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열었는데 ‘열기’ 쏟아졌다…해커에 뚫린 유럽, 마트 식료품 폐기 속출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6. 11. 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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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프랑스에 이어 유럽 각국 슈퍼마켓에서 냉장고와 냉동고가 해킹당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치솟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벨기에 슈퍼마켓 체인 델레이즈는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벨기에 전역 약 40개 매장과 룩셈부르크 일부 점포에서 냉장고와 냉동고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밝혔다.

당시 해커들은 슈퍼마켓 냉장설비 온도를 50도까지 끌어올려 약 700개 매장에 피해를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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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이어 주변국도 피해 속출
냉장고 온도 50도까지 올라
식료품 대규모 폐기 사태
2일(현지시간) 사이버공격으로 냉장고 온도가 치솟았다. 브뤼셀에서 약 30km 떨어진 보르트메르베이크의 델하이즈 슈퍼마켓에 있는 텅 빈 냉장고들이 보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지난달 프랑스에 이어 유럽 각국 슈퍼마켓에서 냉장고와 냉동고가 해킹당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치솟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식품 폐기 등 피해가 확산하면서 유럽 식품 공급망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에서 슈퍼마켓 냉장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연이어 보고됐다.

벨기에 슈퍼마켓 체인 델레이즈는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벨기에 전역 약 40개 매장과 룩셈부르크 일부 점포에서 냉장고와 냉동고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밝혔다. 몇몇 매장에서는 온도가 섭씨 15도까지 올랐다. 직원들은 새벽부터 영업장으로 달려가 식품을 옮겼고 일부 점포는 냉장 트럭까지 동원해 피해를 줄이려 했다.

카르푸 벨기에도 전체 700여 개 매장 가운데 15개에서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는 최소 17개 소형 식품점이 영향을 받았으며 벨기에 남부 몽스의 이케아 점포 내 식당도 냉장 설비 이상으로 영향을 받은 식품을 폐기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스웨덴 셰보의 ICA 크반툼 슈퍼마켓에서 직원들이 상한 냉동식품을 폐기하기 위해 쇼핑카트로 옮기고 있다. 이날 냉동고 온도가 50도까지 치솟으면서 식품을 대량 처분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달 프랑스에 이어 벨기에와 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에서 냉장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 의심 사례가 잇따랐다. [AFP = 연합뉴스]
스웨덴에서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 ICA와 쿠프의 일부 매장이 공격받았다. 특히 셰보 지역의 ICA 점포는 냉동고 온도가 무려 50도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에서도 슈퍼마켓 냉장 설비가 해킹 피해를 당했으며 아일랜드에서는 13개 매장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일어난 대규모 냉장고 해킹 사태와 유사하다. 당시 해커들은 슈퍼마켓 냉장설비 온도를 50도까지 끌어올려 약 700개 매장에 피해를 끼쳤다. 불과 보름여 만에 비슷한 공격이 서유럽과 북유럽 곳곳으로 확산한 것이다.

해커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냉장·냉동 제어 시스템에 침입해 설비를 강제로 성에 제거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에 제거 기능은 냉각 장치에 낀 얼음을 녹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온도를 높이는 장치다.

벨기에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스웨덴 국가사이버보안센터도 피해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공격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며 각국 사건이 동일한 해커 조직 소행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사태가 식품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토프 한센 EU 농업·식량 담당 집행위원은 “식량 공급을 방해하고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려는 의도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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