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안에 병원 가야 합니다"… 돌발성 난청 골든타임과 스테로이드·고압산소 치료법

이새별 기자 2026. 11. 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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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하고 삐 소리가 들린다면, 대부분은 피곤해서 그러겠지 하고 넘긴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박성빈 원장(서울아산이비인후과의원)과 함께 돌발성 난청의 원인부터 골든타임, 스테로이드와 고압산소 치료의 원리, 회복 이후 관리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고압산소 치료는 다 해보고 안 되면 하는 최후의 수단이 아닙니다.

고압산소 치료라고 하면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답답하거나 불안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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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하고 삐 소리가 들린다면, 대부분은 피곤해서 그러겠지 하고 넘긴다. 하지만 이 증상을 방치했다가는 영구적인 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이비인후과에서 몇 안 되는 응급 질환으로, 발병 후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회복을 결정한다. 최근에는 만성 스트레스, 수면 부족, 이어폰을 오래 사용하는 습관,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 맞물리면서 20~30대 젊은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박성빈 원장(서울아산이비인후과의원)과 함께 돌발성 난청의 원인부터 골든타임, 스테로이드와 고압산소 치료의 원리, 회복 이후 관리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피곤할 때 느껴지는 귀 먹먹함과 돌발성 난청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두 가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스스로 회복되는가, 그리고 다른 증상 없이 먹먹함만 오는가입니다.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먹먹함은 하품을 하거나 침을 삼키고 나면 몇 시간 안에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반면 돌발성 난청은 시끄러운 곳에 있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2~3일 이내에 한쪽 귀의 청력이 뚝 떨어지는 응급 질환입니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간단한 자가 점검법이 있습니다. 조용한 방에서 휴대폰을 한쪽 귀에 대고 통화음을 들어본 뒤 같은 소리를 반대쪽 귀로 옮겨서 들어보세요. 양쪽 소리 크기가 확연히 다르거나 한쪽 귀에서만 소리가 찢어지듯 울린다면 단순한 먹먹함이 아닙니다. 여기에 이명이나 어지럼증까지 동반된다면 더욱 분명한 신호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다음 날까지 기다리지 말고 그날 안에 이비인후과를 찾으셔야 합니다.

돌발성 난청은 귀의 어느 부분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소리를 실제로 느끼는 세포는 귀 가장 안쪽 달팽이관 속에 있는 유모세포로, 한쪽 귀에 1만 5,000개 정도밖에 없고 한 번 죽으면 다시 자라나지 않는 매우 귀한 세포입니다. 이 유모세포는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느다란 미세혈관 하나에서만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습니다. 그만큼 혈액 공급이 조금만 막혀도 바로 영향을 받는 취약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 미세혈관이 막히거나 경련을 일으키거나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 반응으로 염증이 생기면 유모세포가 순식간에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집니다. 쉽게 말해, 소리는 고막까지 잘 들어왔는데 그것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보내는 마지막 단계가 멈춰버리는 겁니다. 고막이나 뇌의 문제가 아니라 내이의 산소 문제라는 점이 핵심이고, 이것이 치료 원리와 직결됩니다.

노화가 진행되지 않는 젊은 층에서도 돌발성 난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가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돌발성 난청 환자가 23% 늘었는데, 20대만 따로 보면 40% 넘게 급증했습니다. 젊은 층은 노화가 원인이 아니라 혈관을 조이는 생활이 원인입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교감 신경을 계속 흥분 상태로 만들고, 이는 내이의 미세혈관을 수축시킵니다. 여기에 흡연과 과음, 하루 종일 귀를 쉬게 하지 않는 이어폰 사용 습관까지 겹치면 위험은 더 커집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젊은 환자분들께 발병 전 2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여쭤보면 시험, 프로젝트 마감, 밤샘 근무, 장거리 출장 같은 사건들이 거의 예외 없이 나옵니다.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 자체가 병원을 늦게 오게 만드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어폰을 하루 종일 사용하는 것도 돌발성 난청과 관련이 있나요?
관련이 있습니다. 이어폰은 스피커와 달리 소리가 빠져나갈 곳 없이 고막과 달팽이관을 직접 두드립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주변 소음이 큰 곳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볼륨을 높이게 되고, 그러면 유모세포의 손상이 빠르게 누적됩니다.

