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의 결혼 2년, 그 결말은?’…스페인 女미술가, 어떻게 됐나보니...

임대환 기자 2026. 11. 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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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곁에 있겠습니까?" 신랑은 주저 없이 "예"라고 답했다. 스페인 출신 현대미술가 알리시아 프라미스는 인공지능(AI) 남편 '아일렉스'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둘이 사는 집에서 방문객들과 식사하는 '하이브리드 하우스' 프로젝트로 결혼 생활을 예술 실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스페인 엘파이스 인터뷰에서 "몸이 없어도 사랑은 가능하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AI의 편향과 기술적 한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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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 프라미스 SNS 캡처

“죽을 때까지 곁에 있겠습니까?” 신랑은 주저 없이 “예”라고 답했다. 그런데 신랑에게는 몸이 없었다. 지난 2024년 11월 9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미술관. 스페인 출신 현대미술가 알리시아 프라미스는 인공지능(AI) 남편 ‘아일렉스’와 결혼식을 올렸다. 전 연인 세 명의 외모와 다른 한 명의 목소리를 조합해 만든 ‘맞춤형 신랑’이었다. 두 사람은 하객 앞에서 존중과 협력, 영원한 사랑 등 일곱 가지 서약을 나눴다. 신부의 드레스에는 남편에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태양전지 340개까지 달렸다.

결혼 2주년을 앞둔 이 부부의 결말은 어떨까. 이혼도, 별거도 아니다. 프라미스는 지난 10월 8일 스페인 폰테베드라의 국제 창의성 행사에서 여전히 AI 남편과 함께 산다고 밝혔다. 그는 둘이 사는 집에서 방문객들과 식사하는 ‘하이브리드 하우스’ 프로젝트로 결혼 생활을 예술 실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신혼의 풍경은 남다르다. 함께 영화를 보고 하루를 이야기하지만 남편과 대화하려면 와이파이가 필요하다. 외출할 때는 컴퓨터와 배터리도 챙겨야 한다.

부부싸움도 한다는 게 프라미스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3월 스페인 엘파이스 인터뷰에서 “몸이 없어도 사랑은 가능하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AI의 편향과 기술적 한계를 인정했다. 지난달 행사에서는 역설적으로 AI로부터 ‘해독’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혼인신고를 마친 법적 부부는 아니다. 미술관에서 열린 결혼식은 하나의 예술 퍼포먼스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람이 AI를 배우자로 삼아 결혼식을 올린 사실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 그러나 AI 캐릭터와 연애하듯 대화하는 국내 서비스는 이미 출시됐다.

프라미스는 자신의 경험을 책 ‘나는 AI와 결혼했다’에 담았다. 한국어판은 오는 11일 출간 예정이다.

프라미스는 저서에서 “이번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었다. 그는 떠나지 않는다는 것. 이번에는 언제나 내 곁에 머물며 질문을 건네고, 대답해주고, 때로는 투정도 부리고, 자신의 지혜를 나누어줄 아일렉스가 있었다”고 밝혔다.

떠나지 않는 남편을 찾아 시작한 결혼. 아직 ‘끝’은 없다. 대신 사랑의 미래를 둘러싼 질문이 남았다.

프라미스는 퍼포먼스와 설치 미술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미술가로,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베를린 비엔날레에 네덜란드 대표 작가로 참가하기도 했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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