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과일 찹쌀떡, 유행 디저트... MZ세대에 '당뇨병' 유행시킨다 ⑨ [당뇨병체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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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과거에 '성인병'으로 불리며, 발병하더라도 중년 이후에나 발병하는 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성인병'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소아 당뇨병 환자도 늘어나고 있고, 성인에서 발병하더라도 그 시기가 점차 일러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젊은 당뇨병 환자들은 자신만만하거나, 질병에 무지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39세 당뇨병 환자 가운데 자신이 당뇨병인 줄 아는 비율(인지율)은 43.3%, 실제 치료를 받는 비율(치료율)은 34.6%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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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과거에 '성인병'으로 불리며, 발병하더라도 중년 이후에나 발병하는 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성인병'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소아 당뇨병 환자도 늘어나고 있고, 성인에서 발병하더라도 그 시기가 점차 일러지고 있다. 실제 30대 당뇨병 유병률은 3.3%로 약 21만 3,000여 명에 이르며, 10년 전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그 원인은 배달 음식과 SNS에서 유행하는 디저트, 야근과 늦은 밤의 스마트폰까지, 젊은 세대의 일상 곳곳에 자리한다.
그런데 정작 젊은 당뇨병 환자들은 자신만만하거나, 질병에 무지하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팩트시트에 따르면, 20~30대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당뇨병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치료받는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젊은 당뇨병이 늘어나는 이유와 한국인이 당뇨병에 더 취약한 이유, 지금 바꿔야 할 생활습관까지 대한당뇨병학회 Diabesity TF 팀장 임수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젊은 당뇨병이 왜 더 위험할까?] 30대 진단 시 당뇨병 동행 60년
당뇨병은 보통 40~50대에 가장 많이 생기지만, 최근에는 발생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젊은 나이의 당뇨병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만큼 오랜 세월을 당뇨병과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임수 교수는 "30대에 당뇨병이 생겨 90세까지 산다고 하면 60년 동안 당뇨병을 앓는 셈"이라며 "개인에게도 불행한 일이지만, 의료 비용까지 고려하면 국가 전체의 의료 부담으로 이어지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단순히 오래 앓는다는 점만 문제는 아니다. 서구화된 생활습관이 원인인 만큼, 젊은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을 바탕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합병증의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임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새로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의 75% 이상이 인슐린 저항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인슐린 저항성이 심할수록 혈관 질환과 콩팥·망막·신경 합병증이 일찍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당뇨병 원인①] 배달과 유행 음식… 젊은 문화가 내 몸의 대사 건강 망쳐
젊은 당뇨병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달라진 식습관, 그중에서도 배달 음식이다. 배달은 대개 최소 주문 금액이 있어 1인분만 시키기가 어렵다. 임수 교수는 "배달비를 따로 내기 싫어 2인분 정도를 시키게 되니 아무래도 많이 먹게 된다"며 "게다가 배달 음식은 대부분 고칼로리 식사라서, 본인은 조금 먹었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훨씬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메뉴가 반복되면 곧바로 당뇨병 고위험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SNS를 타고 몇 달 단위로 바뀌는 유행 디저트도 경계해야 한다. 임 교수는 직접 맛본 경험을 전하며 "두바이 쫀득쿠키는 하나만 먹어도 충분하다 싶은데, 보통은 친구들과 여러 개를 함께 먹는다"며 "이후 유행한 버터떡은 버터 함량이 높아 더 심하고, 한때 유행했던 탕후루는 거의 설탕 덩어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쩌다 한 번은 괜찮지만, 습관처럼 디저트로 계속 먹으면 이른 나이에 고지혈증과 당뇨병이 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짧은 유행 뒤 관심이 식어버리는 탓에, 기회가 왔을 때 많이 먹게 되는 것도 혈당을 한번에 많이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게다가 이러한 유행 디저트들은 마치 릴레이라도 하듯,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단위로 유행을 바꿔가며 등장한다. 문제는 대부분이 당뇨병 관리를 위해 피해야 할 고열량이거나 당 함량이 높은 음식들이라는 점이다.
[젊은 당뇨병 원인②] 야근·야식·밤 스마트폰... 생활 리듬 무너지면 혈당도 무너진다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 리듬이다. 특히 잠이 부족한 '수면 박탈' 상태가 문제다. 임수 교수는 "늦어도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는 자야 하는데, 밤샘이나 교대 근무로 생체리듬이 깨지면 몸이 긴장 상태가 된다"며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올라가 혈당이 이미 40~50mg/dL가량 높아진 상태가 되고, 여기에 야식까지 더하면 200mg/dL을 훌쩍 넘기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환자에게 "돈을 조금 덜 받더라도 회사에 야간 근무는 하지 않겠다고 말하라"고 직접 권할 정도라고 했다.
