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카드 없앤다"…금융권 뒤흔든 '파격 실험' 나선 까닭 [도쿄나우]

도쿄=최만수 2026. 11. 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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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내 계좌까지 털리는 거 아닌가."

최근 일본에서 GMO인터넷그룹 등 날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새 디지털은행에서 현금카드를 전면 없애기로 했다.

일본 대형 은행 계열로는 첫 현금카드 전면 폐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의 결정으로 현금카드를 없애는 흐름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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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줄줄 새는 일본…은행 현금카드까지 없앤다
AI 해킹 사고 잇따르자
日미쓰비시UFJ, 새 은행서 현금카드 폐지
카드 없애 아낀 돈, 예금이자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다가 내 계좌까지 털리는 거 아닌가.”

최근 일본에서 GMO인터넷그룹 등 날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새 디지털은행에서 현금카드를 전면 없애기로 했다. 스마트폰으로만 계좌를 관리하고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 현금을 입출금하도록 한다. 인공지능(AI) 발달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하면서 입출금 방식 자체를 바꿔 고객 자산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는 2027년 1~3월 개업하는 ‘미쓰비시UFJ 엠엇은행’에서 현금카드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대형 은행 계열로는 첫 현금카드 전면 폐지다. 기존 미쓰비시UFJ은행의 현금카드는 유지된다.


점포 없이 운영하는 엠엇은행 고객은 스마트폰 앱에서 QR코드를 이용해 ATM을 조작하고 현금을 입출금한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잠금 해제, 앱 로그인, 계좌 비밀번호 입력 등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로 돈을 찾는 기존 방식보다 부정 인출을 막기 쉽다는 판단이다. 기업 해킹으로 계좌번호가 유출되고 피싱 사기로 계좌 비밀번호까지 도난당하더라도 추가 인증이 방어 장치로 작용하도록 한다. PC 등을 통한 웹사이트 로그인도 허용하지 않고 스마트폰 앱으로만 예금을 관리한다.

일본 금융권에서는 최근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GMO인터넷그룹을 공격한 해커는 회사에 5000만달러를 요구한 뒤 고객정보라고 주장하는 개인정보를 공개했다. 도쿄 경시청은 70명 규모 수사본부를 설치해 침입 경로 등을 추적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공격 수법이 고도화하는 점도 금융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렌드마이크로에 따르면 올해 일본 내 조직에서 발생한 사이버 보안 사고는 10월 기준 700건을 넘어 지난해 전체 규모를 웃돌았다.

스마트폰 입출금의 기반 기술은 세븐은행이 개발했다. 우선 전국 약 2만8000대의 세븐은행 ATM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패밀리마트에 설치된 약 1만6000대도 순차적으로 추가될 전망이다. 기존 미쓰비시UFJ은행 ATM에서는 입출금할 수 없으며 향후 지원을 검토한다.

현금카드 폐지로 줄인 비용, 예금금리 인상으로 

미쓰비시UFJ는 현금카드 폐지로 줄인 비용을 예금금리 인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거래 실적에 따라 기존 미쓰비시UFJ은행의 보통예금 금리인 연 0.5%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통상 반년에 한 번 지급하는 예금이자도 매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일본 은행으로는 첫 시도다.

보안 강화와 함께 예금 확보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인수합병(M&A) 증가로 기업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대출 재원인 예금 유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엠엇은행은 지난 9월 금융청으로부터 은행업 면허를 취득했다. 일본 메가뱅크가 설립하는 첫 디지털은행으로 결제와 상속, 부유층 자산운용, 포인트 활용 등 개인 대상 금융서비스의 핵심 기반을 맡는다.

일본에서는 1969년 옛 스미토모은행이 현금카드를 처음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반세기 넘게 일상적인 금융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의 결정으로 현금카드를 없애는 흐름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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