세계보건기구가 권하는 기준은 '6060 원칙'입니다.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하루 60분 이내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자가 점검법으로는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 팔 하나 거리에 있는 사람이 부르는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면 이미 너무 크게 듣고 있는 것입니다. 한쪽 귀에만 오래 끼는 습관도 피해야 합니다. 소음 부담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손상도 한쪽으로 쌓입니다. 1시간 들었으면 10분은 귀를 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도 돌발성 난청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최근 흥미로운 국내 연구가 나왔습니다. 경북대병원 연구팀이 영국인 49만 명을 11년간 추적한 결과, 식사할 때 소금을 항상 더 넣는 사람이 거의 넣지 않는 사람보다 난청이 새로 생길 위험이 23% 높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이 경향이 60세 미만의 젊은 층,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겁니다. 기전도 명확합니다. 달팽이관은 나트륨과 칼륨의 농도 차이를 이용해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꿉니다. 이 정교한 균형이 나트륨이 과해지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짠 식습관이 몸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면, 내이처럼 예민한 조직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돌발성 난청은 이비인후과에서 몇 안 되는 응급 질환으로, 발병 후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느냐가 회복을 결정한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돌발성 난청의 골든타임은 언제까지인가요? 시기를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늦어도 발병 2주 안에는 반드시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회복률만 놓고 보면 3일 안에, 길게 잡아도 일주일 안에 오신 분들의 결과가 확연히 좋습니다. 산소가 끊긴 유모세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고, 한 번 죽은 세포는 어떤 치료로도 되살릴 수 없습니다. 골든타임을 넘기면 영구적인 청력 손실은 물론, 평생 따라다니는 만성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주말이라 월요일에 왔어요" 하고 오시는 경우입니다. 이 병은 그 이틀도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병원에 가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스테로이드와 고압산소 치료는 순서가 따로 있나요?
1차 표준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입니다. 먹는 약으로 시작하고, 당뇨병이 있거나 반응이 충분하지 않으면 고막을 통해 약을 직접 넣는 고실 내 주입술을 함께 씁니다. 고압산소 치료는 다 해보고 안 되면 하는 최후의 수단이 아닙니다. 발병 초기부터 스테로이드와 함께 가는 병행 치료로 보는 것이 요즘 흐름입니다. 국내외 논문에서 스테로이드만 썼을 때보다 고압산소를 같이 했을 때 청력 회복 폭이 더 컸다는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2.5기압 환경에서 하루 60~90분씩 총 10~20회를 진행합니다. 진단 후 약물 치료와 고압산소 치료 두 가지를 함께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압산소 치료가 귀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 건가요?
스테로이드는 불을 끄는 소방수입니다. 그런데 불이 난 곳까지 가는 길 자체가 막혀 있으면 소방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고압산소는 그 막힌 길을 우회해서 산소를 직접 밀어넣는 역할입니다. 손상된 달팽이관 주변은 부종 때문에 혈류가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고압산소 치료는 2기압 이상의 높은 압력에서 고농도 산소를 마시게 해 혈장에 산소를 강제로 녹입니다. 사이다에 탄산을 눌러 넣듯이요. 그렇게 하면 적은 혈류로도 실어 나르는 산소량이 10배 넘게 늘고, 산소가 조직 깊숙한 곳까지 닿게 됩니다. 스테로이드가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동안 고압산소가 세포를 버티게 해주는 조합입니다.

고압산소 치료는 몇 번이나 받아야 하고, 주의할 점이 있나요?
고압산소 치료라고 하면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답답하거나 불안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편안합니다. 챔버 안에 누워서 TV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인터폰으로 의료진과 계속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횟수는 보통 하루 한 번, 2~3주에 걸쳐 10~20회 정도입니다.

주의할 점은 치료 진행 시 비행기 이착륙 때처럼 압력이 변하기 때문에 침을 삼키거나 하품으로 귀 압력을 맞춰줘야 하는데, 감기나 비염으로 코가 막힌 날은 중이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흉 병력이 있거나 폐쇄 공포증이 심한 분들은 시작 전 상담이 필요하며, 치료 전 흉부 엑스레이와 고막 상태 확인이 선행돼야 합니다. 휴대폰과 금속 액세서리, 화장품, 합성 섬유 옷은 챔버 안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치료를 받으면 청력이 완전히 회복되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다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돌발성 난청에는 3분의 1 법칙이 있는데, 제때 치료를 시작하면 대략 3분의 1은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하고, 3분의 1은 부분적으로 회복하고, 3분의 1은 아쉽게도 회복이 어렵습니다. 이 비율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얼마나 빨리 오셨는가입니다. 청력이 다 돌아오지 않더라도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난청이 남은 분들은 보청기 상담과 조절까지 이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부터 재활까지 한 흐름으로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새별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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