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명 왔던 지스타, 올해는 넥슨도 엔씨도 없다…GTA6와 같은 날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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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6'는 나흘 동안 20만2,000명이 들어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18일에는 개막 전날 행사인 '지스타 프리미어(G-STAR Premiere)'와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열린다.
지스타가 AI 기업을 메인 스폰서로 맞은 것과, 게임사가 AI 흔적을 설명해야 하는 것은 같은 동전의 양면이다.
지난해 20만2,000명이 찾은 행사에 올해 몇 명이 올지, 대형사의 빈자리가 관람 경험을 얼마나 흔들지, AI 스폰서가 게임쇼의 정체성을 흐릴지는 모두 19일 이후에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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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23조’ K게임, 세계 4위인데 부산은 비었다
- AI 메인 스폰서·콘솔값 17% 인상…개막 전 점검 5가지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6'는 나흘 동안 20만2,000명이 들어왔다. 44개국에서 1,273개 기업이 왔고, 부스는 3,269개였다. 2024년과 단순 비교하면 참가 기업은 7.4%, 부스는 2.7%, 관람객은 6% 줄었다. 그래도 20만 명은 넘겼다. 유료 바이어는 2,190명. 2019년 2,436명보다 10.1% 적고, 2022년 이후 2,200명 안팎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올해 개막일은 11월 19일 목요일이다. 같은 날 락스타 게임즈(Rockstar Games)가 ‘그랜드 테프트 오토 VI(Grand Theft Auto VI)’를 출시한다. 두 차례 연기 끝에 나온 날짜다.
SNS 상에서는 지스타가 18일부터 시작한다는 말도 자주 보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18일에는 개막 전날 행사인 ‘지스타 프리미어(G-STAR Premiere)’와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열린다. 일반 관람객이 전시장에 들어가는 건 19일부터다.
20만 명은 지켜졌다. 올해는.
지스타 2025의 숫자는 이렇다. 44개국 1,273개사, 3,269부스, 20만2,000명. 2024년 21만5,000명과 비교하면 6% 줄었지만, 20만 명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2023년 행사를 분석한 자료에서는 경제적 파급효과 3,035억 원, 고용 파급효과 3,065명이 잡혔다. 행사 하나가 도시의 11월을 바꾸는 셈이다.
올해 규모가 이 숫자를 넘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조직위가 공개한 것은 참가사와 전시 구성이지 최종 관람객 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막 전에 ‘성공’이나 ‘위기’를 먼저 정해놓는 건 조심스럽다. 대신 어떤 조건이 갖춰졌고 무엇이 변수인지를 보는 편이 낫다.
다만 지난해 부산에서 게임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분위기는 공통적이었다. “전시회에 투자한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
시장은 300조, 이익은 얇아졌다

성장의 질은 예전 같지 않다. 전체 플레이어 증가율은 2026년 4.4%에서 2029년까지 연평균 3.2%로 떨어진다. 신규 이용자를 데려오는 성장이 아니라, 이미 들어와 있는 이용자의 지갑을 여는 성장이다. 뉴주가 “앞으로의 성장은 기존 이용자를 붙잡고 과금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정리한 이유다.
한국의 공식 성적표도 비슷한 결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3월 펴낸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4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23조8,515억 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수출은 85억346만 달러(약 12조 원)로 1.3% 증가했고, 세계 시장 점유율 7.2%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지켰다. 종사자 수도 8만7,576명으로 3.1% 늘었다.
문제는 포트폴리오다. 국내 매출의 59.0%가 모바일, 25.2%가 PC, 콘솔은 5.0%에 그친다. 세계 시장에서 콘솔이 차지하는 비중이 22%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가장 큰 성장 축 중 하나를 아직 충분히 잡지 못한 셈이다. 콘솔 매출이 4.8% 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것은 희망적이지만, 1조1,836억 원이라는 절대 규모는 작다. PC방 매출이 12.8% 늘어난 것도 반가운 대목이지만, 사업체 수 감소는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실적은 아직 최종 숫자가 아니다. 증권가 컨센서스 기준으로 크래프톤은 매출 1조1,268억 원(29.4% 증가)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800억 원으로 19.7% 줄 것으로 전망됐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7,037억 원(95.5% 증가)에 영업이익 1,033억 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됐고, 넷마블은 매출 7,313억 원(5.1% 증가)이 점쳐졌다. 반대로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780억 원(38.8% 감소)에 영업손실 261억 원으로 적자 확대가 예상됐고, 넥슨은 영업이익이 14~40%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매출은 늘고 이익은 줄었다. 신작 개발비와 마케팅비, 인건비가 동시에 뛴 탓이다. 불황이라기보다 분열이다. 잘되는 회사는 더 잘되고, 신작이 없는 회사는 조용히 사라진다.
