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독립성이 흔들릴 때 벌어지는 일 [새로 나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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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배런 지음, 전미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대통령이 진실을 짓밟는다면 우리에게는 그것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다." 저자 마틴 배런은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실존 인물이다.
최백순 지음, 롤러코스터 펴냄 "그곳은 피끓는 '붉은 경성'이었다." 일본 유학파 지식인 장지필은 조선총독부 원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백정' 가계라서 출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를 식민 지배뿐 아니라 계급, 봉건 잔재, 성차별 등 복합적 억압에 저항하는 다양한 '해방운동'이 폭발한 시대로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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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어떻게 뉴스를 위협하는가
마틴 배런 지음, 전미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대통령이 진실을 짓밟는다면 우리에게는 그것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다.”
저자 마틴 배런은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실존 인물이다. 영화는 가톨릭교회의 아동 성추행 혐의를 탐사보도했던 〈보스턴글로브〉 편집국장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그는 이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 〈워싱턴포스트〉 등 세 힘이 충돌하는 현장을 증언한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불리한 뉴스를 전하는 언론 매체를 ‘가짜뉴스’라고 공격했다. 사주와 발행인을 통해 기사의 방향을 바꾸려 했다. 뉴스의 독립성이 흔들릴 때 알권리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위태로워지는지를 보여준다. 또 디지털 전환, 내부 갈등, 대중의 불신으로 흔들리는 뉴스룸의 현실도 드러낸다.

이중섭, 그 예술의 전모
최열 지음, 혜화1117 펴냄
“이토록 오랜 시간 극진한 사랑을 받았으나 이중섭은 전작 도록 한 권 없는 화가였습니다.”
미술사학자인 저자와 이 책의 편집자 이현화씨가 2013년에 처음 만나 펴낸 책이 이중섭 평전이다. 편집자가 출판사를 창업한 이후에도 함께 일곱 권의 책을 펴내며 동행을 이어갔다. 2024년 5월, 편집자가 제안했다. ‘2026년이 되면 이중섭 탄생 110주년이자 타계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총망라한 작품집이 없으니 2026년에 만들어 헌정하자.’ 화가가 남기고 간 작품의 대부분이자 현전하는 거의 모든 작품인 총 485점의 도판을 수록했다. 20대 이중섭이 남긴 초기 소묘, 엽서화, 은지화, 편지화 등 ‘이중섭 미학’의 전모를 망라했다. 극단의 가난과 외로움이 어떻게 예술적 에너지로 승화되었는지를 명쾌하게 추적한다.

발칸반도, 막이 오른다
김주연 지음, 파롤앤 펴냄
“왜 이렇게 발칸의 나라들에 끌리는 걸까.”
흔히 발칸반도 국가들을 ‘유럽의 화약고’라 부른다. 전쟁·분쟁 관련 뉴스로 자주 접해서인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나라들로 여겨진다. 발칸은 역사의 극적인 장면들이 펼쳐진 거대한 무대다. 동방과 서방, 기독교와 이슬람, 제국과 민족이 수천 년 동안 부딪쳤고, 이 땅의 도시들엔 수많은 사연이 새겨졌다. 연극과 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발칸반도 12개 도시를 찾아 그 여정을 문학·전설·역사·예술로 담아냈다. 마리보르, 로빈, 노비사드, 부드바, 사라예보, 소피아 등 우리에게 아직 낯선 12개 도시를 무대 삼아 발칸의 뜨거운 이야기를 불러낸다. 저자가 소개하는 예술과 문화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발칸반도의 과거와 현재가 친숙해진다.

붉은 역사 답사기: 경성편
최백순 지음, 롤러코스터 펴냄
“그곳은 피끓는 ‘붉은 경성’이었다.”
일본 유학파 지식인 장지필은 조선총독부 원서를 준비하던 중 자신이 ‘백정’ 가계라서 출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지필은 신분 해방운동 단체인 형평사를 창설한다. 형평사는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을 일부 띠게 된다. 장지필은 이후 일제에 부역했다가 해방 이후엔 진보당에 참여한다. 그를 단지 ‘빨갱이’나 ‘친일파’로 평가해도 되는 것일까. 이 책은 일제강점기를 식민 지배뿐 아니라 계급, 봉건 잔재, 성차별 등 복합적 억압에 저항하는 다양한 ‘해방운동’이 폭발한 시대로 그린다. 해방운동의 각 주역은 서로 협력하고 뜨겁게 충돌하며 저항의 흐름을 형성한다. 저자는 그들의 열망이 불타오르고 끝내 스러지고 말았던 복잡하고 비극적인 이야기의 무대인 서울(당시의 경성) 곳곳을 직접 답사하며 그 꿈들의 아름다움과 허무함에 대해 조곤조곤 들려준다.

마리 퀴리의 원소들
데이바 소벨 지음, 김병순 옮김, 돌베개 펴냄
“과학을 자신의 삶으로 삼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실험실을 개방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었다.”
마리 퀴리의 이름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그의 연구실을 거쳐간 여성 과학자의 이름은 몇이나 댈 수 있을까. 이 책은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천재의 업적 대신, 그가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온 또 다른 여성 과학자의 삶을 추적한다. 목차부터 독특하다. ‘마냐(수소)’ ‘엘렌(구리와 리튬)’ ‘이렌(납)’ 등 인물의 이름 옆에는 그가 연구했거나 삶에 얽힌 원소가 놓인다. 퀴리가 처음부터 여성 연구자를 의식적으로 찾아 나선 것은 아니다. 다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하지 않았다. 당대에는 그 자체로 드문 일이었다. 저자는 퀴리를 고독한 천재가 아닌 새로운 세대의 과학자들을 길러낸 연구실의 책임자로 조명한다. 한 사람의 예외적인 성공담에 가려져 있던 여성들의 이름을 복원한다.

김재규를 말하다
김삼웅 지음, 싱긋 펴냄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김재규는 현대사에서 가장 극명하게 평가가 갈리는 인물 중 한 명이다. 1979년 그가 쏜 두 발의 총성으로 박정희의 통치가 끝났다. 18년 5개월 만이었다. 누군가는 그를 배신자이자 권력 다툼의 패배자라 부르고, 누구는 의사라 부른다. 민주화의 문을 연 사람이라는 의미다. 독립기념관장을 역임한 저자는 그의 일생을 좇으면서도 손쉽게 영웅으로 세우거나 반역자로 몰지 않는다. 김재규의 여동생 김정숙은 2020년 재심을 청구했다. 김재규의 재판 녹음테이프가 실마리였다. 2020년에 출간된 책의 개정 증보판으로 김재규의 조카 김성신이 회차별로 기록한 재판 내용이 부록으로 담겼다. 그는 “45년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긴 세월일지 몰라도, 역사가 한 사건을 기술하기에는 너무 짧은 간격이다”라고 말한다. 판결은 올해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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