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만 볼 수 있는 울산바위 '옆얼굴' [김윤숙의 흐르는 산]

화가 김윤숙 2026. 11. 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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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달마봉은 일 년에 한 번만 열린다.

작년에 비와 운무 때문에 못 보았던 길게 이어진 울산바위의 수려한 옆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영랑호에 달마봉, 울산바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데크가 있는데 조용한 곳이라 종종 가는 곳이다. 노을 속에서 보니 당당한 달마봉과 울산바위 모습이 신비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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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설악산 달마봉
흐르는 산 - 설악산 달마봉 2026.60.6×60.6cm,  Acrylic and Stone powder on Canvas.

설악산 달마봉은 일 년에 한 번만 열린다. '달마! 능선길 걷기' 행사 때만 입산이 허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뭇 참가신청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는 신청에 성공해 지난 9월 20일 전국에서 온 500여 명의 등산인들과 함께 설악 주차장에 집결, 오전 8시 30분 달마봉으로 출발했다. 스카이워크 '설악향기로'를 따라 걷다가 목우재에서 산길에 든다. 시원하고 청량한 아침 기운이 가득한 설악의 가을 숲이었다.

완만한 숲길을 올라가고 있는데, 아주 조그만 아기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뭐라고 둘이 연신 말을 하는데, 산길을 걸어 기분이 좋다는 게 느껴졌다. 씩씩하게 잘 걷는 귀여운 아가들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잠시 뒤따라 걷다가 지나치며 설마 이런 꼬마들이 완주할 거 같진 않고 다시 내려가겠거니 생각했다.

숲길을 어느 정도 올라가니 조망이 트이며 오른쪽으로 속초 전경과 동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왼쪽으론 소나무들 사이로 장쾌한 설악산의 모습이 파노라마로 이어져 보였다. 정상부에 이르자 급경사 오르막이다. 달마봉 정상은 직벽의 큰 바위이기 때문에 올라가는 게 금지여서 옆으로 지나가야 했다. 정상을 조금 지나니 조망이 최고였다. 작년에 비와 운무 때문에 못 보았던 길게 이어진 울산바위의 수려한 옆모습이 눈앞에 나타났다. 마치 초록 산들 위에 우뚝 솟아 있는 멋진 조각품 같았다. 산객들도 한참을 쳐다보며 떠나지 못하고 사진도 찍고 그 시간을 즐겼다. 연중 단 한 번만 볼 수 있는 각도다.

근처에서 울산바위를 조망하며 물도 마시고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뒤에서 어린 아이 목소리가 들려서 혹시나 하고 봤더니 바로 아까 그 아이들이었다. 이미 어른 산객들 사이에 소문 난 그 아이들은 다섯 살 쌍둥이 사내아이들이었다. 가만히 보니 그 아이들은 아빠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 다니는 게 버릇이 되어 있었다. 하산이 시작되어 내리막 위험한 바위구간이 있었는데, 로프를 다리 사이에 넣고 둘이 연이어 천천히 내려가는 모습은 눈을 의심할 정도로 익숙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아는지 자기들도 입을 꼭 다물고 진지한 표정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이런 산행을 하며 자라면 몸과 정신이 강건해지겠구나! 크면 뭐든지 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크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소공원에서 마침 행사가 있었고, 저녁에 영랑호에 가서 다시 달마봉을 보았다. 영랑호에 달마봉, 울산바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데크가 있는데 조용한 곳이라 종종 가는 곳이다. 노을 속에서 보니 당당한 달마봉과 울산바위 모습이 신비한 느낌이다. 마치 전설 속에 나오는 고성 같다. 그리고 아마 성주는 신일 것이다.

'흐르는 산'을 그리는 김윤숙 작가는 산의 포근함과 신비로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손에서 산은 단순화되거나 다양한 색채와 압축된 이미지로 변형, 재해석된다.

특히 직접 산을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로 그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오래 산정에 머물며 눈에 한 순간씩 각인된 산의 움직임들을 압축해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 언제든 가기만 하면 품어 주고 위로해 주며 멀리서도 항상 손짓하는 산.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그의 예술의 화두다.

화가 김윤숙

개인전 및 초대전 18회

국내외 아트 페어전 다수 참여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30회 국전)

구상전 특선(37회)

그림 에세이 <흐르는 산 - 히말라야에서 백두대간의 사계절까지> 출간

인스타그램 blue031900

네이버 블로그 '흐르는 산 김윤숙 갤러리'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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