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야기] 추억의 노래 속 ‘서민생선’ 고등어…요즘엔 귀한 몸 된 ‘밥도둑’

관리자 2026. 11.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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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요 '어머니와 고등어'는 가수 김창완의 첫번째 솔로 앨범 '기타가 있는 수필'에 수록돼 있다.

그런데 훗날 김창완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의 모친은 '어머니와 고등어'란 곡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 형제가 자주 먹던 생선은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생선이지만 값이 더 비싸고 귀했던 전갱이였다고.

비록 지금은 '서민생선'이라고 불리기에 귀한 몸이 됐지만 세대를 초월한 국민가요처럼 고등어의 존재감은 우리 식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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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고등어
중장년 향수 일깨운 김창완 곡
값싸고 단백질 많은 국민 반찬
일부 지역서 회·어죽으로 조리
해외선 식초 절임·샌드위치로
며느리도 안 준다는 가을 별미
겨울 대비 지방 축적해 더 고소
한국인의 밥상에 친숙한 고등어. 가을부터 지방이 늘어 고소한 맛이 한층 더해진다. 클립아트코리아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요 ‘어머니와 고등어’는 가수 김창완의 첫번째 솔로 앨범 ‘기타가 있는 수필’에 수록돼 있다. 너무나 유명한 곡이다보니 발표된 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프로그램이나 광고(CF) 등에 자주 인용된다.

이 노래에 잠시 상상력을 보태 보자면, 아마 혈기왕성한 20대였을 아들은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늦게 귀가했다가 잠이 들었을 것이다. 목이 말라 잠에서 깼는데 차가운 물을 꺼내 마시려다 문득 절인 고등어가 눈에 들어온다.

어머니는 저녁 반찬으로 고등어구이를 하려다 아들의 귀가가 늦어지자 다음날 아침상에 올릴 생각으로 소금에 절여놓고 먼저 잠든 것이 아닐까. 아직은 성숙하지 못할 나이인 아들은 그저 헤벌쭉 웃으며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

그런데 훗날 김창완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의 모친은 ‘어머니와 고등어’란 곡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산울림’이란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던 김창완과 두 동생에게 어머니가 반찬으로 구워줬던 생선은 고등어가 아니었다는 반전이 있다. 이들 형제가 자주 먹던 생선은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생선이지만 값이 더 비싸고 귀했던 전갱이였다고.

어쨌거나 고등어는 한국인에게 서민의 생선 중 하나로 통한다.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 어획고가 크게 줄어들기 전에는 값싸고 영양가 높은 반찬으로 인기가 많았다. 구워 먹는 것 외에 무를 넣고 칼칼하게 조리거나 통조림 등으로 가공한다.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회로도 먹고, 쌀을 넣어 어죽으로 만들기도 한다.

다만 고등어를 회로 먹기 위해서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살아 있을 때도 썩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패에 취약하고 산패도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은 갈치나 밴댕이·전갱이 등 비교적 기름기가 많은 생선의 공통점으로 선도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일본에서는 고등어의 산패를 막기 위해 식초에 담가 숙성하는데 이를 ‘시메사바(しめ鯖)’라고 부른다. 식초를 사용하면 비린내가 줄어들고 살이 단단해지는 효과도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시메사바를 직접 만드는 곳을 찾기 어렵고,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 같은 곳에서는 냉동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의외지만 튀르키예나 유럽에서도 고등어를 종종 식용한다. 한국에서는 ‘고등어 케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발르크 에크메크(Balık Ekmek)는 고등어 등 생선을 빵 사이에 끼워 먹는 샌드위치로, 양파·양상추·토마토 같은 채소를 곁들이고 레몬즙이나 고추 소스를 추가해 먹는다. 유럽에서는 주로 토마토 소스에 절이는 조리법이 많다.

‘가을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가을 고등어가 며느리에게 주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철이면 고등어는 몸에 지방을 축적해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더해진다. 이는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어류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다.

된장찌개·나물반찬·김치 등으로 구성되는 한국식 ‘집밥’에서 고등어는 영양가 높고 맛있는 주연이 된다. 바삭하게 구워진 껍질을 쭉 찢으면 부드럽고 통통한 살이 드러난다. 짭짤하고 고소한 고등어 한점은 입맛을 돋워주는 밥도둑이다. 비록 지금은 ‘서민생선’이라고 불리기에 귀한 몸이 됐지만 세대를 초월한 국민가요처럼 고등어의 존재감은 우리 식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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