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학력은 의미 없다…“고졸도 대졸도 256만원” 똑같은 월급 준다는 日기업, 왜?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2026. 11. 4.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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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신입사원의 업무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일본 기업의 채용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대학 졸업 여부에 따라 초임을 차등 지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학력 대신 개인의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고졸과 대졸을 비롯해 지원자의 학력과 관계없이 같은 급여를 지급한다.

대학 졸업장이 취업과 임금에서 우위를 보장하는 이른바 '학력 프리미엄'이 뚜렷했지만, AI 확산으로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달라지면서 이러한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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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선]
日 미스미그룹, 학력 무관 초봉 통일
연중 수시 채용 도입…AI 시대 ‘잠재력’에 주목
대졸 초임, 고졸보다 26% 높아…학력별 임금 격차 여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인공지능(AI)이 신입사원의 업무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일본 기업의 채용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대학 졸업 여부에 따라 초임을 차등 지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학력 대신 개인의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의 공장자동화(FA) 부품 업체 미스미그룹은 이달부터 고교생과 대학생, 사회초년생을 학력 구분 없이 채용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새롭게 도입한 ‘청년 잠재력 채용’ 트랙의 초봉은 월 30만3000엔(한화 약 256만9000원)이다. 고졸과 대졸을 비롯해 지원자의 학력과 관계없이 같은 급여를 지급한다.

일본 기업들은 통상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고졸보다 높게 책정해왔다. 대학 졸업장이 취업과 임금에서 우위를 보장하는 이른바 ‘학력 프리미엄’이 뚜렷했지만, AI 확산으로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달라지면서 이러한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기 공채 없애고 수시 채용…“학력보다 잠재력 본다”

미스미는 일본 기업의 전형적인 채용 방식인 정기 공채도 폐지했다. 대학이나 고등전문학교(5년제 기술 전문학교) 졸업 예정자를 매년 정해진 시기에 일괄 채용하는 대신 고교생부터 대학생, 사회 경력 3년차 안팎의 청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채용 트랙을 마련했다.

채용 제도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청년 잠재력 채용을 비롯해 전문성을 갖춘 경력직 채용과 임원급 채용을 별도로 운영한다. 청년 잠재력 채용은 연중 수시로 지원할 수 있으며, 합격자는 내년 4월 이후 연간 네 차례 마련된 입사 시기 가운데 원하는 시점을 선택할 수 있다. 초봉뿐 아니라 수당과 복리후생도 학력에 따른 차등 없이 적용된다.

미스미가 학력보다 잠재력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AI의 업무 대체가 있다. 가토 쓰카사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젊은 사원이 맡던 자료 작성이나 정보 수집의 대부분을 AI가 할 수 있게 되면서 신입에게 바라는 일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선발 과정에서도 지원자의 학력이나 지식 수준만을 따지기보다 과거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 협업 역량 등을 살핀다. 지원자가 이전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협력을 이끌어냈는지 등을 묻는 방식이다.

도요타자동차에서 약 30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가토 CHRO는 학력에 따른 능력 차이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토요타에선 고졸·고등전문학교 출신 가운데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느낀 상사나 동료가 많았다”며 “새로운 일에 계속 도전하는 자세나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은 학력과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대졸 임금 26% 더 높은 日…“학력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채용 방식뿐 아니라 평가와 보상 체계도 바뀌고 있다. 미스미는 기존에 입사 후 2년간 성과와 관계없이 동일한 대우를 하던 제도를 손질했다. 올해 봄 입사자부터는 1년차 평가 결과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학력에 따른 차별은 없애되 실제 업무 성과와 역량에 따라 보상하는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일본 사회에서 대졸 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임금은 월 26만2300엔(한화 약 222만4000원)으로 고졸 신입사원(20만7300엔·한화 약 175만8000원)보다 26% 높았다.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는 고졸과 대졸의 평생 임금 격차를 남성 4720만엔(한화 약 4억19만원), 여성 5200만엔(한화 약 4억4090만원)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임금 격차는 대학 진학 수요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일본의 대학 진학률은 58.6%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정보업체 커리타스 조사에서도 올봄 졸업한 대학생의 58.5%가 취업을 의식해 대학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대학 밖에서도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기회가 확대되면서 학력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세i-커리어가 운영하는 신입 취업 서비스 ‘도다 캠퍼스’의 가와시마 유미코 편집장은 “학력은 기초 학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여 왔지만, 지금은 대학 밖에서도 지식과 기술을 익힐 기회가 넓어졌다”며 “AI 보급으로 학력만으로는 다 잴 수 없는 능력과 잠재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학력과 임금의 관계를 둘러싼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일부는 학력과 관계없이 같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승진과 인사 평가까지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 교육의 실효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삼성이 고졸·전문대를 쓰는 놀라운 방식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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