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년 부은 평균소득자, 기초연금보다 덜 받는다…‘급여 역전’

이동준 2026. 11.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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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보험료를 최소가입기간인 10년 동안 낸 평균소득자의 연금액이 세금으로 주는 기초연금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해 4월 개정된 국민연금법의 소득대체율 43%를 적용해, 생애 평균소득이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월액(A값)과 같은 평균소득자가 최소가입기간 10년(120개월)을 채웠을 때의 월 연금액을 계산했다.

해법으로는 "국민연금 최소가입기간을 상향하거나 기초연금 기준연금액 수준을 조정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25년에 이르는 계층까지 기초연금 대상에 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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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0년 가입 평균소득자 A값의 10.75%, 기초연금은 10.95%
최소가입기간 상향·기초연금액 조정 검토 제안
뉴시스
국민연금 보험료를 최소가입기간인 10년 동안 낸 평균소득자의 연금액이 세금으로 주는 기초연금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를 내고 받는 연금이 보험료 없이 받는 연금을 밑도는 ‘급여 역전’이 생기는 것이다.

앞선 3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김형수 부연구위원은 지난달 공개된 ‘연금포럼’ 여름호(제102호)에 실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공적연금제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두 연금의 급여 수준을 견줬다.

보고서는 지난해 4월 개정된 국민연금법의 소득대체율 43%를 적용해, 생애 평균소득이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월액(A값)과 같은 평균소득자가 최소가입기간 10년(120개월)을 채웠을 때의 월 연금액을 계산했다. 결과는 A값의 10.75%였다.

반면 올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 34만9700원은 올해 A값 319만3511원의 약 10.95%다. 보험료를 10년 동안 부은 평균소득자의 국민연금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보다 낮은 셈이다.

보고서 산식에 올해 A값을 그대로 넣으면 10년 가입 평균소득자의 국민연금은 월 약 34만3300원으로, 기준연금액보다 6400원가량 적다.

보고서는 기초연금을 0층, 국민연금을 1층, 퇴직연금을 2층으로 쌓는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에서 이 결과가 갖는 의미를 짚었다. “상위 층위(1층 국민연금)의 급여가 하위 층위(0층 기초연금)의 급여보다 낮게 되는 역전 현상은 제도의 정책적 수용성을 저해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역전이 지속되면 “제도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며 장기적으로 재정안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해법으로는 “국민연금 최소가입기간을 상향하거나 기초연금 기준연금액 수준을 조정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 국민연금 내려갈 때 기초연금은 올랐다

두 제도는 서로 맞물려 움직여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경로연금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낮춘 개혁의 보완 장치로, 2007년 기초노령연금은 60%에서 50%로 낮춘 개혁의 보완책으로 도입됐다.

이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41.5%였던 소득대체율은 연금개혁으로 올해부터 43%로 고정됐다. 반면 2014년 7월 도입된 기초연금의 기준연금액은 20만원에서 2018년 25만원, 2021년 30만원으로 올랐고 올해 34만9700원이 됐다.

두 연금을 함께 받는 노인도 늘고 있다. 2024년 기초연금 수급자 676만명 가운데 국민연금을 함께 받는 사람은 343만명(50.8%)이었다. 2014년 30.4%에서 꾸준히 높아진 것으로,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성숙할수록 이 비율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최소가입기간 늘리면 연금 못 받는 사람 늘까

보고서가 제시한 해법 가운데 최소가입기간 상향은 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크게 늘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확률 통계 기법인 이항모형으로 가입자 10만명 기준의 가입기간 분포를 추정했다.

그 결과 의무가입이 끝나는 59세 말 시점에 가입기간 10년 미만인 비율은 0.6%에 그쳤다. 99.4%는 10년 이상을 채워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을 15년으로 높여도 미달 비율은 1.6%였다. 보고서는 직역연금 가입자 규모(약 5%)를 함께 감안하면 최소가입기간을 높이더라도 공적연금 전체의 사각지대 비율에는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같은 산식으로 계산한 15년 가입 평균소득자의 연금은 A값의 약 16.1%로 기준연금액을 웃돈다.

반대로 최소가입기간을 5년으로 낮추는 방안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봤다. 가입기간 5년 미만 비율은 0.3%로 10년 미만(0.6%)과 0.3%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새로 수급권을 얻는 사람이 적은 데다, 가입기간이 짧은 만큼 연금액도 낮아져 노후 소득 수준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분포는 실제 가입자 실적이 아니라 장기재정추계모형의 가정을 참고한 모형 추정값이다. 보고서도 가정 값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한계를 밝혔다.

지금은 10년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가입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수급 연령에 이르러 반환일시금 수급권이 생긴 사람은 137만4898명이었다. 보고서도 최소가입기간에 못 미쳐 반환일시금을 받는 계층은 “사실상 기초연금에만 의존하게 되는”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 국민연금 25년 부은 사람도 기초연금 대상

기초연금의 수급 범위가 넓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준다. 보고서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소득·재산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가정 아래 가입기간 분포에 이 70% 선을 대 봤다.

그 결과 70%에 대응하는 가입기간은 25년을 넘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25년에 이르는 계층까지 기초연금 대상에 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어려운 노후를 보내시는 어르신들을 도와드리기 위한 제도’라는 기초연금의 취지에 비춰 “다소 과도한 수급 대상 범위”를 포함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수급 범위를 줄이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시행 중인 복지제도의 범위를 줄이면 반발이 클 수 있는 만큼, 범위를 유지하되 국민연금 수급 여부에 따라 실질 급여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들었다.

정부도 하위 70% 방식을 손볼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4월부터 하위 70% 틀을 유지한 채 소득 하위 30%에 월 38만원, 30∼45%에 35만9000원, 45∼70%에 35만원을 주는 차등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연금법을 고쳐야 시행되는 사안이다.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과 연계하는 개편은 장기 과제로 남겼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9월 “현행 목표 수급률 방식을 소득 기준 방식으로 바꾸는 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국민연금과의 연계 등 다층 소득보장체계도 같이 고민해야 해, 국회 심의를 비롯해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수급 여부에 따라 기초연금을 달리 주는 장치는 이미 있다. 국민연금이 기준연금액의 150%를 넘으면 기초연금이 깎일 수 있는 국민연금 연계 감액이다. 올해 기준선은 월 52만4550원이다. 보고서가 가정한 10년 가입 평균소득자의 국민연금(월 약 34만3300원)은 이 기준선에 못 미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계 감액으로 기초연금이 깎인 노인은 지난해 84만2000명으로 2021년 38만9000명의 두 배를 넘었다. 보험료를 오래 낸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본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제도다.

한편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둘 중 하나만 고르는 제도가 아니다.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에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한 소득인정액이 올해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395만2000원 이하이면 국민연금을 받으면서 기초연금도 받을 수 있다. 수급 여부는 복지로의 기초연금 모의계산이나 국민연금공단 고객센터(1355)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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