부산에 없는 이름, 있는 이름
올해 지스타의 첫 번째 뉴스는 화려한 라인업이 아니었다. 메인 스폰서였다. 뤼튼(Wrtn)의 AI 캐릭터 챗봇 ‘크랙’이 지스타 역사상 처음으로 비(非)게임사 메인 스폰서 자리에 올랐다. 조직위는 “AI와 내러티브라는 두 키워드를 아우를 수 있는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가 B2C 전시에 불참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해석도 갈린다.
제1전시장에서 100부스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자리는 여섯 곳이다. 크랙, 크래프톤, 호요버스(HoYoverse), 구글플레이, 웹젠, 팀42가 나눠 가졌다. 여기에 넷이즈(NetEase), 빌리빌리(Bilibili), 센추리 게임즈(Century Games), 반다이남코(Bandai Namco)가 중앙 구역에 들어선다. 일본에서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스(Koei Tecmo Games)가 ‘와룡 2: 윙스 오브 엠버’와 ‘카리아의 아틀리에’를, 세가(SEGA)가 ‘토탈 워: 워해머 40,000’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다. CD 프로젝트 레드(CD Projekt Red)는 ‘더 위쳐 3’와 ‘사이버펑크 2077’의 체험 공간을 만든다. 현대자동차까지 부스를 낸다.
크래프톤은 10년 연속 참가다. ‘크래프톤 나우(KRAFTON NOW)’를 내걸고 PUBG, ‘타래: 언바운드’, ‘에이지 트위스터’, ‘왈츠앤잼’, ‘템빨용사’ 등 5종을 들고 나온다. ‘타래: 언바운드’의 ‘투귀’ 클래스는 지스타에서 세계 최초로 시연된다. ‘왈츠앤잼’은 12월 3일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현장에서 먼저 만져볼 수 있다.
대형사들이 부산을 외면한 이유는 단순하다. 공개할 신작이 마땅치 않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쪽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과 엔씨, 넷마블은 도쿄게임쇼로 향했다. 애니메이션·게임 페스티벌(AGF)의 부상도 무시할 수 없다. AGF 관람객은 2024년 7만2,081명에서 2025년 10만518명으로 39.5% 늘었다. 같은 기간 지스타가 6% 줄어든 것과 반대 방향이다.
조직위가 꺼낸 카드는 ‘외연 확장’이다. AI, 웹툰, 모빌리티, 인디, e스포츠를 한데 묶었다. 인디 쇼케이스는 106개사 250부스 규모로 커졌고, 3년 만에 오버워치 e스포츠 ‘OWCS 아시아 스테이지 3 그랜드 파이널’이 돌아온다. 투자 유치 프로그램 ‘지스타 인베스트먼트 커넥트’도 새로 생겼다. 조직위는 게임 밖으로 판을 넓히고, 대형사는 다른 무대를 택했다. 두 선택이 전시장에서 어떻게 만나는지가 올해의 관전 포인트다.
공간 문제는 남아 있다. 제1전시장에서 100부스급 대형사를 받을 수 있는 자리는 여섯 곳뿐이다. 부산시는 2,900억 원을 들여 제3전시장을 2030년 준공 목표로 짓고 있다. 부산시의 연간 지원 예산은 30억 원 안팎이다. 3,0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내는 행사에 30억 원을 쓰는 구조다. 2028년까지 부산 개최는 확정됐지만, 그 이후를 결정할 평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값이 뛴 게임기, 빨라진 AI
올해 게임 시장의 가장 묘한 풍경은 ‘게임은 싸지고, 게임기는 비싸진’ 것이다. AI가 개발비를 최대 50%까지 줄이고 연 220억 달러(약 32조 원)의 추가 이익을 만들 수 있다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분석이 나올 정도로 제작 효율은 올라갔다. 반대로 하드웨어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콘솔 원가를 밀어 올렸다.