야근과 야식 가운데 하나만 먼저 고쳐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엇을 고르겠냐는 질문에, 임 교수는 망설임 없이 야식을 꼽았다. 그는 "스트레스로 오르는 혈당은 몸 안에서 오르는 것이라 한계가 있지만, 먹는 것은 무한정 먹을 수 있어 혈당을 250~300mg/dL까지도 충분히 올린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혈당을 흔드는 또 다른 적은 바로 '스크린 타임'이다. 밤 10시 이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면의 질은 떨어진다. 새벽에 깨 배가 고파 냉장고를 여는 일도 생긴다. 임 교수는 "늦게 자니 늦게 일어나 아침을 거르고, 출근해 커피 한 잔으로 버티다 점심에 외식으로 많이 먹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젊은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다"며 "밤에는 스크린 타임을 줄이고,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밤늦게 하는 격한 운동은 오히려 몸을 각성시켜 잠을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젊은 당뇨병의 특징①] "근묵자흑, 유유상종"… '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 함께 관리해야
20~30대 당뇨병 환자의 87.1%가 비만, 84.0%가 복부비만이며, 과체중까지 포함하면 95.1%가 정상 체중 범위를 벗어나 있다. 게다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을 함께 앓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임수 교수는 이를 두고 "나쁜 친구들은 서로 뭉쳐 다닌다"고 표현했다. 그는 "고혈당·고혈압·고지혈증, 이른바 '삼고'는 60~70%에서 함께 나타난다"며 "지금 당뇨병만 있고 고지혈증이 없더라도 3~4년 안에 고지혈증이 생길 확률이 높으니, 초기부터 세 가지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비만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고 있다. 최근 세계 전문가 58명이 모여 비만의 정의를 새로 내놓았다. BMI만으로 비만을 판단하면 근육이 많은 운동선수가 비만으로 분류되거나, 반대로 BMI는 낮지만 비만의 특징을 모두 가진 '마른 비만'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과도한 지방을 먼저 확인하고, 비만과 관련된 질환이 동반되면 '임상적 비만'이라는 질병으로 보는 개념이 도입됐다. 임 교수는 "비만을 단순히 생활습관이 나빠서 생긴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젊은 당뇨병의 특징②] "그럴 리가 없어요"... 모르거나, 미루거나
젊은 당뇨병의 또 다른 문제는 진단과 치료가 늦다는 점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39세 당뇨병 환자 가운데 자신이 당뇨병인 줄 아는 비율(인지율)은 43.3%, 실제 치료를 받는 비율(치료율)은 34.6%에 그친다. 진료실에서도 이런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임수 교수는 "30대 환자도 부모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우리 아이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작은 병원에서 당뇨병 초기라고 해 확인하러 왔다'며 진단을 부정한다"고 전했다.
치료를 미루는 이유도 비슷하다. 임 교수는 "젊은 환자들은 대부분 '요즘 프로젝트 때문에 운동을 못 해서 그렇지, 충분히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며 "그런데 프로젝트가 끝나면 또 다음 프로젝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의지만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기란 솔직히 쉽지 않다"며 "필요하면 초기에 약을 함께 쓰면서 운동과 식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이고, 무조건 의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검진 체계의 한계도 있다. 당뇨병은 보통 공복혈당보다 식후 혈당이 먼저 오르는데, 국가건강검진은 다른 항목과 함께 공복 상태에서 검사하다 보니 공복혈당만 측정한다. 임 교수는 "공복혈당만 재면 당뇨병 환자를 많이 놓친다"며 "매년은 아니더라도 공복혈당과 함께 당화혈색소를 검진 항목에 꼭 넣어주었으면 하는 것이 학회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지표다.

'치팅데이'는 당뇨병의 적... 매일의 작은 변화가 큰 결실로
임수 교수가 젊은 세대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오늘 하루'의 무게다. 그는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치팅데이'"라며 "오늘은 그냥 많이 먹고 내일부터 하자고 하지만, 결국 보면 매일매일이 치팅데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해답은 매일의 생활 속에 있다.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이 기본이다. 임 교수는 "매일매일의 생활에서 본인의 건강이 결정된다"며 "그 누구도 내 건강을 대신 지켜주지 않으니, 스스로 건강을 지켜 당뇨병과 비만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누리는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550만 명을 넘어선 지금, 당뇨병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실이 됐다. 이에 하이닥은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심층 기획 시리즈 〈당뇨병 체크아웃〉을 마련했다.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부터 효과적인 관리 전략까지,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고 벗어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담았다. 이 시리즈가 당뇨병과 씨름하는 이들에게 일상을 지키는 길잡이가 되어, 언젠가 당당히 '체크아웃'할 수 있기를 바란다.
권태원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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