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소법 위반에 따른 금전제재를 적용한 첫 사례라는 점을 고려해 여러 차례 심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확정한 과징금과 과태료는 역대 최대 규모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면서도 합리적인 제재가 이뤄지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 금감원 재산정안보다도 2000억원 이상 줄어…회사별 30~40% 감경

최종 과징금은 금감원이 최초 금융위에 제출했던 1조4000억원 안보다 1조원 이상 낮아졌다. 금융위의 반려 이후 금감원이 지난 5월 다시 제출한 약 6000억원과 비교해도 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보호 감독규정에 근거해 금감원이 산정한 과징금에서 회사별로 30~40%를 감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경 과정에서는 은행들이 부당이득 규모를 웃도는 약 1조4000억원의 피해배상을 진행한 점이 반영됐다. 관련 민사소송에서 일부 은행이 승소한 사실도 고려 대상이 됐다.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가 금소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에 발생했다는 점도 감경 사유로 작용했다. 당시에는 비조치의견서가 적용되는 6개월 동안 고의나 중과실 등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면 제재를 면제하도록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