닌텐도(Nintendo)는 9월 1일부터 한국에서 스위치 2 가격을 64만8,000원에서 75만8,000원으로 17% 올렸다. 미국 가격도 499.99달러(약 70만 원)로 뛰었다. 소니(Sony)는 PS5 가격을 20% 이상 인상했다. 게임기 값이 오르면 콘솔 생태계로 넘어오는 문턱도 같이 높아진다. 한국 매출에서 콘솔이 5%에 머무는 이유가 단지 ‘취향’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GTA6의 존재감은 다른 차원이다. 뉴주는 GTA6 출시가 올해 ‘풀게임(패키지)’ 지출을 17.5% 끌어올려, 모든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가장 강한 성장을 만들 것으로 본다. 한 편의 게임이 시장 전체의 성장률을 바꾸는 구조다. 동시에 위험하기도 하다. GTA6가 흥행하면 시장은 커지지만, 그 그늘에 가려지는 작품들도 그만큼 많아진다.
AI는 비용 절감의 도구이자 규제의 대상이다. 올해 1월 22일 시행된 AI 기본법은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한 표시 의무와 고영향 AI의 위험 관리 체계를 담았다. 게임사가 AI로 배경, 음성, 캐릭터를 만들수록 “어디까지가 사람의 창작인가”라는 질문은 피할 수 없다. 지스타가 AI 기업을 메인 스폰서로 맞은 것과, 게임사가 AI 흔적을 설명해야 하는 것은 같은 동전의 양면이다.

① 관객이 올 이유. GTA6와 같은 날 문을 연다. 집에서 세계 최대 게임을 켤 수 있는 날, 굳이 부산까지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지스타 프리미어, OWCS, 인디 106개사, 코스프레, 굿즈. 체험의 밀도를 높이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100% 사전 예매는 안전하지만, 빈자리를 메울 ‘우연의 일치’도 줄인다.
② 돈이 도는 구조. 바이어 2,190명은 7년 전보다 줄었다.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신설된 투자 커넥트가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결국 참가사가 충분히 다시 올 이유가 될 수 있는 '잘 차려진 밥상'이다.
③ 큰 회사와 작은 회사의 균형. 대형 공간 여섯 곳에 관심이 몰리면, 106개 인디 스튜디오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묻힌다. 인기작 한 편에 1시간을 기다려 10분을 체험하는 구조로는 ‘게임쇼’의 발견 기능이 약해진다. 부스 크기가 아니라 작품 수와 체험 비중으로 성과를 재야 한다.
④ 하드웨어의 문턱. 콘솔 가격 인상은 한국 시장의 구조적 약점을 키운다. 콘솔 매출 비중 5%는 세계 시장의 22%와 너무 멀다. 스위치 2, PS5, PC, 모바일을 잇는 크로스 플랫폼 전략이 없으면, 국내 개발사는 계속 모바일과 PC에 갇힌다.
⑤ 규제와 신뢰. AI 기본법의 표시 의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청소년 보호. 규제는 늘어나는데 산업의 자정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지스타가 ‘축제’만 강조할수록, 게임쇼로서의 신뢰는 다른 곳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19일 이후에 알게 될 것
개막 전에 성적표를 쓸 수는 없다. 지난해 20만2,000명이 찾은 행사에 올해 몇 명이 올지, 대형사의 빈자리가 관람 경험을 얼마나 흔들지, AI 스폰서가 게임쇼의 정체성을 흐릴지는 모두 19일 이후에 드러난다. 크래프톤의 다섯 작품, 중국과 일본의 대형 부스, 106개 인디 스튜디오, 3년 만의 e스포츠. 볼거리는 분명 있다. 그러나 한 회사의 5종 라인업이 전시장의 무게를 혼자 감당하는 그림이 반복되면, 그때는 질문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GTA6는 값비싼 교훈을 준다. 300조 원짜리 시장을 한 편의 게임이 흔든다. 한국은 23조8,515억 원의 산업과 세계 4위의 점유율을 가졌지만, 그 시장을 흔들 새 IP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스타의 빈자리는 게임사의 빈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IP의 빈자리다.
18일 저녁 프리미어가 열리고, 19일 오전 10시 전시장 문이 열린다. 같은 날 전 세계에서는 다른 문이 열린다. 두 문 중 어느 쪽이 더 크게 열릴지는 뻔하다. 지스타가 어떤 얼굴을 보일지는 그날 이후의 숫자와 대기 줄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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