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사과 하루 만에 최민희 최고위 불참…‘신천지 내홍’ 다시 커지나
전날 의총서 한민수 등 발언 기회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친청계 반발 지속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에 대해 사과한 지 하루 만에 당 지도부 내부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친청(친정청래)계인 최민희 최고위원이 11월 4일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최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고위원의 발언권은 보장돼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민석 대표로부터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말란 압박을 받았습니다”라며 “당연히 최고위원 발언권을 막지 말라 항의했고 김민석 대표가 격한 반응을 보이셨습니다”라고 밝혔다.
최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까지 자신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공개 최고위에서도 격한 반응이 재연될 것을 우려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이언주 의원 등 일부 최고위원의 공개 발언과 행동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밝혔다. 자신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불참을 선택했다는 취지다. 최 최고위원은 공개회의에서 서로 격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원과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김 대표의 사과로 신천지 논란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김 대표는 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난 8월 전당대회 당시 자신이 제기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에 대해 조사 결과 증거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는 뜻도 밝혔다.
당초 이날 의총에서는 박선원 최고위원이 단장을 맡은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가 보고될 예정이었다. 김 대표의 사과 이후 보고는 취소됐다. 조사 결과는 원하는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열람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김 대표 측은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가 지명한 전용기 청년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사과가 잘못된 의혹 제기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당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승적 결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정청래 전 대표와 친청계 최고위원들의 반응은 달랐다. 정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 당원들을 상대로 공개 사과하고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3일 의총에서도 친청계 최고위원 일부가 발언 기회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복수의 의총 참석자를 인용해 최민희 최고위원이 당의 분열과 피해를 언급하며 당원들에게 위로의 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최 최고위원의 발언에 이어 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도 발언을 신청했지만, 한병도 원내대표가 지도부에서 정리할 테니 믿어달라는 취지로 말하며 상황을 수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최고위원이 4일 다시 문제를 제기한 배경에는 김 대표의 사과 이후에도 계속된 당권파 인사들의 발언이 있다.
그는 김 대표가 3자 비밀연합의 근거가 없다고 인정해 사과했지만, 이후 청년 의원들과 정무직 당직자들이 문제가 있는데도 대표가 결단해 덮었다는 식의 글을 SNS에 올리고 언론에 설명했다고 비판했다.
최 최고위원은 이런 발언들이 퍼지면서 정 전 대표가 신천지와 연관돼 있지만 김 대표가 대승적으로 덮어준 것처럼 모함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개할 걸 공개하지 않고 책임질 걸 책임지지 않으면 신천지 안개로 당의 위기는 계속됩니다”라며 “상처받은 당원님들에 대한 사과는 기본적 의무입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의 사과와 이후 당권파 인사들의 설명이 서로 충돌한다는 것이 최 최고위원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김 대표가 앞에서는 사과하고 친김민석계 의원들은 뒤에서 신천지 문제로 여론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모욕감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서 구분해야 할 부분은 신천지 교인의 민주당 집단 입당 의혹과 특정 정치세력과의 ‘3자 비밀연합’ 의혹이다. 김 대표가 증거가 없다고 인정한 것은 후자다. 당원정비 TF가 조사한 신천지 교인의 가입 실태는 여전히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친청계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 측은 이미 사과했으며 더 이상의 논란은 당에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견해차는 4일 최 최고위원의 불참으로 더욱 분명해졌다. 전날까지 조사 결과의 공개 여부와 사과의 의미를 둘러싼 갈등이 이제는 최고위원의 발언권 문제로까지 번졌다.
김 대표의 사과로 신천지 논란을 덮고 가려던 당 지도부의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됐다. 최 최고위원은 공개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SNS를 통해 김 대표와의 충돌을 공개했다. 김 대표 측이 비공개 최고위에서 벌어진 일을 어떻게 설명할지, 취소된 신천지 조사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가 갈등의 향방을 가를 쟁점으로 남았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민석 ‘신천치 의혹’ 첫 공개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 “한동훈 제명은 자멸”이라던 오세훈 “복당 문제 신중해야···공감대 형성이 우선”
- 박균택도 양부남도 아니었다···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방사청장
- ‘민주당의 시대’ 저물고 있나…세대포위론 현실화
- ‘두번째 시그널’ 내달 7일 방영, tvN “조진웅 그대로 등장···AI 교체 실패”
- [구정은의 수상한 GPS] (40) 방산에서 활로 찾는 독일, 하지만 청년들은 거리로
- [박성진의 국방 B컷](69) 집속탄 사진에 흔들리는 한국과 김정은의 ‘사진 정치’
-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했던 북 리선권, 해임됐나
- “MZ는 워라밸, 기성세대는 일 중심?”…통념 뒤집은 한국인 가치관 조사
- “한동훈 제명에 가장 큰 목소리 냈던 오세훈, 왜 변했나”···친한계 박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